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을 무릅쓰고 오매불망한 대통령 자리에 오른 그를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할 사람들이 많지 않다. 아들 3형제를 뇌물 먹은 파렴치범으로 줄줄이 법정에 세우는 억장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 되리라고는 꿈에도 상상 못했을 것이다. 또 기막힌 승부수로 집권 민주당의 주류세력을 물리치고 2002년 여권 대선 후보를 따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통령 가도도 기적 같기만 했다.
대통령 당선사실이 실감 안 돼 부부가 함께 허벅지 살을 꼬집었다는 표현이 조금도 과장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그도 많은 국민들의 밉상을 견디지 못해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두 사람 전직 대통령이 분명한 통치철학을 가졌다는 건 국민이 다 안다. 그러면 후회 없는 대통령이 될 만한 조건이었다.
그럼에도 대통령 재임 하는 동안 후회하는 빛이 역력 했던 것은 승천한 용도 후회한다는 항용유회(亢龍有悔)의 뜻이 분명한 것 같다. 지금 나라 사정이 아직 취임 반년 안 된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 한 것을 후회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 지긋지긋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논란에 북한의 금강산 관광객 피격 도발까지 이 대통령의 대미, 대북 외교능력에 강한 국민 불안감과 의문이 제기된 상황이다.
이런 때 “미래 지향적 관계로 나아가겠다”던 일본총리로부터 독도 땅 일본영토 명기 통보를 접했다. 온라인상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무능력을 성토하는 글들이 빗발 쳤다. 실제 일본 측 보도 내용들을 분석하면 전에 없이 한국을 무시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외교적 ‘결전’을 준비한 것으로 관측됐다. 믿기지 않지만 일본 주요 언론이 이명박 대통령은 후쿠다 수상에게 “지금은 때가 아니다. 기다려 달라”고 했다는 기사까지 실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 외교는 쇠고기 문제로 미국에게 얻어터지고, 독도문제로 일본에 쥐어 박히고, 한미동맹 문제로 중국에 얻어맞고 북한에게까지 완전히 무시당해 버렸다. 한마디로 이 정부의 외교력은 짝사랑 실용외교에 포위당한 꼴이다. 오죽해서 ‘노무현 대통령의 당당함이 그립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무능력을 탓하고 공격하는 일이 문제 해결의 본질일수가 없다. 왜 이렇게 우리 한국을 지구촌 온 동네가 얕보게 됐는가를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 일본은 우리가 보혁(保革)갈등을 빚거나 심한 정쟁으로 국론이 흔들릴 때면 언제나 ‘독도’를 건드리는 심리전을 획책 했다. 북한이 우리 내부 분열을 얼마나 반기고 있는지는 설명이 필요치 않다.
중국은 죽었다 깨나도 북한 편이다. 아무 때고 한ㆍ중 간 이해가 갈라지면 적국이나 다를 바 없는 처지다. 미국은 한국 사회의 반미 목소리를 진작에 주목한 터다. 이명박 보수정권이 들어서고도 별 볼일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다.
나라가 얕보일수록 저들은 발톱을 세울 것이 확실하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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