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부유층의 기부활동 등을 평가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항목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에서 꼴찌이다.
재계 일각에선 상속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버핏 등이 회원으로 있는 ‘책임감 있는 부자들’의 모임은 상속세 폐지 반대를 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상속세가 있어 문화예술계의 기부 등 기업의 사회적 윤리와 책임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버핏은 “상속세는 매우 공정한 세금이며, 기회 균등 이상을 유지하는 부유층에게 특혜를 주지 않기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부자들은 정경유착, 탈세 등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돈을 모은다. 그러다 법망에 걸리면 비로소 기부를 선언한다. 이를 통해 법의 심판과 사회적 비난을 모면하려고 한다. 기업과 기업가는 진정한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 기업은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해 가면서도, 기업가의 정신은 아직도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재산 절반이상 기부키로 한 미국의 부동산 재벌인 엘리 브로드 부부는 ‘큰 재산을 갖는 축복을 누린 사람들은 이를 지역사회나 국가, 세계에 돌려줘야 한다. 누군가를 위해 ‘기회’, 또 다른 누군가는 이를 ‘책임’이라고 말하지만 우리 부부는 특권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부 의미를 밝혔다. 이제 한국의 부자들도 자신이 받은 축복을 사회에 돌려줄 때가 된 것이다.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주’실천해야 할 때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얘기한 것은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뜻일 것이다. 대기업이 이윤을 독식하지 말고, 부를 보다 넓게 재배분해 보자는 것은 바로 기부의 철학과 맥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7년 우리나라의 기부 규모는 8조7천여 억원이다. 1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그 사이 개인 기부액이 3배 가까이 늘었다. 저명인사들 사이에서도 기부 물결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기부금이 50억원에 달하는 가수 김장훈, 전남 해남 땅끝마을 아이들의 공부방이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3억원을 후원하는 등 6년여 동안 약 15억원을 남몰래 기부해온 배우 문근영, 아시아와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꾸준히 선행을 베풀어온 배우 차인표·신애라 부부 등이 연예인 기부천사로 유명하다.
또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홍명보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은 2003년부터 여러 사회복지재단에 기부금을 전달해 왔다. 그는 1억원(법인은 30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정회원 35명 중 11억1천만원을 기부해 최고액 기부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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