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몽준’의 변화
‘박근혜-정몽준’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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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8-07-29 10:08
  • 승인 2008.07.29 10:08
  • 호수 744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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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여러 가지로 시끌 시끌한 가운데서도 한나라당의 내부 변화에 대한 국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친박 일괄복당’ 이후 박근혜 의원의 입지가 얼마나 어떻게 변화 됐는지에 집중적인 관심이 쏟아진다. 그런 만큼 상대적으로 약세에 몰린 정몽준 의원의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 이다.

정몽준 의원이 한나라당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각광 받는 것은 다 아는 대로 그가 현대가의 맹주로써 이명박 정권 탄생의 무시 못 할 기여자였다는 점에서다. 때문에 차기 대선가도에 ‘친이’ 쪽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을 한 것이다. 그는 1차 관문인 7.3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지난해 말 한나라당 입당 후 당내 기반이 약해 목소리 높이기가 어려웠던데 비춰 만만찮은 득표 결과였다.

전당대회 후 정몽준 최고위원의 발언권 수위가 점점 높여졌다. 자신감과 결부된 것이다. 그가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당 내외의 ‘정몽준 관심’이 팽창하기 시작했다. 그는 일본의 독도 논란과 관련해서 정부에 한일 어업협정의 파기 통보를 주문하고 나섰다. 또 한나라당 단장 자격으로 직접 독도를 방문해서 독도 수호의지를 과시하기도 했다. 당내 문제에는 “앞으로 최고위가 적절한 권위를 가지고 한나라당의 큰 방향을 설정하는 모임이 돼야한다”고 최고위의 위상 강화를 역설했다.

이는 홍준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주류 중심의 당 운영을 비판한 것이다. 최고위원 당선을 발판으로 당내 위상과 자신의 보폭을 넓히려는 정 의원의 전략적 판단이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 의원 측은 “지금은 대권 이야기 할 때가 아니다”며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공직을 할 기회가 오면 하는 것이다, 다만 그걸 하겠다고 불나방처럼 쫓아다닐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정권 초기부터 대권 행보를 가시화 할 경우 ‘친이’ ‘친박’ 양쪽으로부터 협공 당할 수 있다는 실리적 고려가 엿보인다. 가급적 당내 충돌현상을 피하고 싶어 하는 속내다. 그런데 정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의 최고위원회 첫 불참은 독도, 금강산 문제와 관련한 고위 당정회의에 최고위원들이 참석되지 못한데 대한 항의였다.

그는 “중요한 긴급 현안에 최고위원들을 배제시킨 것은 최고위원회의를 무력화 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심을 나타냈다. 현재 당정회의의 관련 규정은 당헌 당규가 아닌 총리훈령의 ‘당정협의업무 운영규정’에 명시돼 있다. 규정에는 참석자를 당의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그 외 당 대표가 지명하는 당직자로 한정돼있다.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이 ‘당연 참석 대상’에서 빠져있다. 정몽준 최고위원의 주장이 앞으로 어떤 접점을 찾을지 관심가는 대목이다.

반면 당 대표 퇴임 후 2년 넘도록 일체 당무에 관여치 않았던 박 전 대표가 ‘친박’의 대거 복당과 함께 부활하는 당 중진 연석회의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그동안 ‘친이-친박’ 갈등 구조 속에서 철저한 비주류로 당 결정 과정에서 소외됐던 ‘친박’ 진영이 일거에 당무의 지렛대를 잡은것이다.

‘박근혜-정몽준’의 입지 변화가 아주 생물적이다. 생물(정치)이 움직이는 방향은 변화무쌍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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