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경쟁력 갖춘 ‘친환경 제품’ 인기몰이
“친환경 제품의 이점은 알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구입이 꺼려진다?”최근 ‘알파그린’이 주목받고 있다. 알파그린은 친환경 제품의 단점을 보완한 신조어. 값 비싼 친환경 제품의 이미지를 벗고 가격 부담을 줄이고, 효율성과 기능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웰빙 문화의 확산으로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기업들 역시 ‘환경 지킴이를 표방해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수익까지 올릴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을 개발해 내놓는데 열성을 보였지만 판매량은 미진했다.
‘전기’와 ‘유류’를 원료로 삼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대표적인 친환경 제품이다. 연비와 각종 공해 요소를 줄여 획기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초기 구입비용이 일반 자동차보다 10% 이상 비싼 점 때문에 판매가 부진했다. 초기 구입비용의 문제만은 아니다. 연료 구입비와 연비의 상관관계를 일목요연하게 분석해 본 소비자들은 일반 차량 쪽에 더욱 매력을 느꼈다.
이렇듯 친환경적인 상품에 경제성을 함께 강조하는 소비자에게 ‘경제적인 친환경 제품’을 공급하려는 ‘알파그린’ 개념이 창업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웰빙’ 문화의 진화 형태인 ‘알파그린’ 업종을 알아보자.
식자재를 업그레이드하라!
외식업 분야에서는 ‘친환경’은 곧 ‘웰빙’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었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은 ‘친환경’ 식자재 역시 몇 가지 등급으로 나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00% ‘유기농’ 식자재는 지속적인 관심을 끌고 있으며 이를 소비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유기농과 친환경 야채는 분명히 다르다. 유기농 야채는 화학비료, 유기합성농약, 가축사료첨가제 등 일체 합성화학물질을 3년 간 쓰지 않은 토양에서 자란 야채를 말하는 반면, 친환경 야채는 범위가 넓은 편이다. 1년 이상 유기합성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전환기 유기농’, 유기합성농약은 쓰지 않되 화학 비료를 덜 준 ‘무농약’, 농약을 적게 사용하는 ‘저농약’ 개념을 모두 포함한 개념.
유기농 야채는 ‘친환경’이라는 개념에 포함되지만, 완전 유기농과 친환경 야채 간에는 2~4배 이상의 가격 차이가 난다.
유기농 샤브샤브전문점 ‘정선채’(www.sshabu.com)에서는 샤브샤브용 야채인 적겨자, 치커리, 쌈케일, 근대, 로즐 등을 100% 유기농으로 공급하면서 대표 메뉴인 등심 샤브샤브의 가격을 1인분에 8000원에 제공하고 있다. 칼국수면 역시 유기농 신선초 분말가루로 반죽해 내놓는다.
일반 샤브샤브전문점의 1인분 가격에 비해 1~2000원 정도 비싸지만, 유기농 야채를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만족도는 높다. 유기농 야채를 실제 구입했던 경험이 있는 고객들이 가격대에 동의하고 만족하기 때문.
정선채의 김정선 사장은 “유기농 농장과는 ‘계약 재배’ 방식의 계약을 맺어 저렴하게 야채를 공급받고 있다”면서, “농장 내 일정 섹터를 할당받고 생산된 야채를 모두 구입해야하는 조항이 있기에 재고량 부담이 만만치 않은 계약 조건”이라고 밝혔다. 유기농 야채를 일주일 신선하게 보관하는 노하우를 갖추고, 농장과 익일 배송 체계를 갖춘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유기농 야채를 공급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수요 예측이 어긋나 식자재가 모자란 경우 도심 인근에서 유기농 야채를 조달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
일본식수제삼각김밥전문점 ‘오니기리와이규동’(www.gyudong.co m)은 일본식 삼각김밥과 규동의 매출 비중이 90%로 쌀 소비량이 높다. 본사의 식자재 중 쌀의 비중이 70%가 넘는다.
고객들이 이곳 음식을 먹을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쌀의 품질. 지난해까지 당진지역 내 일반 쌀을 사용해 오던 것을 올해부터 ‘오뚜기 씻어나온 맛있는 쌀’을 도입했다. 이 쌀의 특징은 쌀 고유의 맛층을 남기고 쌀겨만을 제거한 ‘SJR’(Super Jiff Rice) 공법으로 만든 점. 한톨한톨 살아있는 밥맛을 제공하기에 오니기리와 규동에 적합하다.
일반적으로 밥을 짓기 위해 쌀을 물에 담그며 쌀 속에 물이 흡수되어 표면층이 약해지게 마련이다. 게다가 쌀을 손으로 비벼 씻으면 쌀 표면에 상처가 나고 균열이 생겨 밥의 윤기가 떨어진다.
본사 이 태형 상무는 “대기업의 기능성 쌀을 납품한 이후부터 가맹점 평균 매출이 10% 이상 향상되었다”면서, “쌀을 씻는 시간과 물을 절약하는 등 가맹점의 고정비와 인건비 절감에도 효과를 발휘한다”고 밝혔다. 현재 가맹점 한곳에서 소비하는 쌀은 하루 30kg 정도.
쌀 시장의 알파그린 현상은 일반 소비 시장까지 유기농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얼마 전 만해도 유기농 쌀과 친환경 쌀의 가격차가 3~4배에 달해 부담스러웠지만, 쌀 소비량의 급감으로 인해 유기농 쌀의 가격이 일반 쌀에 비해 2배 수준으로 낮아진 것.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현상 역시 유기농 쌀의 인기를 견인하는 이유다.
유기농 쌀 정미 브랜드 ‘미사랑인들’(www.misarang.co.kr)의 송성원 본부장은 “본사의 유기농 쌀 소비량은 40% 가량 높아졌다”고 밝혔다. 현재 미사랑인들에서는 마트 내 정미 코너 운영의 성공을 바탕으로 동네 어귀에서도 유기농 쌀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정미기기 무인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04년부터 개장한 한식당 ‘쥐눈이콩마을’(www.yakong.co.kr)은 지난해 중기청에서 시행한 프랜차이즈화 사업자로 선정되어 올해부터 가맹사업을 벌이고 있다.
쥐눈이콩마을은 음식을 통해 건강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이유로 지난해 500여 신청업체를 제치고 선정된 것. 정부는 약콩으로 알려진 쥐눈이콩으로 만든 간장, 된장, 고추장, 식초로 만든 요리가 건강식품으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쥐눈이콩은 예부터 약콩으로 불려온 만병통치약. 최근에는 과학적으로도 효능이 입증되어 각광받고 있다. 근대화 이후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었지만, 쥐눈이콩마을에서는 이를 이용해 된장, 고추장, 간장, 식초 등을 만들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에서는 콩가루, 밀가루, 화학조미료를 첨가하지 않고 100% 콩과 소금만 넣어 1년 간 발효하는 전통방식대로 된장과 고추장을 빚었다. 만드는 공정이 까다롭고 천연재료만 고집하다보니 식자재 값도 만만치 않다고.
2004년 사업을 시작할 때만해도 평범한 한정식전문점 정도였지만, 쥐눈이콩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웰빙 맛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음식점 성공에 힘입어 유통업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집에서도 된장과 고추장을 맛보고 싶다는 고객의 의견을 받아들여 백화점과 쇼핑몰에서도 판매하기 시작한 것. 외식업에서 유통으로 영역이 넓어지자 매출도 한 해 2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쥐눈이콩을 응용한 매화(1만6500원), 산수유(2만2000원), 목단(3만3000원) 등 3가지 종류의 코스 요리를 선보인다.
활발한 R&D로 가격 낮춰
일반 공기 청정제보다 시공 성능이 우수한 친환경 실내환경전문업체 ‘반딧불이’(www.ezco.co.k r)는 국내 최초 오존을 이용한 실내환경 개선기술을 가진 기업. 친환경 기술을 이용해 새집증후군과 아토피, 알레르기성 비염 등 환경질병을 예방하고 곰팡이, 진드기 등을 제거하는 토털 실내 환경 개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반딧불이의 차별성은 오존 기술과 공기세정 기술을 결합해 탄생시킨 ‘환경치유’ 공법에 있고, 선진국형 환경원인 질병을 첨단장비와 천연원료에 기반한 과학적 공정을 적용하는 복합시스템으로 알레르기, 환경정화 등 화학적 오염물질을 영구적으로 소멸시키는 고품질 시공으로써 크게 촉매공정, 오존공정, 공기세정공정 3단계로 이뤄진다.
우선 촉매공정에서는 촉매제를 통해 가구나 목재에서 나오는 방부제 등 유해물질을 제거하고 이어 오존을 통해 실내공기 중의 유해물질을 분해하게 된다. 오존은 염소보다 7배나 강한 살균능력이 있으며 유해물질과 작용한 뒤에 음이온을 남기고 산소로 환원되어 쾌적한 환경을 돕는 친환경 물질이다. 마지막으로 공기세정공정에서는 실내공기 중의 미세먼지와 세균 등을 제거하게 된다.
함수진 대표는 “실내환경 서비스 외에 ‘반딧불이크림’과 ‘반딧불이비누’를 자체 개발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며 “반딧불이크림은 100% 올리브오일에 산소 가공을 통해 고순도 산소를 결합시켜 만든 제품으로 항바이러스ㆍ세균작용으로 피부미용과 피부질환에도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천연향기관리업체 ‘바이오미스트’(www.biomist.co.kr)는 최근 여름철 천연살충제 수요 때문에 항상 각 가맹점 매출이 20% 안팎 향상되었다. 이곳의 살충제는 천연식물에서 추출한 것으로 화학살충제와 달리 음식점 등에서 사용해도 전혀 무해한 것이 특징이다.
바이오미스트는 천연살충제 외에도 ‘허브 정유 조성물에 관한 특허’ 등 향기 관련 특허만 11개를 보유하고 있다. 모든 기술은 바이오미스트의 부설 연구소(충남대학교 소재)에서 개발된다. 현재는 국내는 물론 세계 특허를 낸 천연 약재를 이용한 기록물 소독기와 농장 소독기 등 초일류 상품을 개발하고 해외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바이오미스트는 향기관리 사업을 통해 전국 70여개 가맹점을 운영한다. 1995년 국내 최초로 향기관리 사업을 시작한 이곳은 마케팅 향기, 해충 관리, 유해균 관리, 악취 관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본사의 최영남 상무는 “천연살충제는 화학살충제에 비해 20% 가량 가격이 비싼 편”이라고 밝히면서, “최근 고객들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대량 생산에 돌입했기에 10% 가량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www.changup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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