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와 패자의 눈물어린 효심
승자와 패자의 눈물어린 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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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4-11 09:00
  • 승인 2006.04.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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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는 가끔 젊은 세대의 애틋한 효심과 효행이 보도된다. 이 칼럼에서는 매서운 삶의 경쟁에서 이기고 성공한 승자와 끝내 효성을 다하지 못하고 죽어간 패자의 효심, 네 경우를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승자의 지극한 효성으로 하인스 워드를 떠 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하인스는 지난 2월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제40회 슈퍼볼 경기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후 어머니를 먼저 떠올렸다. “내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어머니 덕분”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고교 시절 어머니가 막노동으로 지쳐 귀가해 쓰러지듯 침대에 누우면,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소리 없이 울었다. 고교 졸업식 때 남들은 턱시도를 빌려입고 졸업식 파티에 참가했지만, 하인스는 거기에 나가지 않았다. 어머니가 왜 안가느냐고 묻자, 어린 하인스는 “(턱시도)빌릴 돈이면 엄마가 몇 시간을 더 일해야 하는데…”라고 대답했다. 하인스의 성공 근저에는 바로 저같은 어머니에 대한 애절한 효성이 절절히 흐르고 있었다.정성관씨도 눈물겨운 효성 하나로 큰 일을 해냈다. 그는 탈북자로서 자신이 체험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잔혹상을 고발하는 뮤지컬 ‘요덕 스토리’를 제작 감독했다. 그는 친북 세력의 살해 협박과 좌파 정권의 압력으로 자금이 끊기자, 자신의 신장을 파는 조건으로 2,000만원을 빌렸다.정감독이 그토록 ‘요덕 스토리’에 집착하게 된 것은 “아버지가 2002년 나 때문에 처형”당했고, “아버지의 한을 풀어드리려고” 한 것이었다. 그는 ”이 공연을 보고 있으면 아버지가 옆에 와 계신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고난을 무릅쓰고 ‘요덕 스토리‘를 완성시켰으며 대성할 수 있었던데는 그의 지극한 아버지에 대한 효심이 뒷받쳐 주고 있었다.부모에 대한 효성에는 미녀 테니스 스타 마리아 사라포바도 뒤지지 않았다. 그녀는 테니스 최고의 영예인 윔블던 대회에서 우승하자, “이제 (노동일을 하시는) 아빠가 고생하지 않으셔도 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녀의 성공 뒤에도 어여뿐 효심이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다음 패자의 눈물겨운 효성 스토리도 빼놓을 수 없다. 작년 12월 중국 13억인을 울린 인터넷사이트 글의 주인공 효심이 그것이었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태어난 22세의 구신씨는 베이징에서 아르바이트로 대학을 마쳤다. 효성이 남다른 그는 베이징에서 취직하자마자 부모에게 편지를 썼다. “5년안에 집과 차를 사서 베이징에 모시겠습니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구씨는 취직한지 얼마 안돼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농장 노무자로 퇴직한 칠순의 노부모는 자식을 살리기 위해 집까지 팔아 병원비를 댔다. 그러나 그는 빚더미에 앉은 노부모를 남긴채 끝내 눈을 감고 말았다.구씨는 숨지기 전 친구에게 자신의 안타까운 효심을 글로 전했다. 이 글은 인터넷사이트에 올려졌다. 구씨는 죽음에 이르자, ‘부모님은 날 위해 평생을 고생하셨는데 은혜를 갚지 못하고 떠나야 하다니… 부모님이 구걸을 하거나 쓰레기를 줍거나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게 되지는 않을까’라고 썼다. 말기 암환자로서 자신의 통증 보다는 부모님 걱정 뿐이었다. 그의 아버지 구성쥐씨는 아들이 숨지기 직전, “아버지 어머니 고마워요! 내세에는 제가 아버지와 어머니의 아버지가 돼서 부모님이 제게 베풀어주신 사랑을 돌려드릴게요”라며 눈을 감았다고 한다. 내세에서는 부모님께 집과 차를 사서 효도해 드리며 행복하길 빈다.부모를 공경하는 효심에는 승자와 패자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승자의 효성에는 많은 사람들의 칭송이 쏟아지는데 반해, 패자의 효심에는 동정과 눈물이 하염없이 젖어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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