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막 말은 지난 16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진짜 ‘한 방으로’ 날아갔던데서 유래되었다. 전과 누범인 김대엽씨가 이후보의 아들 병역비리를 허위로 날조 폭로해 죄없는 이후보를 대선에서 ‘한 방’으로 날려 버렸기 때문이다. 요즘 “한 방으로 끝낸다”는 말은 한나라당의 박근혜 후보측과 노무현 집권세력이 자주 쓰는 대목이다. 집권여당의 이강래 의원은 지난 3월11일 한 방 끝내기 말을 꺼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은 네거티브 한 방이면 갈 수 있는 취약한 후보들”이라고 했다. 이명박 후보는 수백억대의 재산축적 과정의 비리로 그리고 박근혜 후보는 사생활 문제로 각기 한 방이면 끝장난다는 것이었다. 지난 3월 후반부터 박후보측도 “이명박은 한 방이면 날아간다”는 말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이후보측이 그렇게 불평했다. 박후보측이 집권세력의 네거티브 공격을 퍼와 이후보 공격 무기로 삼은 것이다.
여기에 이후보는 7월30일 자신을 ‘한방에 간다’고 하는데 알고보니 ‘헛방’이었다고 맞받아 쳤다. 그런가하면 이해찬 전총리도 6월27일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한 방 KO승을 장담했다. 그는 한나라당 후보들이 “권투로 말하면 플라이급이나 라이트급 밖에 안된다”며 열린우리당 후보들은 최소한 미들급은 된다, 한 방이면 그냥 간다“고 주장했다. 이 대목은 이강래 의원이 꺼낸 네가티브의 한 방 끝내기와는 다른 뉘앙스를 담고 있다.
이해찬씨는 자신이 총리, 장관, 당의 정책위의장, 등을 거친 미들급인데 반해, 한나라당측 후보들은 애송이들이란 말이다. 그는 내란음모 사건으로 2년반 감옥살이한 것도 미들급 반열에 들어가는 경력으로 치부한것 같다. 그러나 이해찬씨가 총리와 장관을 지냈다손 치더라도 어떻게 직무를 수행했느냐가 중요하다. 도리어 총리·장관을 잘못했다면, 하지 아니함만 못하다.
이전총리의 경우 그의 경력을 ‘미들급’으로 높이 평가해 줄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이 전총리의 ‘미들급’ 자평에 대해선 집권세력 내부에서 조차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장관은 이전총리가 검증된 후보라고 했다는데, ‘검증된 것’은 그의 ‘골프 실력 하나’뿐이라고 되받아 쳤다. 이 처럼 이 나라는 대선을 앞두고 온통 “한 방으로 끝장난다”는 네거티브 공방으로 들끓고 있다. 백성을 어떻게 하면 배불리 먹이고 편안히 살게하며 북한의 핵폭탄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가에 관한 논쟁은 네가티브의 외마디 소리에 파묻혀 버렸다.
17대 대선에서 ‘한 방으로’ 결판을 내려한다면, 차라리 한 방 KO승으로 적들을 대부분 날려버린 왕년의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를 대선 후보로 영입하는게 가장 빠른 길이다. 상대편의 개인비리 캐내기에만 몰입하는 네거티브 공세는 한 방이 아니라 몇 방 맞아야 할 비굴한 작태이다. 그 추한 네가티브 작태 일랑 정말 ‘한 방으로’ 날려버리고,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정책 캐내기에나 성실히 임해주기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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