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도서관 건립을 반대하는 이유
노무현 도서관 건립을 반대하는 이유
  •  
  • 입력 2007-04-25 10:50
  • 승인 2007.04.25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인제대학교측이 ‘노무현 기념관’을 경남 김해의 인제대에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무현 기념관’ 건립은 백지화되어야 하며 노대통령이 퇴임한 후 국민들의 자발적 후원에 의해 새로 시작되어야 한다. 이유는 다음 세 가지로 집약된다.

첫째, 대통령의 ‘기념관’은 대통령직을 떠난 연후에 국민들의 자발적 후원에 의해 건립되는 것이 원칙이다. 대통령은 막강한 권력 소유자 라는 데서 재직중에 자신의 기념관을 세운다면, 그것은 권력을 통한 자기 치적 정당화 수단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 북한의 김일성 독재자가 재임중 기념관들을 세운거나 크게 다를 게 없다. 또한 인제대학측으로서도 권력에 끈을 댄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면키 어렵다.

물론 노대통령과 인제대측은 기념관 건립이 단지 재임중에 시작돼 퇴임후에 완성될 것이므로 권력과 무관하다고 변명할 수는 있다. 하지만 기념관 건립은 재임중에 결정된 것이라는 데서 권력과의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나라당은 “한 마디로 어이가 없다”고 개탄하며 “단 한 푼의 예산안도 통과시킬 수 없다”고 반대했다.

둘째. ‘노무현 기념관’은 순수한 의미의 기념관이 아니라 ‘노무현 홍보관’으로 역기능할 수 있다는 데서 아직 이르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의 기념관은 역사 발자취로서 객관적인 자료와 평가를 담아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이 권력에서 떠나기도 전에 기념관 건립을 시작한다면, 그 기념관은 자기 치적 홍보관으로 이용키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그런 오해의 소지로 인해 역대 대통령들도 재임중 기념
관 건립을 스스로 들고나온바 없다.

특히 한국의 후진적 정치문화를 상기할 때, 기념관 아닌 ‘홍보관’으로의 우려는 기우만이 아니다. 김대중 전대통령이 ‘김대중 도서관’이란 것을 만들어 자신의 치적을 정당화하고 홍보한다는 데서 그렇다.

김대중씨는 퇴임후인 2003년 11월 ‘김대중 도서관’을 개관했다. 도서관이란 객관적인 평가와 학문적인 연구를 위한 자료실이다. 그렇지만 김씨는 ‘김대중 도서관’을 통해 순수 자료실이 아니라 자신의 햇볕정책을 정당화하고 홍보하는 매개로 사용하고 있다.

‘김대중 도서관’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면 ‘김대중님’하며 그의 업적과 언행 찬양 일색으로 덮여있다. ‘김대중 도서관’ 이라기 보다는 ‘김대중 공보관’이란 명칭이 어울릴 정도다

김대중씨는 ‘김대중 도서관’을 햇볕정책 정당화와 홍보를 위해 무슨 토론회 같은 것들을 주최한다. 2004년 6월의 ‘6·15 국제토론회’도 그것들중 하나였다. 그는 ‘6·15 국제토론회’에 북한 사람들을 초청해 남북화해의 모습을 억지로 보여주려고 했다.

이 ‘국제토론회’에 초청된 북한의 ‘대남일꾼’들은 토론의 형식을 빌려 공개적으로 반미 선동, 민족공조 강조, 국가보안법 철폐. 주적론 폐지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대중 도서관’이 김정일의 적화통일 선동선전관으로 둔갑한 느낌이었다.

셋째. ‘노무현 기념관’ 건립은 오늘날 국민들의 정서에도 어긋난다는 데서 아직 이르다. 노대통령의 친북좌파 정치와 실정으로 인해 많은 국민들은 노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정서에 빠져있다. ‘노무현 기념관’은 기억하기 싫은 대통령을 권력의 힘으로 기억토록 강요한다는 반대여론에 직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맥락에서 노무현 도서관의 건립은 시기적으로 이르다. 퇴임후 노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삭혀진 뒤 국민들의 자발적 후원에 맡겨도 늦지않음
을 적시해 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