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의식 못버린 집권세력 행태
운동권의식 못버린 집권세력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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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7-28 09:00
  • 승인 2004.07.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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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그를 지원하는 집권세력이 재야 시절의 운동권의식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어 걱정된다. 운동권의식이란 대체로 기존체제에 대한 적대적 인식, 반대세력에 대한 몰이성적 마구잡이 비판, 비윤리적 언어 행사 등을 꼽을 수 있다. 노 대통령은 작년 5월 자신의 거친 표현 습관이 재야 운동권 변론 생활 때 체득된 것이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는 “그간 비주류의 길을 걸었기 때문에 생긴 습관 같다”며 앞으로는 “주류와 비주류를 포괄하는 한국의 대표선수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적절한 처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하지만 노 대통령과 집권세력은 ‘비주류’ 출신으로서 ‘주류’를 아직까지도 ‘포괄’하지 못하고 적대적으로 인식하며 막말과 막가는 표현을 계속 쓰고 있다. 그같은 행태는 최근 행정수도 반대 언론사들에 대한 터무니없는 비난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음란 패러디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다.노 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 반대를 주도하고 있는 신문사들은 ‘서울 한복판, 종합청사 앞에 거대 빌딩을 가진 신문사’라며 ‘막강한 기득권과 결합돼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를 의미한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으로 재산상의 손실을 본다면 동아·조선 만이 아니고 서울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모든 소유주들이다. 도리어 동아·조선은 노 대통령 말대로 ‘서울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종합청사가 떠난다해도 비교적 다른 지역 신문사들의 사옥 보다 가격 변동의 크기가 적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이 두 신문사들의 이전반대 동기를 그들의 사옥 가격 하락으로 몰아세웠다는 것은 기존세력에 대한 적대적 인식과 반대세력에 대한 몰이성적 비판의식의 발로가 아닌가 한다. 운동권 의식, 그것을 말한다. 그런가하면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 뉴스레터 형식으로 발간되는 ‘청와대 브리핑’은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조선·동아는 저주의 굿판을 당장 걷어치워라’는 글을 올렸다. 이런 저질 표현은 이 나라 대통령의 품격을 ‘저주의 굿판’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국가 모독행위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 브리핑’은 조선·동아가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행정수도 구상을 밝혔을 때는 반대하지 않고 지지했다고 비난했다. 그밖에도 ‘청와대 브리핑’은 동아·조선이 구 여권 혹은 한나라당이 찬성하면 찬성하거나 침묵하며 노무현 정부가 하면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브리핑은 동아·조선이 ‘비겁인지 직무유기인지 무능인지 오기인지 알 수 없는 흐름에 떠밀려 국민들에게 혼란을 안긴 전비를 뉘우쳐야 한다”고 비판했다.하지만 동아일보의 경우 1970년대 신문을 보면 분명히 박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 계획에 대해 여러 각도로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하지 않고 지지만 했다는 ‘청와대 브리핑’의 주장은 사실 왜곡이 아닐 수 없다. 이 또한 마구잡이 비판에 익숙한 운동권의식의 발작이 아닌가 싶다.거기서 그치지않고 처와대 홈페이지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상반신을 드러낸채 침대에 누워있고 옆에 한 남자가 러닝 차림으로 침대에 걸터앉은 선정적 패러디를 실었다. 마치 한편의 포르노를 보는 불쾌감을 자아냈다. 비윤리적 언어 행사도 겁내지 않는 운동권의식 그대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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