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판도라 상자를 열어젖힌듯 김대중 정권 때 불법 도청의 음습한 작태가 꾸역꾸역 드러나고 있다.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이 김대중 정부의 불법 도청 사실을 지난 8월5일 발표했을 때만 해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잡아떼었다. 김 전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에서 도청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의 정권하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사람들도 모두 입을 맞춘듯 그런 일은 없었다고 펄쩍 뛰었다.하지만 도청을 지휘했던 김은성 전 국가정보원 국내담당 차장은 10월6일 체포된 후 도청을 조직적으로 자행 했음을 시인했다. 그는 “대통령의 올바른 판단을 위해 풍부한 정보를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서 도청을 했다”며 도청 사실을 구체적으로 털어놓기 시작했다. 김차장의 실토로 김 전 대통령과 관련 국정원장들은 거짓말을 한 것이 입증되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이 “입만 열면 거짓말 한다”고 2000년 7월 꾸짖은바 있다. 그로부터 두어달 뒤 김덕룡 한나라당 의원도 김대중 정권은 “당직자에서 장관, 대통령 까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거짓말 정권”이라고 했다. 불법 도청이 드러남으로써 김대중 정부는 대통령부터 장관에 이르기까지 “입만 열면 거짓말”하는 정권임이 재확인된 셈이다. 김대중 정권의 불법 도청은 김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마저 욕되게 한다. 김씨는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 그리고 남북화해 증진 업적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불법 도청 사실이 드러남으로써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억압한 것으로 드러나고 말았다. 실상 그는 권력을 장악한 뒤 주요 신문들이 자신의 친북정책을 비판한다고해서 그 신문들에 세무조사를 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그것 또한 노벨상에 먹칠 한 반민주적 행태였다.더욱 부끄러운 대목은 김씨의 노벨상 수상도 조직적 로비로 따냈다는 주장이 이미 제기된바 있다는 사실이다. 최규선씨는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보좌역으로 있으면서 자신이 김씨의 노벨상 수상을 위해 로비에 나섰음을 폭로했다. 최씨는 김씨의 2000년 노벨상을 위해 외국 인맥 등을 활용해 적극적인 로비활동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김대중 정권 시절 장관급을 지낸 한 인사도 노벨상 수상 로비를 위해 “청와대 김모 실장이 노르웨이를 여러 차례 왔다갔다하며 뛰어다닌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노벨상은 로비로 받을 수 없는 상 인데도 당시 김실장이 너무 적극적으로 나서자 정부 고위간부들 사이에서는 위험한 행동”이란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뿐만 아니라 김기삼 전 국가정보원 직원은 김 전 대통령이 노벨상 수상 욕심으로 정상회담을 위해 김정일에게 비밀송금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앞서 장관급 인사가 말한 노벨상 로비 전담의 김실장과 5개월간 함께 일했다고 밝혔다,결국 미국의 권위있는 경제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북한이 돈을 받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에 참가했기 때문에 이제 이 상(노벨상)은 전적으로 받을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가하면 영국의 권위지 파이넨셜 타임스도 김정일에게 보낸 불법 송금은 ‘햇볕정책의 신뢰성을 위협하며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성을 더럽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 불법 도청까지 드러났으므로 김씨의 노벨상은 더 더욱 더럽혀지게 되었다. 순금이 아닌 도금은 얼마못가 벗겨지게 마련이다. 거짓말도 얼마못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김대중씨의 거짓말도 얼마못가 들통나고 말았다. 그는 ‘정직이 최선의 정책’ 이란 서양 금언을 되새기며 정직하게 살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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