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대업’은 한나라당 당원중에 있는가
‘제2의 김대업’은 한나라당 당원중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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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07-04 11:28
  • 승인 2007.07.0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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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5월 초순까지만 해도 당내 대통령후보 경선 룰(규정)을 놓고 이명박측과 박근혜측 둘로 나뉘어 난타전을 벌였다. 한나라당이 둘로 쪼개지는듯 싶었다. 그러나 5월11일 이·박 두 후보가 경선 후보로 등록하고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근근히 분당은 면하게 되었다.

하지만 한 달도 못가 다시 두 진영은 피투성이 공방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박후보측의 곽성문 의원이 6월5일 이후보의 8000억∼9000억원 재산 은닉과 탤런트와의 섹스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였다. 그에 대해 이후보측에서는 “음해성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다.

그런가하면 한나라당 당원인 김해호씨는 6월17일 “박근혜 후보와 최태민씨의 육영재단에 대한 비리”를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박후보의 육영재단 이사장(1982∼91년) 재직 당시 최태민 목사가 박후보의 지원을 업고 각종 비리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는 박후보가 영남대 이사장 시절 건축한 서울 성북동 자택이 영남대 공사를 따낸 건설업체의 ‘리베이트 대가’로 지어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후보는 “천벌을 받으려면 무슨 짓을 못하겠느냐. 뜬구름 갖고 지어낸 얘기하는 거야 말로 네거티브”라고 일축했다.

이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계획에 대한 정부 기관의 부정적 평가 보고서를 놓고서도 이·박 두 진영은 공방전을 벌였다. 노무현 정권은 이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건설’계획의 문제점을 찾아내기 위해 특별인력(태스크 포스)을 투입해 검토시켰고, 그 보고서가 유출되었다.

그러자 이후보측의 정두언 의원은 정부 보고서를 유출한 사람이 ‘특정 캠프의 모 의원’이라며 박후보측의 유승민 의원을 시사했다. 여기에 유의원은 거짓말하는 “정의원은 국회의원직을 그만두라”고 맞섰다. 결국 대운하 보고서 유출은 한국수자원공사의 김상우 기술본부장의 소행으로 드러났고, 정의원은 거짓말장이로 낙인 찍혔다.

이·박 두 후보 진영간의 상대편에 대한 의혹 제기들이 사실무근으로 드러난다면,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는 무고죄로 징역을 살아야 한다. 2002년 대선 때 병무브로커 김대업씨의 경우를 상기케 한다.

당시 김씨는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아들 ‘병역면제 비리’의혹과 이후보 부인의 연루설을 제기해 이후보 낙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김씨의 주장은 대선후 허위날조로 드러났고, 징역 1년10월을 선고받았다. ‘김대업’이란 이름은 대선의 허위사실 날조 대명사로 통하게 되었다.

당시 피해자였던 이회창 전총리는 지난 6월18일 집권세력에 의한 ‘제2의 김대업’ 허위날조를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그러면서도 이 전총리는 한나라당의 검증공방이 “상대방을 죽이기로 작심한 것 같다”면서 ‘피투성이 싸움판’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전총리의 말대로 이·박 양측은 ‘피투성이 싸움판’을 그만해야 한다. 두 후보측은 본선에 들어가 여권후보와 대결하기 전 예선에서 피투성이 되어 횡사하고 말것 같다. 더욱이 양측의 무분별한 의혹폭로를 지켜보면서 ‘제2의 김대업’은 바로 한나라당내에 있다는 실망감을 금치못하게 한다.

요즘과 같은 무책임한 폭로전은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실망만 키울 따름이다. 그것은 검증을 빙자한 상대방 죽이기이며 김대업 수준의 날조 작태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김대업식 폭로전은 거두고 차분히 정책공방으로 돌아서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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