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비부머들이 은퇴 후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재테크, 부동산 투자, 보험 상품 가입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베이비부머들은 최근 은퇴 후 노후 자금 마련의 일환으로 창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30년 간 직장생활만 해왔던 베이비부머는 창업 시 실패를 경험하게 될까봐 쉽게 창업에 뛰어들지 못한다. 지난 6월 잡코리아가 베이비부머 345명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3.8%(123명)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서 남아 있을 수 있는 데까지 근무하겠다’고 답한 반면, 15.7%는 ‘창업 또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으며 곧 퇴사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베이비부머는 퇴직 후 창업 외에는 별다른 경제 활동을 생각해 내지 못하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자녀 교육비는 물론 의료 생활비 등 4인 가족 평균 월 400만 원이 들고, 길어진 고령사회에 대한 대비 등으로 은퇴 후 일을 멈출 수 없는 게 현실이어서 창업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 업종 선정 요령
창업하려면 먼저 창업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20~30년간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해온 베이비부머라도 부모 부양부터 자녀 육아까지 지출이 많다보니 재테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투자금 부족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최근 퇴직자들이 창업을 위해 가장 먼저 손을 대는 것이 바로 집 담보 대출이다. 모아놓은 자금이 부족하다보니 집을 담보로 하여 창업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집 담보 대출은 신용 대출보다 이자 부담이 적지만, 창업에 실패했을 때 담보를 잃을 수도 있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대출과 지인의 손을 빌리기 전까지 창업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자신이 보유한 투자금에 맞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창업을 자금대별로 나누면 1억~1억5000만 원 수준의 ‘생계형 창업’과 3억 원 이상이 드는 투자형 창업이 있다.
삼각김밥과 규동전문점 ‘오니기리와이규동’(www.gyudong.co m) 빠른 회전율 때문에 작은 평수에서 가능한 업종이다. 수작꼬지요리점 ‘아부라’(www.abura.co. kr)는 동네 부근에서 33㎡(약 10평) 내외 규모로 창업한다면 1억 원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생계형 창업 외에는 투자 규모가 큰 투자형 창업이 있다. 투자형 창업은 다시 경력개발형, 위탁관리형, 반부재지주형 등으로 나뉜다.
반부재 사장형 창업은 미국에서 인기를 끄는 방식으로 최근 국내에서 각광받고 있다. 즉 매장 운영을 책임질 전문 직원을 채용해 운영을 맡기고 창업자는 가끔씩 들러서 매장 현황을 보고받는 식이다.
남부터미널 인근 센트럴호텔 맞은 편에 위치한 건물 1층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봉수(50·벨라빈스커피 남부터미널점) 씨는 1989년부터 자동차 엔진부품 생산연구소에서 22년 간 근무하다 49세에 퇴직하고 창업했다. 김씨는 오전 8시부터 밤 12시 운영 시간 중에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본사에서 지원해준 매니저에게 업무를 일임한다.
신개념 편의점 ‘하모니24’(ww w.harmony24.co.kr)와 유기농판매점 ‘해가온’(www.hegaon.com) 등 판매점 역시 반부재 타입으로 운영하기가 쉽다.
투자형 창업에는 위탁관리형 창업도 있다. 자본과 전문 경영과의 만남인 위탁관리형 창업은 투자할 여유 자금은 있는데 건강이나 다른 이유로 직접 운영에는 참여하고 싶지 않은 퇴직자들이 활용해 볼만한 창업 방식이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에서 위탁관리형 창업 제도를 두고 있는 업체를 활용하면 된다. 위탁관리형 창업의 성공 포인트는 믿을 수 있는 본사를 선정하는 것. 이 분야에 경험이 있고 본사의 제정 및 운영 능력이 튼튼하며, 아이템이 유행을 타지 않고 안정적일수록 유리하다.
취미형 창업도 있다. 대단위 주택가 주변의 DIY 목공방이나 수제양초공예, 도자기공예방 운영 등이 여기에 속한다.
자금대별 창업 외에도 자신의 경력을 십분 살리려는 이들은 경력개발형 창업 분야에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서는 창업 준비 부족으로 인한 빈번한 폐업, 자영업자의 고령화 및 혁신성 부족, 폐업 시 재도전 기반 미흡 등 창업 시장의 불안정한 상황에 대한 개선안으로 경력개발형 창업 지원을 내놓고 있다. 2010년 하반기에는 800명 규모의 맞춤형 창업 교육, 컨설팅, 자금 및 보증 지원을 진행했다. ‘시니어창업넷’(www.seniorok.kr)에서 세부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창업 성공 노하우
퇴직자들이 창업에서 성공하려면 업종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업종을 선택했다고 해도 관련 업종을 미리 경험하여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도 성공을 위한 방법 중 하나다. 2막인생을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필요한 분야의 교육이수, 별도의 공부, 시장 조사 등을 통해서 변신준비해야 한다.
강남역 상록회관 인근에서 15평 규모의 일본식라멘전문점을 운영하는 정번식(48·하코야 상록회관점·www.hakoya.co.kr) 씨는 직장에서 명예 퇴직한 후 2년 간 준비한 후 창업하여 성공한 케이스.
원래부터 음식점을 창업하기로 했던 정씨는 바로 창업하지 않고 2007년부터 2008년까지 노동부에서 주관하는 조리사 양성 과정을 수강해 중식과 일식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해 서울대학병원 스카이라운지에서 요리사로 1년 간 일했다.
2년 간 이론과 실무에 대한 준비가 끝났다고 판단한 정씨는 2009년 8월부터 창업을 위해 정보를 취합한 음식점을 오픈했고 하루 15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성공을 그리고 있다.
이 외에도 입지 선정 역시 성공 창업을 위해 무척 중요하다. 지금까지 비축해둔 창업 자금 대부분을 창업에 투자하는 만큼 남보다 더 많이 발품을 팔아서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이 좋다.
분당 야탑역 인근에 생맥주전문점을 오픈한 이용혁(57·치어스 야탑점·www.cheerskorea.com) 씨는 1년 간 60여 곳의 매장을 일일이 분석한 후 창업해 하루 평균 25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씨는 근 1년간 수첩에 일정을 빼곡히 적어두고 60여 곳 매장을 매일 방문해 시간대별 매출, 주변 상권의 상황, 서비스 질 등을 꼼꼼히 분석했다.
일단 매장을 오픈한 이후에는 어떻게 운영할 지도 무척 중요한 요소다. 베이비부머는 창업 시 경력에 맞는 업종을 선택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
이 외에도 심리적인 측면에서 경계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샐러리맨 마인드를 버려야 하는 것이다. 즉 과장은 과장, 부장 출신은 부장의 마인드를 버리지 못하면 창업자로서의 책임감과 주도성은 떨어진다. 어중간한 권위의식으로 고객을 대하고, 직원들에게 지시중심으로 일을 하는 성향이 경영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또 사업의 성장성이나 내용, 본인의 신념보다는 과시성을 고려해서 업종을 선정하거나 무리하게 투자해 화를 자초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이러한 샐러리맨 마인드를 버려야 성공할 수 있다.
안전창업 1등 항해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 www.changup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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