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중식, 일식이 대결한다
한식, 중식, 일식이 대결한다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 소장 
  • 입력 2010-02-09 11:31
  • 승인 2010.02.09 11:31
  • 호수 824
  • 3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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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면요리 삼국지
한국대표 봉채국수(맨위) - 중국대표 상하이짬뽕(가운데) - 일본대표 하코야

지난 10년간이 김밥·우동의 시대였다면 올해에는 국수, 일본라멘, 짬뽕의 삼파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작년 최고 히트 아이템인 국수전문점은 관련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10여개가 넘었다. 또 일본전통면과 짬뽕전문점도 15평 내외 점포에서 인기를 얻는 아이템으로 해외여행 경험이 늘어나면서 대중적인 수요를 등에 업고 급속히 대중화되고 있다.

면요리 창업에도 공식이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 같은 면이라도 어떤 나라에서 발전한 것인가에 따라서 성공 비법은 따로 있다. 식자재 관리 요령이라든지 맛을 내는 요소, 직원 관리 노하우, 서비스 등 따져봐야 할 것들이 많은 것. 최근 찬바람이 불면서 따뜻한 면을 생각하는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 한국의 전통국수, 일본의 라멘, 중국의 짬뽕이 전면전을 치루는 계절이 온 것이다. 선배 창업자들이 전하는 한·중·일 면요리 전문점 운영 비법에 대해 들어 보았다.


면에 특별함을 더해라!
봉채 쌀국수

한식의 단점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고 특별하지 않다는 것. 잘한다고 소문난 국수집을 찾아도 어머니의 진한 멸치 육수로 만든 잔치국수보다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특별함이 부족한 한국식 국수로 성공을 거둔 경우가 있다. 클로렐라와 당근 등을 넣은 면과 경기미 쌀국수로 한국식 국수에 특별함을 부여한 것이 성공 포인트.

지난 7월 신설동역 3번 출구 인근에서 15평 규모의 전통국수전문점을 낸 안정미(50·봉채국수 동대문점·www.bon gchai.co.kr) 씨는 월 평균 24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평일 점심 때는 테이블이 8회전할 정도로 호황이다. 안씨 점포의 인기 비결은 천연재료로 만든 칼칼한 비빔 소스와 멸치로 우려낸 육수. 게다가 클로렐라와 당근으로 색깔을 넣은 면과 경기미로 만든 쌀국수가 인기를 끌었다.

회사원들이 몰리는 오후 12시에서 1시 반까지는 피크타임. 아무래도 짧은 점심시간 안에 효율적인 식사를 원하는 직장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주문 후 6분 안에 음식을 내놓는다.

본사에서 매장으로 배달하는 분말육수는 오이, 당근, 양파, 표고버섯 등의 신선한 야채와 멸치, 북어, 홍합 등 22가지 천연 재료로 만들어 맛이 깔끔하고 끊이면 되기 때문에 조리도 간단하다. 안씨는 “직장인들이 입맛을 잡으려면 맛과 양을 만족시키는 것은 물론 음식을 빨리 내야 한다”고 말했다.

1995년부터 건축 일을 하다가 외식업을 선택한 안씨는 국수집을 염두에 뒀다. 한국식 국수집이라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던 것.

개인 창업을 고려하던 안씨는 현재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매장을 둘러보고 현대적 인테리어에 반해 프랜차이즈 창업을 결심했다. 안씨는 한국식 국수집하면 의례 허름한 매장을 생각했었다고.

거주중인 상계동 근처인 동대문 근처에 점포구입비를 제외하고 6000만원을 투자해 매장을 오픈했다. 15평 규모의 점포에는 테이블 11개가 배치되어 있고 천막을 쳐 옥외 테이블 4개를 추가로 운영한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안씨가 장사를 준비하는 것은 오전 10시 반부터. 오픈하자마자 바로 예약전화가 오기 때문에 사실상 30분 일찍 장사를 준비해야 한다. 매장 운영은 안씨와 여동생과 정직원인 매니저 1명이 일한다. 점심시간에는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1명을 추가로 고용했다.


중화요리 이젠 ‘짬뽕이 대세’
상하이짬뽕

저녁 10시 30분 홍대 정문 맞은편 놀이터 길 2층 건물에 위치한 짬뽕전문점에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65여석의 가게 안은 손님들로 빼곡했다. 지난해 12월 오픈한 이곳은 (김재윤 점주·38세·상하이짬뽕 홍대점·www.sa nghaichampong.com) 메뉴, 가격, 서비스 등 기존 중국집들과 다른 스타일을 선보여 방문한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짬뽕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해물요리인데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로 최근 숙취해소 요리로도 많이 찾고, 매운 맛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딱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0년간 무역업 사장으로 있던 김씨가 외식업에 자신 있게 뛰어 든 이유는 무엇보다 72년 전통의 중식 전문 프랜차이즈 기업이 런칭한 브랜드라는 믿음이 컸다고 한다.

“본사의 오랜 경험과 정성이 담긴 레시피가 메뉴얼화 되어 있고, 본사에서 진행하는 정기교육을 이수하면 특별한 조리기술이 없어도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 용기를 얻었죠”

김씨 매장의 효자상품인 ‘상하이짬뽕’의 가격은 3500원. 기존 중국집에서 판매되는 짬뽕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놓고 있다.

화학 첨가제, 인공 감미료 등을 배제한 20여 가지 엄선된 식재료로 우려낸 육수는 깊고 시원한 맛을 낸다. 주문과 동시에 바로 뽑아 내놓는 쫄깃한 면발 또한 현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인기 요소 중 하나.

홍합, 오징어, 굴 등의 해산물 등 홍합짬뽕이나 모듬해물짬뽕, 굴짬뽕 등 다양한 짬뽕메뉴를 5천원의 가격으로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또한 3500원의 ‘상하이 짜장’과 찹쌀로 만들어 쫄깃하고 달콤한 9000원대의 ‘찹쌀탕수육’도 인기다.

24시간 운영하고 있는 김씨 매장을 찾는 고객 대부분은 홍대 상권의 다양한 유동인구.

“오후 12시에서 2시 사이 점심시간부터 9시까지 이어지는 저녁타임동안 7~8회의 회전율이 나정도가 나옵니다. 주말 홍대 인근 클럽을 방문한 고객들이 새벽 3~4시에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방문을 하고, 주변 노래방, 주점업소 직원들도 늦은 시간에 매장을 찾아 식사를 합니다. 또 상수역과 합정역 인근의 30대 초반의 직장인들의 방문율도 높은 편이죠”

현재 김씨의 평일 평균매출은 200만원 선, 주말은 300만원 선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한 이곳은 깔끔한 인테리어와 복장으로 기존 중식당의 비위생적인 이미지를 개선했다는 부분에서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건물 2, 3층에 위치한 김씨의 매장은 건물 밖에서도 매장 내부를 볼 수 있게 전면을 통유리로 꾸몄다. 특히 3층에 위치한 주방을 고객들이 CCTV로 조리과정을 직접 볼 수 있게 하여 위생적인 문제에 있어 고객이 안심하고 식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했다.

“전반적인 인테리어 컨셉은 젊은 층의 취향에 맞춰 세련되고 깔끔하게 꾸몄습니다. 따뜻한 느낌을 주기 위해 오크색으로 65개의 좌석을 준비했고 모던한 분위기의 조명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죠”

김씨는 앞으로 계절별 특색 있는 인테리어 아이템을 찾아 매장을 업그레이드시켜 고객들에게 늘 신선한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1월 말까지 시행하고 있는 ‘짬뽕 원 플러스 원 행사’의 반응이 너무 좋아 판촉물 행사, 인터넷 블로그 마케팅과 키워드 마케팅을 포함, 추가적인 이벤트도 실시할 계획이다.


‘일본적인 맛’이 성공한다
하코야

국내 외국 음식점의 화두는 단연 한국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기존 첨가물을 빼거나 더하거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2000년부터 국내에 들어온 일본식 라멘은 한국에서 실패한 사례로 꼽힌다. 인지도 높은 일본식 라멘 브랜드가 전혀 없는 점도 이를 반증한다.

이들이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구동성 무리한 한국화로 인해 특별함이 사라진 점을 꼽는다. 전문점의 특성 상 마니아를 공략해야 하는데 이에 실패한 것.

20년 동안 주유소만 운영하다가 지난 9월 일본정통면요리전문점을 오픈한 김용진 씨는 최근 평일 130만원, 주말 2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눈 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씨는 “외국 음식점은 대부분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려고 정통성을 지키지 못한다”며, “전문점은 단골 고객 장사를 하는 것이 맞고 거기에는 정통의 맛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본색이 짙은 메뉴를 내다보니 처음 고객들의 반응은 ‘짜다’였다. 일본 정통 라멘은 한국의 면 요리에 비해 소금 간이 많은 편이다. 오픈하기 전부터 예상했던 일이지만, 고객들의 반응을 보고 맛에 대해 가맹본사에 의견을 구했다. 가맹본사에서는 고객의 반응에 일일이 따르기 보다는 매뉴얼 그대로 음식을 내라고 조언했다. 한 달이 지나면서 김씨 매장은 80% 이상 단골 고객 위주로 매장이 운영된다. 중독성 있는 맛에 매료되어 일주일에 4~5번 매장을 찾는 고객도 눈에 뛴다.

이곳의 라멘은 일본식 짬뽕을 포함해 총 7가지로 단출한 편이다. 이들 메뉴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이다. 일본의 100여 가지 유명 라멘 중에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다고 판단된 7가지 메뉴만 들여온 것. 이씨는 “전문점의 경우 메뉴의 가짓수를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한번 아니면 영원히 아닌 고객과 한번 먹으면 평생 고객으로 남는 것이 일본식 라멘의 특성”이라고 말했다.

원래부터 요리에 관심이 있었던 김씨는 직접 조리를 하면서 외식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외식업은 처음인 만큼 투자금 규모가 작은 몰 창업에 도전했다. 권리금 없이 보증금 5000만원에 18평 매장을 얻었고, 개설비는 7000만원이 들었다.

18평 규모 매장에는 테이블 18개, 좌석수는 44개. 현재 매장에서 올리는 일 평균 매출은 평일 130만원, 주말에는 200만원이다. 주 타깃 층은 20대가 70%로 단연 앞서고, 30대 20%, 40대 이상 10% 수준이고, 남녀 비율은 비슷하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전업 주부였던 아내도 매장에 나와 일을 돕는다. 몰리는 시간에는 서빙을 돕고, 설거지도 한다고. 이곳의 직원은 정직원 주방 2명, 홀 1명,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는 4명이 일한다. 김씨는 향후 외식업 매장을 주유소 규모로 키울 생각이다. 현재 운영 중인 매장은 더 큰 매장을 운영하기 위한 시험대인 셈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www.changupok.com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 소장  www.changup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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