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 단독 입수한 (주)청아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주)청아는 2003년 10월을 전후해 한국상호저축은행과 이 은행의 관계사인 진흥상호저축은행, 경기상호저축은행 등 3개 금융사로부터 17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돈을 대출받을 당시 전씨는 자신이 추진 중인 강원도 평창 콘도사업의 공사비를 제 때 지불하지 못하는 등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한 시기였다. 때문에 한국상호저축은행측이 (주)청아에 170억원이란 거액을 대출해 주게 된 배경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 신장동에 주소지를 둔 (주) 청아는 2002년 7월 설립됐으며, 설립자는 Y모씨였다. 초기 자본금 5천만원으로 설립된 이 회사의 사업목적은 관광호텔업, 레저스포츠업, 예식업 등이었다.
그러나 전대월씨를 비롯한 친인척 전모(31)씨 등이 2003년 10월에 이 회사를 인수, 사업목적을 주택건설업 등 건설회사로 변경했다. 확인 결과 이 회사는 명목상 전대월씨의 친인척인 전씨가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지만 실제 소유자는 전대월씨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대월씨는 2005년 5월 말 현재 서류상으로는 이 회사의 이사로 등재돼 있다. 그러나 전씨가 당시 29살의 젊은 나이인 점과 전대월씨의 가까운 친척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주)청아의 실소유주는 전대월씨란 주장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전대월씨의 친척이자 (주)청아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전씨는 전대월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주)하이앤드의 이사로도 등재돼 있다.
문제는 전씨가 (주)청아를 인수한 직후 대구시 중구 동산동에 주상복합상가를 짓기로 한 개발사업에 한국신용저축은행 등이 거액의 대출금을 집행한 배경을 두고 외부의 개입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시 전씨가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제2금융권이 전씨 개인을 보고 거액의 대출을 해 주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이다.<월간조선>은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의 선거운동원의 증언을 빌려 “전대월씨는 이광재 의원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 근무할 때부터 알고 지냈던 것 같다”고 밝힌바 있다. 이 의원이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한 시기는 2003년 2월부터 10월까지였다. 이 시기에 전씨는 한국상호저축은행에서 56억원 등 총 170억원의 대출을 받는데 성공했다.
전대월 청아 통해 건설업 시작
전씨는 2003년 10월 (주)청아를 인수하면서 주택건설업, 부동산업, 건설매매 및 임대업, 건설용역업 등으로 사업의 주목적을 변경했다. 그리고 곧바로 건설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전씨가 본격적으로 (주)청아를 통해 건설업을 시작한 것은 대구광역시 중구 동산동 일대 960평 규모의 토지를 경매를 통해 낙찰 받으면서부터.당시 이 일대는 ㅂ사에서 일반상가 건물을 지을 계획으로 토지를 구입, 해당 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자금조달 등의 어려움으로 회사가 부도 처리되자 법원으로부터 임의경매개시 결정이 났고 감정가 70억원의 이 사업을 (주)청아가 43억원에 낙찰을 받았다. 그러나 (주)청아도 이 사업을 진행할 만큼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였다. 실제로 전씨는 당시 2002년 초부터 추진해 왔던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소재 ‘하이앤드 콘도’ 건설 사업도 공사비를 제때 지불하지 못하는 등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었다.
전씨는 자금확보를 위해 제2 금융권을 접촉했고, 이 과정에서 한국상호저축은행에서 56억원, 진흥상호저축은행에서 91억원, 경기상호저축은행에서 21억원 등 총 17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한국상호저축은행은 진흥상호저축은행의 43.5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최대 주주은행이며, 진흥상호저축은행은 다시 경기상호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관계로 사실상 한국상호저축은행에서 총 170억원의 대출금이 집행됐다고 볼 수 있다. 한국상호저축은행 등 제 2금융권이 통상 토지 등의 담보를 받고 대출을 해주는 경우는 사업부지가격의 50%에서 최대 70%로 (주)청아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은 많아야 20억원에서 30억원 사이이다. 이에 대해 한국상호저축은행의 대출담당자는 “당시 청아는 일반 담보대출이 아닌 PF(project financing)대출이었다”며 “현재의 자금조달 능력 등을 보기 보다는 향후 사업성에 대한 심사가 주된 내용이었기 때문에 대출과정의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대출과정 의혹투성이
PF대출은 대규모 위험사업에 대한 자금조달수법으로서, 자금조달의 기초를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사업주의 신용이나 물적 담보에 두지 않고 프로젝트 자체의 경제성에 두는 금융수법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담보대출과는 달리 대출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대출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금융 관계자들에 따르면 PF대출이라고 하더라도 통상 많아야 사업부지 가격의 120%가 대출금으로 상정되기 때문에 청아의 경우 60억원 상당의 대출금이 최대금액인데도 170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은행과 사업체간의 묵시적인 동의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상호저축은행에서 대출이 집행된 2003년 10월은 청아가 해당 구청으로부터 건축심의도 받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아는 대구광역시 중구 동산동 일대 토지를 낙찰받은 후 일반상가건물에서 주상복합상가로 용도변경을 신청했기 때문에 건축심의를 다시 받아야 했다.
따라서 한국상호저축은행이 건축심의도 거치지 않은 사업에 대해 어떤 점에서 경제성을 높이 두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대구 중구청 관계자는 “사업 주최측에서 주상복합상가로 용도변경을 신청했기 때문에 건축심의를 다시 해야 했다”며 “지난해 7, 8월경 청아에 건축심의를 위한 보완이행을 하라는 통보를 했으나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다”고 밝혔다.이번 사업에 깊이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전씨는 애당초 주상복합상가를 짓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며 “거액의 자금 확보를 위해 건설회사를 급조한 뒤, 보이지 않는 손을 동원해 거액의 대출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취재결과 (주)청아가 소유하고있던 이 사업은 지난 4월 13일자로 또다시 법원의 경매개시 결정이 난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전씨는 주상복합단지를 짓는다는 명목으로 한국상호저축은행에서 170억원이란 거액의 대출금을 받아 놓고도 건축심의 등 사업에 필요한 기초적인 작업도 하지 않은 것이다. 전씨가 사업상의 명목으로 받은 170억원의 행방만이 묘연할 따름이다.
청아, 전씨 자금확보 위해 급조된 회사 의혹대구시 중구 동산동 960평 대지에 신축될 예정이었던 주상복합단지는 당초 ㅂ사에서 일반상가 분양을 하기 위해 중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은 곳이었다. 대구지역에서 처음으로 패션쇼핑몰 분양사업에 뛰어들었던 ㅂ사는 2000년 5월 이 일대의 토지를 매입, 사업을 확장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마케팅전략 부재와 무리한 사업확장 등으로 계열사인 ㄷ건설이 부도나자 2001년 8월 대구지법에 화의를 신청하게 된 것. 결국 ㅂ사가 매입했던 토지는 2003년 2월 법원으로부터 경매개시결정이 났고 이를 (주)청아에서 2003년 10월 43억원에 낙찰을 받았다. 당시 이 일대 토지의 감정가는 70억원이었다. (주)청아는 ㅂ사가 중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던 일반상가건물에 대해 주상복합단지로 용도변경을 했고, 이 과정에서 한국상호저축은행 등 관계사 3곳에서 170억원의 대출금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주)청아는 주상복합단지로의 용도변경을 하기 위해 중구청으로부터 재차 건축심의를 받아야 했지만 지난해 7~8월경 구청으로부터의 보완이행 통보를 받고도 현재까지 방치해 왔던 것으로 드러나 실제로 (주) 청아가 이 사업에 대한 의지가 있었는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이 토지는 (주)청아에서 대출금을 상환받지 못한 금융사에 의해 지난 4월 13일자로 대구지방법원의 경매개시 결정을 받은 상태다. 경기상호저축은행의 대출 담당자는 “현재 해당 토지를 경매에 내놓은 상태로 이 토지가 매각되면 대출금을 상환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그러나 20%정도의 손실은 감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혜숙 sdftp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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