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집권세력은 운동권 속성 못버리나
왜 집권세력은 운동권 속성 못버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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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3-29 09:00
  • 승인 2006.03.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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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집권세력은 자유민주체제의 선거를 통해 집권했으면서도 마치 쿠데타나 혁명을 통해 권력을 잡은 것처럼 설친다. 그런 행태는 그들이 지난 날 반체제 운동권으로서 기존 체제를 부정했던 속성을 아직도 버리지 못한데 기인한다. 집권세력의 운동권 습성은 얼마 전 허준형 전경찰청장의 육성 증언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그는 월간지 ‘신동아’ 4월호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작년 말까지 경찰 총수로 재직하면서 겪었던 집권세력의 운동권 버릇을 털어 놓았다. 허 전청장은 “예전엔 운동권이 야당과 연결돼 있었는데 요즘엔 청와대와 통하니 경찰이 난감하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자유체제와 법질서를 지켜야 할 대통령 보좌진들이 그것에 도전하는 반체제 세력과 내통한다니 나라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금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허 전청장은 청와대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자에 대해서 조차 두둔하며 혐의자 구속을 요구한 경찰을 도리어 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신병처리와 관련해 경찰이 구속 의견을 밝히자, “청와대에서 (구속을 주장한) 수사 실무 책임자와 서울 지방경찰청장에게 주의를 줘야 하지 않느냐”고 압박했다는 것이다. 강씨는 지난 2월 재판정에서도 늬우침 없이 “한반도 전쟁위기의 원인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를 믿고 한 말인지 의심스럽다. 이쯤 되면 청와대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체제 보호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북한 로동당을 위해 파견된 것인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허 전청장에 따르면, 효선·미선 양의 미군 장갑차 사망 사건 때도 그랬다. 반미 시위 격화를 계속 부추기던 주동자들을 경찰이 체포하자, 다수의 청와대 비서관들이 당시 치안비서관이던 자신에게 “빨리 풀어 주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청와대가 반미 시위 확산을 부추겼던 것을 짐작케 한 증언으로 보인다.저와 같은 집권 핵심부의 반체제 운동권 비호는 그들이 지난 날 반체제 운동권 버릇을 집권 후에도 버리지 못하고 그에 사로잡혀 있음을 실증한다. 반국가적이고도 반민주적 작태, 그것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실상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하고 나서 “시민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공산당 활동이 허용될 때라야 비로소 완전한 민주주의가 될 수 있다.” “우리의 목표는 대중민주주의” 등을 서슴없이 쏟아냈다. 볼셰비키 혁명 때 외쳐대던 구호들을 떠올리게 했다. 그가 재야 시절 운동권이었음을 노정시킨 언어였고, 대통령이 된 뒤에도 그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 말이기도 하다.청와대의 집권세력 파티에선 운동권 노래였던 ‘임을 향한 행진곡’을 목청높여 합창하기도 했다. 노대통령의 한 측근은 5·16 쿠데타 때엔 “군인들이 총칼로 한강 다리를 건넜지만 우리는 노사모와 노란 목도리를 매고 한강을 건넜다”고 공언했다. 쿠데타처럼 뭔가 뒤집고자 하는 충동이 도사려 있음을 내비친 말이었고, 급진적 반체제 운동권 의식의 발로 였다.그러나 대한민국 자유시민들은 1948년 건국 이후 천길 물속처럼 흔들리지 않고 오직 자유민주주의체제를 굳건히 지켜왔다. 반체제 운동권의 ‘혁명’이나 ‘대중민주주의’ 또는 ‘노란 목도리’로 뒤집힐 나라는 아니다. 갖은 역경을 견뎌내며 자유민주주의를 보위해 온 국민들이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는데서 더욱 그렇다. 집권세력은 아직도 떨쳐버리지 못한 위험스런 반체제 운동권 의식을 내던지고 자유민주체제 본류에 동참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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