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8월 드레스덴에 물난리가 나자 수상, 주지사, 내무장관 등이 헬리콥터를 타고 현장에 나타났는데, 물과 바람이 그들의 머리와 바지를 할퀴는 게 꼭 잡아 먹을 것만 같았다고 했다. 이런 장면을 놓고 그는 국민의 목숨과 나라살림을 책임진 사람들의 당연한 임무수행이라면서도 정치가들의 쇼 현장이라는 냉소를 나타냈다.
이어서 그는 조국의 숭례문이 불탈 때 이명박이 현장에 나타났느냐? 일갈했다. 대한민국 국보1호가 타고 있는데 당연히 현장에 나타나 국민을 대표한 안타까움과 슬픔을 표해야 됐다는 것이다. 나타나서 달라질건 없지만 상징성이라고 말했다. 노무현은 북한 핵이 터졌을 때 일본보다 1시간 반이나 늑장 대처해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한 점을 상기 했다. “일찍 부산떤다고 달라지는 게 있느냐”는 사람에게 국가 관리 부실로 불탄 숭례문에 관한 말 한마디라도 있기 바라는 것이 애당초 무리라는 표현이 실렸다.
또 작은 정부 표방으로 부처를 줄인답시고 여기서 떼어다 저기다 붙이고, 저기서 떼어다 여기다 붙이다가 이름도 성도 없는 누더기가 됐다는 말도 올려놓았다. 백년대계인 교육만 하나 잘해도 정권의 성공이지만 영어만 붙잡고 늘어지는 건 방향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했다.
그건 장관을 정한 후 전문가들이 할 일이라는 것이다.
매양 이렇다면 국민은 피곤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었다. 밀어붙이기도 그렇지만 숭례문이 불에 타자 잽싸게 국민성금을 걷자는 바람에 가뜩이나 심상한 국민을 짜증나게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영국 경제를 일으킨 대처 전 수상이나 독일 부흥을 꾀한 미켈 수상 등은 경제와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는 주장도 폈다. 따라서 경제 대통령 이명박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환호는 금물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또한 노무현이 아무리 과거를 부정하고 짓밟았다 하더라도 잃어버린 10년 논쟁에 휘말리면 잃어버린 10년은 자못 15년으로 늘어난다고 적었다. 과거의 잘못을 따지는 건 교훈으로 삼는 데만 의의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렇긴 하더라도 새 정부가 할 일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대한민국 헌법을 폄훼하며 대한민국을 파괴한 독초들은 곳곳에서 뽑아내야 한다는 주문이다.
독초로는 대한민국 헌법 영토조항을 고치려는 자들, 간첩을 민주투사로 둔갑 시킨 자들, 친북 종북 단체에 혈세를 지원한 자들, 6.29 서해 용사들을 폄하 홀대한 자들, 빨치산 가를 부르고 그들 위령제를 지내준 자들 등으로 적시됐다. 이들을 청산해야 참다운 정권교체라는 시각을 말미에 나타냈다. 이런 판단이 수구 꼴통들한테만 부합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 대한민국 장래는 가늠하기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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