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낡은 수구와 무능한 좌파
손학규의 낡은 수구와 무능한 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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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03-28 11:23
  • 승인 2007.03.2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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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손학규 전경기지사는 탈당하면서 거창한 명분을 내세웠다. 그는 “낡은 수구와 무능한 좌파의 질곡을 깨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새 길을 창조”하기 위해서 라고 했다.

하지만 그가 떠난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다. 그는 한나라당에서 자신의 지지율 5% 가지고는 대통령후보로 결코 추대될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였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불리하다고 판단하고 보따리를 싼 것이다.

고건 전총리가 범여권 대선후보군에서 1월 탈퇴하자, 손 전지사는 운동권 경력을 앞세워 고건의 대타자로 부상코자 노렸다. 그후 그는 친북좌파의 범여권에 코드를 맞추기 시작했다. 그는 2월부터 갑자기 범여권 대변인 같은 발언을 토해내기 시작했다는 데서 그렇다. “햇볕정책을 계승발전시켜야 한다” 북한에 철도와 항만 등을 건설해주어야 하고 200만kw 화력발전소를 건설해주어야 한다, “운동(권) 세력은 70·80년대 빈둥빈둥 놀지 않았다” 등의 좌파 운동권 지지 발언들이 그것들이었다.

한나라당을 떠나는 손 전지사의 발자욱마다에는 배은망덕으로 가득 찼다. 그는 자신을 14년 동안 국회의원, 보건복지부장관, 경기도지사, 등으로 키워준 한나라당을 버리면서 “낡은 수구” “군정의 잔당과 개발독재시대의 잔재”라고 헐뜯었다.

그는 이런 험한 말로 “배은망덕”의 극치로 떠올랐다. 필자는 평소 그의 학구적 열의와 겸양한 품성을 높이 평가했었다는 데서 실망은 더욱 크지 않을 수 없다.

이인제 전경기시사는 1997년 한나라당 당내 대통령경선후보로 나섰다가 패배하자, 당을 뛰쳐나가 제3당 후보로 출마해 한나라당을 망쳐놓았다.
낡은 수구로서 고전적인 배신행위였다. 손 전지사는 제2의 이인제로 낙인찍혔다.

무능한 좌파 세력도 배신하는 데서는 수구와 차이가 없다. 친북좌파의 노무현 대통령 친위세력은 그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켜준 민주당을 ‘반개혁 세력’이란 딱지를 붙여 짓밟고 새로 열린우리당을 급조해냈다. 좌파가 연출한 정치적 배신이었다. 개는 믿어도 정치인은 믿을 수 없다는 금언을 되새기게 한다.

손 전지사는 고건 전총리가 대권후보선에서 탈퇴하기 전인 1월말까지만해도 탈당설과 관련해 극구 부인했었다. 그는 “한나라당을 자랑스럽고 꿋꿋하게 지켜온 주인이고 기둥”이라며 “내가 한나라당 자체”라고 자찬했다.

그의 탈당은 그가 386 세대 정신연령 수준을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게 했다. 너무 서둘며 좌파적 의식구조에 잠겨있다는데서 그렇다.

그는 60세의 지긋한 나이인데도 한나라당을 “군정의 잔당” “개발독재 시대의 잔재” “낡은 수구” 등이라며 386 운동권의 용어를 즐겨 썼다. 그도 대학시절의 운동권 속성을 아직 청산하지 못했음을 드러낸 낱말들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탈당으로 짊어져야 할 정치적 부담을 너무 가볍게 치부했다는데서도 386 같은 경박함을 드러냈다. 그는 탈당한다 해도 당장은 국민들이 ‘배신행위’라며 펄펄 뛰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린다고 오판했던 것 같다.

그는 탈당 후 특정 세력의 대선후보로 지목될지는 몰라도 ‘배신자’ ‘배은망덕’이란 추한 불명예를 지울 수 없다. 그는 이인재 처럼 대통령에 당선
될 수 없다. 그는 탈당 대신 5년을 더 기다려야 했지만, 성급한 조바심으로 공든 탑을 하루 하침에 무너뜨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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