오바마 취임사에 거는 세계의 기대와 어려운 과제
오바마 취임사에 거는 세계의 기대와 어려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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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1-28 11:15
  • 승인 2009.01.28 11:15
  • 호수 770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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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후세인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1월 20일 낮 12시 취임식을 가졌다. 세계 10억명이 미국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취임식을 지켜보았다.

그의 취임사는 미국이 역사상 유례없이 안팍으로 직면한 시련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찼다.

지금 미국은 대외적으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두 곳에서 전쟁중이며 대내적으로는 금융체제 붕괴위기에 처해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우외환(內憂外患) 속에서도 “미국은 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표출하였다. 특히 그는 “미국의 능력은 쇠퇴하지 않았다”고 자부하였다.

그는 대외관계에서 “미국의 힘만으로는 우리를 보호할 수 없다”며 “각 국가간에 보다 큰 협력과 상호이해 그리고 노력”을 통해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 처럼 일방적 주도로 나가지 않겠다는 말이다.

그는 또 “적국들과도 함께 핵 위헙들을 감소시켜나가겠다”고 다짐하였다. 그러나 그는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테러를 하는 세력들에 대해선 우리가 매우 강력한 대응의지를 갖고 있으며 그들을 폐퇴시키고 말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고 강조하였다.

북한을 비롯한 테러 집단들과도 대화는 하되 그들이 유화책으로 착각할 경우 강력히 응징하겠다는 결의 표명이었다.

그는 “사막(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 고생하는 용감한 미국인들에게 감사”한다는 말도 잊지않았다. 그는 “알링턴 묘지에 잠들어 있는 영웅(전사자)”들을 추모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군에서 썩는다”는 한국의 대통령과는 대조되는 군 존중의 말이었다.

그는 “두려움 보다는 자신감을 갖자”며 “미국은 할 수 있다”고 선언하였지만, 오바마의 과제 수행은 그렇게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다음 네 가지 대목들이 극복되어야 할 난제들이다.

첫째, 금융위기 극복이 큰 짐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난을 효율적으로 대처해나가지 못한다면, 미국민들은 기대했던 만큼 실망도 클 수 밖에 없다. 미국의 경제위기는 좀 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으로서 오바마의 1차 성패는 신속한 금융위기 극복 여부에 달려 있으나 그렇게 쉽지않을 것이라는데서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둘째, 흑백 인종에 대한 균형된 대처도 관심거리다.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흑인들의 잔뜩 부픈 기대만큼 그들의 지위향상에 나서지 못한다면, 그들로부터 불만을 살 수밖에 없다. 반대로 흑인쪽에 너무 쏠린다면 백인들로부터 역차별이란 반발을 피할 수 없다. 이 또한 까다로운 과제이다.

셋째, 오바마 대통령은 각료 인선에서 과거 정적들을 대거 등용하였다. “정적들의 팀”이란 말이 나올정도 이다. 에이브러햄 링컨을 닮았다고 한다. 그러나 링컨이 그랬던 것 처럼 정적들의 내각 등용은 내부적 불협화음을 빚어내 비효율적일 수 있는데서 우려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넷째, 오바마 아버지의 고향인 케냐로부터 중동, 유럽, 아시아, 대양주에 이르기 까지 그의 외교에 대한 기대는 크다. 모두는 제각기 자기에게 유리할 것으로 계산한다.

하지만 오바마는 모든 국가들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데서 불만과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국가간의 “큰 협력과 상호이해”에 바탕하는 외교도 국가들이 협력해주지 않으면 실패하고 만다.

21세기의 미국 사회구조와 국제관계는 한 지도자의 역량만으로 해결되기 어렵게 얽혀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앞길도 여느 대통령 처럼 순탄치만은 안을 전망이다. 그러면서도 오바마는 세계가 당면한 난제들을 현명하게 잘 풀어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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