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와 김정일
부시와 김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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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11-15 09:00
  • 승인 2004.11.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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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재선됨으로써 자신이 가장 불신하고 혐오하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앞으로 4년간 더 상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김정일에 대한 부시의 불신과 경멸은 2001년 3월8일 김대중 대통령과의 워싱턴 회담을 통해 드러나기 시작했다. 김 전대통령은 부시를 만나 김정일이 ‘신사고’로 바뀌었고 “개혁과 개방의 길로 가고 있다”고 터무니없이 추켜세우며 김정일과 만나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부시는 김정일에 대해 ‘회의적’이고 그가 변화한다면 “가시적 조치로 보여줘야 한다”고 거절했다. 날카로운 진단이었다.부시의 미-북정상회담 거절은 그가 빌 클린턴 전대통령과는 명백히 다르다는 점을 반영했다. 클린턴은 김 전대통령의 김정일 미화에 이끌려 김정일을 만나기로 했었지만, 부시는 김 전대통령의 그런 말을 믿지 않았다. 당시 부시는 한국에서 김 전대통령이 ‘입만 열면 거짓말 한다’는 말을 이미 듣고 있었던 모양이다. 부시 대통령은 그후에도 김정일이 “국민을 굶기고 있으며 휴스턴시 크기의 집단수용소에 지식인들을 감금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을 ‘악의 축’, ‘압제의 전초기지’라고 지목했다. 그는 “자국민을 굶주리게 하는 사람(김정일)에게는 애정이 없다”고 밝혔고, ‘믿을 수 없는 거짓말쟁이’이므로 “나는 아주 그가 싫다. 마음으로 부터 혐오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부시의 저와같은 김정일 불신과 혐오증은 집권 2기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라크 사태가 안정되어가면, 북핵 문제의 UN 상정 등 김에 대한 외교적 압박을 강화해 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북 선제공격은 중국의 반발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주간지 퍼레이드는 김정일을 세계 최악의 독재자라고 했으며, 존 체임버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국가신용등급평가위원장은 북한을 ‘깡패 국가’ 라며 이런 나라와 ‘협상하는 것은 바보짓’이라고 경고하였다. 피터 피츠제럴드 상원 정부운영위원회 재정·예산·국제안보 소위원장은 북한을 ‘정부를 가장한 마피아 조직’이고 ‘핵무기를 가진 범죄조직’이라고 규정하였다.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 몽드는 김정일 권력을 ‘스탈린주의, 민족주의, 동양적 전제군주제가 혼합돼 태어난 과대망상적 독재권력’이며 ‘사교집단 국가’라고 비판했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김정일의 국제적 문제점으로서 그의 ‘상습적인 약속 파기’를 들었다.부시 대통령은 재선됨으로써 ‘마음으로부터 혐오’ 하는 김정일을 상대로 북한 핵무기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런가하면 김정일도 변함없이 ‘깡패 국가’를 이끌며 부시의 재임기간이 끝날 때까지 또 다른 4년동안 계속 미국을 속이고 ‘벼랑 끝’ 전술을 휘두르며 시간만 끌 것으로 보인다. 뿐만아니라 김정일은 남한 적화를 위해 남북정상회담을 미끼로 삼아 노무현 대통령을 반미친북으로 끌어내 제편으로 만들고자 기도할 것도 분명하다. 김은 부시의 대북압박에 대비, 한층 더 남한과 손잡고 미국에 맞서자며 허구에 찬 ‘민족공조’ 분위기를 연출할게 뻔하다. 김은 기만적 ‘민족공조’와 한미 이간을 위해 정상회담에 응할 가능성도 높고, 거기에 노무현 정권이 넘어가 끌려다녀서는 안된다.김정일의 못된 버릇을 혼내줄 사람은 부시 밖에 없다. 노 정권은 김정일의 고약한 버릇을 고쳐주기는커녕 그런자와 도리어 정상회담을 하지 못해 안달이고, 그에게 비위맞춰주며 끌려다니기에 바쁘다는 데서 그렇다. ‘사교집단 국가’ 독재자의 나쁜 버르장머리를 바로잡는 길은 기만적 ‘민족공조’나 퍼주기 또는 비위맞추기에 있지 않다. 단지 힘과 상호주의 원칙밖에 없다. 부시는 지난 4년 동안 그랬고 앞으로도 그래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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