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1200억 `상생펀드`,
협력사 구매대금도 선지급
10개 계열사 100% 현금 결제… R&Dㆍ특허 지원 방안 추진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전체 협력업체를 위한 그룹 단위 상생경영 시스템을 만들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 협력업체들을 ‘상생펀드’를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거나 구매대금을 선지급해주는 등 자금난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중소협력업체의 발전은 회사 생존을 위한 핵심 요소의 하나로 회사의 영속적 발전과 SK가 추구하는 행복경영 실천을 위해 중소협력업체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며 협력업체들과의 동반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SK는 2008년 9월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SK상생경영위원회’를 발족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공정한 계약 체결 △공정한 협력업체 선정 △불공정한 거래 사전 예방 등 3대 가이드 라인을 채택,그룹 차원의 전방위적인 상생경영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작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속에서도 SK는 ‘위기극복형 상생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신뢰 기반의 상생 인프라 구축과 시너지 창출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핵심 추진 사업으로 선정해 추진했다. 상생협력의 실천을 위해 일차적으로 온라인에서 상생지원 센터(winwin.sk.co.kr)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를 통해 각 계열사의 상생경영 현황은 물론 중소 협력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최신 동향 및 경영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2·3차 협력업체 지원에 주력
SK는 상생경영의 효과가 1차 협력업체뿐 아니라 2·3차 협력업체에도 선순환적으로 파급될 수 있도록 1차 협력업체에 대해 2차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 의무를 명문화했다. 권오용 SK 브랜드관리실장은 “SK그룹이 추진하는 신뢰·시너지·문화를 축으로 한 상생경영이 건강한 대·중·소 기업 생태계 형성에 기여하고 결과적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 극복에 중요한 초석이 됐다”고 말했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상생펀드도 운영하고 있다. 상생펀드는 SK와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6월 함께 만들었다. 중소 협력업체들은 이 펀드를 통해 최대 5억원의 자금을 기존 금리보다 연 2.34%포인트 낮은 금리로 조달할 수 있다. 예컨대 연리 6%로 5억 원을 대출 받는 업체는 2.34%포인트 낮은 3.66%의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협력업체는 연간 1170만 원의 이자 비용을 절감하게 된다. 이 펀드에는 SK와 IBK기업은행이 각각 600억 원씩 모두 1200억 원을 출연했다. SK텔레콤 협력업체인 네오엠텍은 이 펀드의 혜택을 받은 대표적 예다. 이 회사는 SK상생펀드로부터 3억4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정보기술(IT) 서비스 플랫폼 개발 전문업체인 네오엠텍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자금회전이 안돼 어려움을 겪었지만 상생펀드를 통해 자금을 지원받아 자금난을 극복했다.
김창근 SK 상생경영위원회 위원장은 “경제 위기 속에서 중소 협력사에 가장 절실한 어려움은 자금 유동성일 것”이라며 “상생펀드가 대기업·중소기업 간 ‘행복 동반자’ 관계 형성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그동안 구축해 놓은 상생경영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각 계열사별 추가 실천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협력업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방안을 만드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SK 협력업체, “상생경영 큰 도움됐어요”
SK그룹의 대표적인 상생경영 프로그램인 ‘상생MDP’(핵심관리자 프로그램)가 협력업체 임직원들의 본원적인 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생MDP는 SK그룹의 교육 인프라와 최고의 강사진을 활용, 8주 동안 협력업체 임직원들에게 경영전략, 재무, 마케팅 등을 가르치는 미니MBA 형태의 상생 프로그램이다. 20일 SK그룹이 그 동안 상생MDP를 수료한 250여명을 대상으로 ‘교육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131명)의 87%인 114명이 ‘회사에 도움된다’고 응답했다. 10명중 9명 가량이 SK의 상생MDP가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것이다.
실제로 SK그룹은 서울대 안중호 교수, 고려대 김종석 교수, 연세대 김동재 교수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을 상생MDP 강사로 초빙해 협력업체 수강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SK에너지 협력업체인 ㈜홍익에이디넷 강신윤 이사는 “중소기업에 10년 근무하면서 SK 상생MDP처럼 좋은 환경과 수준 높은 강사진에게 교육을 받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수강생 간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교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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