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제대로 일 할 사람이 나라 일들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사회 전반에 깔려있다. 제대로 일할 만한 사람은 끼지 못하고 자격 부실한 사람들이 한다고 나서서 나라사정이 더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말들이 많다. 경제 현안이 둘러대서 해결 될 문제가 아니다. 모든 게 30%대 오르면 환율로 줄어든 수입이 또 1/3로 깎이는 결과다.
앉아서 벼락을 맞은 서민 살림이 돼 버렸다. 노무현 정권 때 힘자랑 하던 사람들 돈 해먹은 뉴스를 보면서 놀라기보다 힘 생기면 ‘다 그 X이 그 X’ 일 것이라는 냉소적 반응뿐이다. 이런 어려운 때 김대중씨는 남북관계에 대한 포문을 안으로 돌려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좌초시킬 좌파세력 결집에 나섰다. 민주당, 민노당, 시민사회가 광범위한 민주연합을 결성해서 ‘이 정권의 역주행을 저지하는 투쟁을 벌이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말했다.
김대중씨 말 떨어지자마자 민주당 정세균, 민노당 강기갑,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손잡아 화답했다. 선동정치의 달인이 또 한 번 만들어낸 ‘민주연합’의 초동단계에 들어섰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독재할 사람’이고 현 정부는 남북관계를 파탄 내는 정부라는 낙인을 분명하게 찍었다. 더욱 현 정권이 지금 제 몫을 다하고 있다고 볼 사람이 없게 됐다. 인재(人材)가 의심되는 것이다.
물론 국가 대사를 역량 있는 인재라고 해서 멋대로 좌지우지하지는 못한다. 국정 책임자인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집단의 칼라도 콘텐츠도 완전히 달라지게 돼있다. 최근 전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 가운데서도 유능한 사람이 있으면 기용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아름다운 주장이다. 전 정부 사람이면 어떻고 계보 다르면 어떤가. 또 야당이라고 다 반대론자들만 득실대지 않을 것이다.
나라에 인재가 없다는 생각은 틀렸다. 자격 의심되는 인사들이 ‘코드’를 통해 막중한 자리를 차지하는 통에 옳은 인재가 등장할 수 없는 현실일 것이다. 인재는 능력과 지혜 있으면서 대통령이 발을 잘못 디디지 않도록 충언하고 간언하는 용기를 낼 줄 아는 사람을 말한다. 이는 우리 전통의 대쪽 선비 정신과 부합된다. 선비는 간사함과 부당한 재물을 거부할 뿐 아니라 공무상 정실에 치우치지 않는 법이다.
역사적으로 이 같은 선비들 말을 물리치지 않은 왕은 성공한 왕으로 남았지만 선비들 말을 배척한 왕은 자리 보존이 어려웠다. 당파의 폐해는 별도 이야기다. 지금 노건평씨 까지 줄줄이 묶여 가는 것을 보고 착잡하기 그지없다.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이비 아첨꾼과 기회주의자를 골라내지 못하면 ‘성공한 정권’은 애초 틀린 노릇이다.
국가 경영을 제대로 하려면 의심 안 되는 인재를 끌어들여야 된다. 과감한 인재 기용 없이 이 난국을 수습할 방도가 없을 것이다. 연초에 나타날 개각에 관심 가는 것은 얼마나 장관직을 걸고 바른말 할 수 있는 인재를 찾아낼지가 난국 해결의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기자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