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창업시장은 불황의 그늘이 여전히 짙게 드리웠던 가운데 전반적으로 침체된 한 해를 보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그러나 내년은 올해와는 다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2010년 창업시장은 한 동안 움츠리고 있던 상태에서 벗어나 모처럼 기지개를 펼 것”이라고 전망하며,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신규 창업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데다, 정부가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프랜차이즈 창업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는 것도 호재”라고 말했다. 내년 창업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주요 트렌드 6가지를 짚어본다.
[1] 식을 줄 모르는 ‘막걸리 붐’
2009년을 뜨겁게 달궜던 막걸리 열풍이 2010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웰빙 트렌드를 타고 마시기 편하면서도 유산균, 식이섬유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막걸리가 서민 술을 넘어 국민 술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막걸리의 소비 증가는 물론 막걸리전문점 창업도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프랜차이즈 막걸리전문점들이 생과일 등을 섞어 만든 ‘칵테일 막걸리’와 같은 세련된 막걸리를 내놓으면서, 종전 막걸리의 비소비층이었던 여성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이 막걸리 저변 확대에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
퓨전전통주점 ‘짚동가리쌩주’(www.zipsseng.net)는 청포도막걸리, 딸기막걸리 등의 칵테일 막걸리를 선보이고 있다.
생과일 즙을 그대로 섞어 만들어 색과 향이 좋을 뿐 아니라 알코올 도수도 3도에 불과해 여성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홍합요리전문주점 ‘홍가’(www.ho ngga.co.kr)에서는 ‘막카리타’라는 이름의 막걸리 칵테일을 내놓았다. 바나나, 홍시, 블루베리를 얼려 막걸리와 함께 갈아 만든 새로운 스타일의 칵테일이다.
[2]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은 ‘카페’ 인기 지속
소비자들이 삶의 질이나 휴식을 중시하고 고급문화를 향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생활의 여유를 갖게 해 주는 문화 공간으로서 커피전문점 등 카페의 인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커피전문점의 경우 이미지가 깨끗하고 다른 외식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영이 수월하다는 점에서 주부 등 여성 창업자나 화이트컬러 퇴직자들의 관심이 높다. 요즘에는 20~30대 젊은 창업자들의 1순위 선호 아이템으로 꼽히기도 하는 업종이다.
이러한 커피전문점의 인기에는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맛, 경쟁력 있는 가격 정책, 다각적인 가맹점 전개 전략 등을 내세워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토종 커피전문점 브랜드들의 선전도 한 몫 하고 있다. 토종 브랜드들의 성장은 커피전문점 창업을 고려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커피&와플전문점 ‘카페베네’(www.cafebene.co.kr)는 싱글오리진커피, 와플, 젤라또 등 다양한 메뉴와 20~30대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독립공간형 인테리어로 기존 시장과 차별화해 100호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3] 실속형 ‘소자본 아이템’ 강세 지속
실속과 안정성을 겸비한 소자본 창업 아이템의 강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창업시장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은 크지만, 여전히 몸을 사리는 창업자들은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소자본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도시락전문점, 분식전문점 등 점포 임차비용 등을 모두 포함해 5000만~1억 원 이내에 창업할 수 있는 업종들이 그 주인공.
초기 투자비용이 적어 실패에 대한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데다, 감가상각이나 투자비 회수 측면에서도 유리해 자금 여력이 부족한 퇴직자나 주부 등 초보창업자들의 관심이 높다. 특히 요즘에는 테이크아웃이나 쿡리스 등으로 점포비나 인건비를 줄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한 아이템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테이크아웃 도시락전문점 ‘한솥도시락’(www.hsd.co.kr)은 손님이 직접 점포에 와서 도시락을 사가는 테이크아웃 방식을 도입해 점포 크기를 줄였다. 큰 점포가 필요치 않아 점포비를 대폭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배달 인력이나 매장 서비스가 필요 없어 인건비 절감에도 큰 도움이 된다. 편의형 분식전문점 ‘푸딩’(www.uprofooding.com)은 쿡리스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기존 분식전문점은 30~40㎡ 규모의 점포라도 보통 4~5명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쿡리스 시스템으로 그 절반인 2명 정도면 충분히 운영이 가능해 인건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4] 친환경 열풍으로 ‘그린비즈니스’ 관심 커져
친환경 녹색 성장 바람이 일면서 ‘그린비즈니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린비즈니스는 미국, 일본 등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성황을 이루고 있는 아이템 중의 하나이다. 국내에서도 친환경 상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다양한 친환경 창업 아이템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유망 업종군을 형성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을 배경으로 천연제품을 사용해 실내 환경을 개선하고 관리해 주는 실내환경관리업이 뜨고 있다. 확실한 소비시장을 갖고 있어 수익 안정성이 높은 데다, 점포 없이 1000만~2000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무점포로 창업할 수 있어 초기 투자비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에코미스트’(www.ecomist.co.k r)는 천연제품을 사용해 실내 공기 중에 있는 부유세균과 냄새 등을 제거함으로서 쾌적한 실내 환경을 제공해 준다. 화학성 방향제와 달리 부작용이나 독성이 없을 뿐 아니라 방충 기능까지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 최근에는 대형 공조시스템과 기록물 보존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어 미래형 유망 사업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4] 베이비붐 세대 퇴직으로 ‘시니어 창업’ 증가
2010년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창업시장 진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전쟁 이후 1955년부터 산아제한책이 시행되기 직전인 1963년 사이에 태어나 현재 47~55세에 해당하는 중장년층 시니어 집단. 기업의 평균정년이 56세임을 감안할 때 2010년부터 이들 중장년층 시니어들의 은퇴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 중장년층 시니어의 재취업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퇴직 이후 생계 수단 확보 등의 경제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창업을 선택하는 시니어층이 대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50대 이상 자영업자 수는 1995년 96만 명에서 2001년 129만 명, 2007년 190만 명으로 늘어나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어느 정도 경제적 기반을 갖춘 중산층 시니어들의 창업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발맞춰 어린이 교육사업이나 프리미엄 커피전문점, 보쌈전문점과 같은 중대형 음식점 등 이른바 중산층 창업 아이템이 관심을 받고 있다. 소위 남 보기에도 괜찮은 데다 노동 강도에 비해 수익성도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더불어 직접 점포를 운영하지 않고도 매월 일정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형 창업 방식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자와 가맹본사가 공동으로 비용을 투자해 점포를 개설하고 운영은 본사가 담당하는 ‘공동창업’이나 창업자가 가맹본사에 점포 운영 전반을 위탁하는 ‘위탁경영 창업’ 등이 있다. 이러한 창업방식은 기술과 자금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재테크 개념의 창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5] 정부, 프랜차이즈 산업 활성화 방안 발표
프랜차이즈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2010년 창업시장의 특징 중 하나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9월, 오는 2012년까지 가맹점 1000개 이상의 국내 브랜드를 100개 육성하는 ‘프랜차이즈 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슈퍼마켓은 물론 택시, 관광호텔, 직업소개소 등 중소 서비스업의 프랜차이즈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창의성과 사업성이 뛰어난 프랜차이즈 기업을 창업하는 경우 5000만원 한도에서 초기 비용의 70%를 지원하며,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프랜차이즈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우수한 중소 프랜차이즈 기업에 대해서는 제조업에 준하는 수준으로 인력과 연구개발 부문에 지원할 방침이다. 기존 자영업자의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www.changupkorea.co.kr
강병오 (주)FC창업코리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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