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통치는 잘 되어가고 있는데 신문들이 악의적으로 왜곡한다는 뜻이었다. 그는 지도력 문제에 대한 반성 대신 그것을 남의 탓으로 전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후 그는 남의 탓 타령을 반복해 왔다. 그는 얼마 전에도 국정의 위기적 상황 책임이 한나라당, 국회, 열린우리당 등에 있다고 했다. ‘내탓’이 아니고 ‘네탓’이란 말이다.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자질과 지도력 문제로 정권말기 현상이 아니라 아예 혼돈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북한 핵폭탄 실험에도 변할 줄 모르는 대통령의 친북반미 태도와 국민들의 불안감 증폭, 극렬한 반대여론 속에서도 강행한 정주연 KBS 사장 재임명과 이재정 통일부장관 후보 지명 오기, 부동산 정책 실패와 아파트값 폭등, 집권여당의 내분격화, 국회 주요 법안들의 표류, 불법 폭력시위 난무, 권력형 비리 의혹 확산 등 어느 한 구석 제대로 가는 데가 없다.
죄 없는 백성들만 불안과 분노 속에 밤잠 못 이루며 속만 태우고 있다. 적지 않은 국민들은 울분을 참지 못해 그를 향해 막욕을 해대기도 한다.
그러자 노대통령은 지난 4일 ‘당원에게 드리는 편지’를 통해 ‘내탓’이 아니고 ‘네탓’이라고 또 변명하고 나섰다. 그는 국정의 어려움은 ‘우리 정치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주장, 자신의 지도력 결핍을 덮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한나라당이 흔들지 않은 일이 없다”, “대통령 직분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인사권에 발목을 잡는다”고 한나라당에 떠념겼다.
그런가하면 노대통령은 자기 소속당에도 손가락질을 했다. 열린우리당의 상당수 의원들이 공멸 위기의식 속에 대통령을 비판하자, 그는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격했다. 그는 여당이 “주요 정책과 노선이 정립되지 못하고, 지도력이 흔들리고 조직 윤리가 이완되면서 당원과 국민들에게 준 실망감이 적지 않았다”고 당의 지도력을 나무랐다.
노대통령은 저와 같이 ‘네탓’만 되풀이하고 있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은 반복되는 ‘네탓’으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더욱 더 격화되어 갔는데도, 그는 3년 반이 지나도록 그 짓을 반복하고 있다.
그의 ‘네탓’ 반복에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이 떠오른다. 아인슈타인은 “계속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노대통령은 계속 같은 ‘네탓’을 반복하면 국민들이 자신을 믿게 되는 다른 반응이 나올 것으로 기대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그는 국민들이 그렇게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직시, ‘계속 같은 일(네탓)을 반복’하지 말기 바란다.
노대통령은 좌로 기운 정책노선과 ‘네탓’ 반복이 국가를 위기로 몰고 가며 국민들을 더 한층 실망케 한다는 사실을 통감해야 한다. 국민의 마음은 이미 노대통령을 떠난 지 오래이고, 나라를 함께 망가뜨린 열린우리당 의원들 중 상당수도 그를 떠날 차비를 차리고 있다. 너무 늦기는 했어도 지금이라도 노대통령은 ‘계속 같은 일을 반복’하는 습성을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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