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의 상생경영, 남들과는 다르다”
KT, 기존 상생 정책보다 진일보한 동반성장의 새 패러다임 제시
수요예보제, 아이디어 보상 구매제 등 실질적 동반성장 정책 마련
“‘서로 사는 관계(相生)’에서 이제는 ‘함께 성장하는(同伴成長) 관계’로 발전해가겠습니다”
KT 이석채 회장은 지난 12일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6월 상생협력 방안 발표했다. KT는 지난해 6월 29일 이후 최저가 입찰 폐해 방지, 유지보수비 지급 확대,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자립기반 강화, 현금 결제 및 금융 지원 확대 등 구매제도 혁신을 통해 상생협력을 강화해왔다. 또한 오픈 에코 정책을 통해 소프트웨어·콘텐트 개발자들을 지원하고 이들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IT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IT 산업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기여했다고 KT는 자평했다.
KT는 중소기업과의 진정한 동반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협력 관계에서 갖는 태생적 불안 요소를 해소해야 한다고 보고 이를 위한 ‘3不(불)’ 정책을 선언했다. 3不이란 ▲ “중소기업의 자원이 KT로 인해 낭비되지 않게 하고, ▲ 기술개발 아이디어를 가로채지 않으며, ▲ 중소기업과 경쟁환경을 조성하지 않겠다”는 KT의 약속이다.
구체적으로, “중소기업의 자원이 KT로 인해 낭비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은 과거에 협력사가 KT의 구매 수요를 예측할 수 없어 생산·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거나, 제품 개발을 완료했음에도 상용화가 되지 않아 자원 낭비를 초래했던 일이 앞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KT는 수요 예보제를 신설하고 개발 협력 제도를 개선해 개발 협력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술개발 아이디어를 가로채지 않겠다”는 것은 협력사의 개발 아이디어 제안 사항이 불명확한 사유로 채택되지 않거나 검토 기간이 길어졌을 때 경쟁 기업 등에 아이디어를 뺏길까 우려하는 일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이다. 이와 관련해 KT는 앞으로 상호 협력 관계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비밀유지계약(NDA, Non-Disclosure Agreement)을 맺어 제안 사항이 타 업체에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KT 내부에서 NDA를 위반해 아이디어 제안 사항이 유출될 경우 관련자를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KT는 아이디어 제안 사이트(ktidea..kt.com)를 개편해 접수 창구를 일원화하고 사전 등록을 의무화하는 한편 제안 사항 검토 및 채택을 2개월 이내 완료하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함으로써 과거 사업부서별 제안 검토로 인해 6개월 이상 걸리던 검토 기간을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제품 개발 필요 없이 상용화가 가능한 경우는 제안 협력사에 최대 50%까지 구매물량을 우선 배정하고, 별도의 제품 개발이 필요한 경우는 개발 성공시 일정 기간동안 구매를 보장하게 된다.
중소기업 기술 개발 적극 지원
아이디어와 기술의 사업화를 위해 IT 핵심 솔루션 분야에 550억 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조성하고 모바일 웹·콘텐츠 분야에는 기존 450억 원 규모의 펀드를 활용해, 우수한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갖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개발비용을 선 지원하고 향후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중소기업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중소기업과 경쟁환경을 조성하지 않겠다”는 것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 전후방에 진출해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잠식한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뜻이다. 과거 한정된 사업영역 안에서 대기업 중소기업간에 제로섬(Zero Sum)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오픈 에코시스템(Open Ecosystem)을 기반으로 중소기업과 상호영역을 키워가는 포지티브섬(Positive Sum)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즉, 중소기업에게 KT 자산을 제공하고 개방형 플랫폼 기반 협력을 확대해 중소 기업 고유 영역을 보존하고 새로운 시장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은 성과 공유를 통한 안정적인 사업 추진 기반과 판로를 확보하고 고유 영역에 대한 자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이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콘트롤 타워 역할을 맡을 동반성장 전담 조직을 신설해 사업제안 사업화구매 등 단계별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분야별 전문 인력을 배치해 다양하고 적극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이날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넘어 동반성장으로 나아가는 것은 결국 고객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터를 닦는 일”이라며 “지속적인 오픈 정책으로 중소기업과 함께 의미 있는 성장을 이루고 IT 산업의 장밋빛 미래를 열어가는데 KT가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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