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여심을 잡아라!
흔들리는 여심을 잡아라!
  • 이경희 한국창업경영연구소장
  • 입력 2009-10-27 12:57
  • 승인 2009.10.27 12:57
  • 호수 809
  • 2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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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을 잡는자가 성공 잡는다
야무야무(위) 구스띠모(아래좌) 더궁

2009년 7월말 부천역 근처에 80평 규모 카페형 퓨전요리주점을 창업한 임종균(33세·야무야무 부천점·www.yamuyamu.co.k r)씨는 오픈 후 2달 만에 평일 일평균 250만원, 주말평균 35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부천역 중심 상권에 아직까지 카페형 퓨전요리주점이 없다는 이점과 부천 상권의 특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그는 창업에 자신이 있었다고. 그의 매장은 2층 전면 통유리로 구성, 먹자골목 초입에서 단연 눈에 띈다.

임씨가 이처럼 단기간 내에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데는 여성고객을 타깃으로 한 럭셔리한 인테리어 등의 시설 투자 및 직원 관리에 만전을 기했기 때문. 편안한 소파와 화려한 샹들리에, 커튼 등 소품을 활용, 카페풍의 매장으로 오후 5시 카페로 유입되는 여성 고객들을 붙잡고 있다.

또한 이곳은 원팩으로 사용되는 인스턴트식 안주를 지양, 전문요리사가 주방에서 직접 요리를 해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임씨는 “남성들이 주로 찾는 소주보다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스무디 과일칵테일’이 안주와 함께 많이 나가고 있습니다. 또 다른 호프집에 비해 와인과 세계맥주가 많이 팔리는 편이죠.” 라고 강조한다. 앞으로 임씨는 여성고객만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할 예정이다.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음주를 즐길 수 있는 독립 공간을 팀별로 제공하죠. 20대 초반 여성들에게 특히 반응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여성 간의 모임 장소는 주점보다 카페였다. 일반적인 맥주전문점은 탁 트인 장소에서 여러 고객이 뒤섞여 술을 마시는 것. 여성들은 옆 테이블의 담배연기 때문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고, 남성 위주의 공간이다 보니 여성에게 쏠리는 부담스러운 시선 탓에 마음놓고 술을 마시기도 힘들었다. “8년 동안 맥주집을 운영해 보니 험악한 말이 오고가는 시비도 잦아서 여성끼리 매장을 찾는 경우는 드물었죠.”

현재 정씨가 운영하는 룸테마주점은 여심을 사로잡는 요소가 많다. 전문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세련된 감각의 벽지와 소품은 모던한 호텔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여기에 은은한 조명이 더해져 카페에 버금가는 안락함을 전한다.

전문 바텐더가 2년에 걸쳐 연구해 내놓는 과일 칵테일 소주도 여성들에게 인기. “여성들은 일반 소주보다는 과일이 가미된 칵테일 소주를 선호하죠. 이곳의 칵테일 소주는 10가지 과일과 소주에 레몬을 넣어 맛이 깔끔하고 숙취가 없습니다.” 전체 75평 규모의 정씨 매장에는 29개의 개별 룸이 있다. 개점 시간인 4시부터 다음날 새벽 7시까지 매장을 운영한다.

남성을 타깃으로 삼았던 전통적인 업종들이 여성 트랜드를 사업에 반영하면서 블루오션을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주점은 왁자지껄한 분위기에서 옆 사람과 어우러져 술을 마시는 분위기 일색이었다. 좁은 매장에 테이블과 탁자를 최대한 많이 배치하는 것만 고려했기에 인테리어는 뒷전이었다.

최근 정씨가 운영하는 주점처럼 여성 고객 위주로 운영해 대박을 내는 주점들이 많이 등장했다. 카페로 유입되던 여성들을 주점으로 불러들여 고수익을 올리는 것.

사당역 주변에서 45평 규모의 맥주전문점을 운영하던 이경숙(52·더궁 사당점·www.더궁.co m) 씨는 같은 자리에 한국 전통 궁궐식 인테리어와 커튼으로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는 퓨전요리주점으로 업종을 변경해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남성 위주의 주점에 여성들이 몰리면서 매출이 급상승했죠.” 이씨는 2007년 8월 1호점 개점 이후 2008년 2월에는 1호점 근방에 90평 규모의 매장을 하나 더 냈다. 이곳의 현재 월 매출은 지하 매장임에도 1억 3000만원에 이른다.

이씨가 1호점을 냈을 당시에는 각 테이블 중간에 위치한 커튼이 절반 정도만 드리워져 있었다. 커튼을 전통적인 인테리어를 강조하기 위한 부가적인 요소로 둔 것.

“여성 고객 중에는 커튼 길이를 늘려 주었으면 하는 요구가 많았어요. 커튼을 완전히 내려 독립된 공간을 만드니 여성 고객이 늘었고 매출이 뛰었죠.” 가맹본사에서는 2007년 12월부터 전 매장의 인테리어 컨셉에 이씨의 경험을 반영했다. 이씨가 운영하는 2호점은 본사의 업그레이드된 인테리어 컨셉을 적용한 경우. 이후 해당 브랜드는 1년 만에 40개 이상 가맹점수를 늘렸다.

맥주전문점이 여성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벌이는 것과 함께 카페 업계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스타벅스나 커피빈 등 트인 공간을 제공하는 전형적인 커피전문점이 아닌 독립적인 공간을 제공해 여심을 공략한다.

맨발공간을 선언한 테마룸카페 ‘카페루미’(www.caferumi.co.kr)는 손님들이 독립적이면서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독립 공간을 구성해 각 테이블을 룸 형태로 꾸몄다. 들어갈 때 신발을 벗고 입장하도록 했으며, 각각의 룸 안에는 TV·무선인터넷·잡지·셀프바 등을 갖춰 내 방에서처럼 편안한 휴식을 취하며 다양한 놀거리를 제공한다.

여성들은 새로운 메뉴나 이색적인 맛ㆍ공간ㆍ소품이나 색감 등 감성을 자극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 특히 세련되고 고급스런 인테리어로 여심을 사로잡으며, 문화를 소비하는 공간으로 격상,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인당 7000원을 내면 커피와 아이스크림·벨기에 와플 등을 즐길 수 있고, 커피와 다양한 종류의 차는 무제한으로 리필이 가능해 저렴한 비용에 편안한 공간에서 여유를 즐기고 싶어 하는 젊은 고객들에게 반응이 좋다.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타인의 방해를 받지 않고 게임이든 공부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젊은 여성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경기도 분당 정자동에서 젤라또 아이스크림 ‘구스띠모’(www. gusttimo.com)를 운영하는 이구선(34·여)씨는 현재 월 평균 45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젤라또 아이스크림 사장님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평소 당사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많아 자칭 ‘구스띠모 매니아’라고 자부하는 그녀.

“왜 요즘 ‘잇걸’이라 하잖아요. 디저트 카페를 워낙 좋아했습니다. 특히 아이스크림과 커피를 특히 좋아해 인테리어가 예쁘거나 유명한 맛 집을 많이 찾아다니곤 했죠.”

이씨는 청담동에서 6년 정도 살면서 가로수길 구스띠모본점 단골 고객이었다고. ‘젤라또’라는 이탈리아 정통 아이스크림의 매력에 빠진 이씨는 더 나이 먹기 전에 내가 이 아이템으로 직접 창업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결국 맛에 대한 믿음 하나로 임대료 제외, 가맹비, 집기류, 인테리어비용을 포함 총 1억 2000만원을 투자했다.

평일 평균매출 150만원, 주말 200만원선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씨는 매장은 테이블 8개, 좌석 수 30개로 배치되어 있다. 매장을 주로 찾는 고객이 학부모인 것을 감안 8명 정도가 앉아 수다를 떨 수 있는 자리도 준비했다. 전체적인 매장분위기는 유럽 르네상스 풍의 인테리어를 기초로 고객에게 제품과 공간 모두 이태리 현지를 체험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구스띠모를 창업하기 전 본사 교육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이씨는 말한다.

여심을 잡기 위한 인테리어 외에도 감성 마케팅도 활발하게 전개된다. 레스펍 ‘엘리팝’(www. alleypub.com)은 여성 고객을 겨냥해 음악방송시스템 ‘엘리캐스트’를 자체 운영한다. 여성스러운 느낌을 살린 핑크빛 꽃무늬로 브랜드 이미지를 디자인했고 메뉴와 인테리어에도 여성 취향을 가미해 여성 고객을 잡는다.

장인FNC는 레스펍 생맥주전문점 ‘스포츠 &비어 서유기’(www .suyouki.co.kr)는 매장에 여러 대 설치된 TV와 스크린을 통해 스포츠 경기가 관람하고 각종 응원 도구를 이용해 생생한 응원전을 펼칠 수 있다. 지난 3월 WBC가 열리는 기간에는 응원문화에 열광하는 젊은 여성고객의 급속히 유입되면서 전체 가맹점의 매출이 급상승했다. 게릴라성 이벤트인 ‘청기올려 백기내려’ 게임 등 풍성한 이벤트를 통해 여성 고객에게 경품을 증정해 호응을 얻는다.


이경희 한국창업경영연구소장 www.changup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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