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어느 나라와 손잡아야 할건가
한국은 어느 나라와 손잡아야 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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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04-09 09:00
  • 승인 2005.04.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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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관리들의 말을 들으면서 국민들은 어느 나라와 손잡아야 좋을 것인지 혼란에 빠진다. 미국을 떠나 중국과 손잡고 중간지대로 나서야 하느냐는 헷갈림이다. 노대통령은 한국이 ‘평화와 번영’을 위해선 동북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중간에 서서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1주일 후에 균형자 역할을 위해선 “한미동맹을 확고히 견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이 균형자 역할로 나서게 되면, 미국은 한국이 아무리 ‘확고한 한미동맹 견지’를 요구한다고 해도 배신감속에 한국을 떠날 것이라는데서 불안케 했다.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한·미·일의 남방3각관계는 냉전시대의 유물이라면서 “언제까지 그 틀(남방3각관계)에 갇혀 있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간의 중간지대에 서서 ‘균형자적 역할’로 임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남한은 분단된 반쪽짜리로 북한의 적화위협을 받고 있는 나라이다. 그래서 한국은 결코 균형자적 역할을 할만한 위치에 있지 못하고 그럴만한 힘도 없다. 남한·미국·일본의 남방3각관계 틀을 벗어나 균형자적 역할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은 한미동맹을 빈껍대기로 만들고 한국의 안보를 스스로 허무는 자해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이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가면서도 한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목적은 명백하다. 북한의 재침을 억제하고 중·러를 견제하기 위한데 있다. 그런데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을 벗어나 북·중·러의 북방3각관계 중간에 서게 된다면, 미국은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다. 이미 미국 일각에서는 한국의 달라진 안보관 때문에 “우호적인 이혼을 준비할 때다”라는 주장이 제기된다는 데서 더욱 그렇다.만약 한국이 균형자 역할로 이 땅의 ‘평화와 번영’을 지킬 수만 있다면, 마다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그 것은 토끼가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자살 행위와 다르지 않다. 중국은 남한이 대만과 함께 공산세력권으로 흡수되기만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남방3각관계를 부수고 균형자 역할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은 국제정치의 본질을 모르는 소치이거나, 친북유화적 좌파 코드에 맞춘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자본주의체제 방패국인 미국과 일본을 떠나 북한과 민족 공조하며 공산체제 중국과 손잡자는 것, 그것 밖에 안된다.작년 1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중의원에서 밝힌 대목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는 “일본에 위기가 닥쳐도 유엔은 지원의 손길을 내밀지 않을 것”이라며 “믿을 곳은 미국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국에서도 위기가 닥쳐왔을 때, “믿을 곳은 미국뿐”이다. 중국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 육중한 몸으로 남한을 공산화로 깔아뭉갤 것이 명백하다.19세기 말 한반도를 집어삼키기 위해 일본, 중국, 러시아 3국이 각축전을 벌였을 때, 고종 황제가 의지했던 곳은 미국 뿐이었다. 고종은 실패는 했지만 미국이 중재에 나서서 조선조의 독립을 지켜주도록 외교경로를 통해 간청했다. 그후 미국은 한국을 일본식민지에서 해방시켰고 6·25 남침에서 피흘려 지켜주었으며 오늘의 경제발전 토대를 닦아주었다. 19세기 당시 중국 외교관 황준헌(黃遵憲)은 자신의 저서 ‘조선책략’을 통해 서양 세력들중 미국만이 영토가 넒어 식민지배에 욕심이 없는 평화애호국이라며 미국을 끌어들여 일본과 러시아를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 집권세력은 미국을 끌어들여야 할 때인데, 도리어 50여년 굳어진 미국과의 동맹마저 허물려는 저의가 무엇인지 심히 의심스럽다. 대한민국에 위기가 닥쳐왔을 때 ‘믿을 곳은 미국뿐’ 임을 직시하며 허튼 생각말고 남방3각관계나 잘 지켜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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