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창업했다!!

작년 말 취업경력관리 포털 ‘스카우트’(www.scout.co.kr)는 직장인과 구직자 1060명을 대상으로 창업에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체 응답자의 91.7%가 창업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하려는 이유로는 고소득을 얻을 수 있기때문이 31.89%로 가장 많았고 사업가가 되고싶어서는 20.16%, 취업(이직)이 어렵기 때문에 15.43%, 회사생활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가 14.81%, 그밖에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기 때문에는 4.94% 등이었다. 이처럼 창업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창업하려는 이유 또한 다양하다. 다양한 이유로, 다양한 모습으로 창업한 많은 이야기들이 창업 현장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치어스 비산점이제는 홀로서기
웰빙형 비어레스토랑 ‘치어스(www.cheerskorea.com) 비산점을 운영하는 이정현(38)사장.
이 사장은 학교를 졸업하고 건설과 유통업을 하고 있는 대기업에 입사해 유통업 분야에서 8년 정도 근무를 하다가 IMF로 인해 회사 상태가 악화되면서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치어스 용인 구성점을 동업으로 오픈했다”며 “회사생활에 익숙해있는 생활방식으로 치어스를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장 운영 경험이 없어 동업형태로 시작했다는 이 사장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차츰 노하우를 쌓아갔고 동업형태를 벗어나 독립하겠다는 목표
도 생겼다. 그래서 지금의 치어스 비산점을 오픈하게 된 것.
사실 치어스는 어떻게 살아야될지 고민하던 이사장에게 ‘열린 문’이었다.
이 사장은 치어스가 맥주전문점이라기 보다는 가족들이 함께 음식을 먹으면서 즐길 수 있는 웰빙형 비어 레스토랑이므로 음식점의 기본인 ‘맛’이 만족할
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문즉시 조리하는 신선한 메뉴는 이 사장 본인도 흡족해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지난해 7월 오픈했지만 단골고객이 유난히 많다. 4000여 세대의 아파트 지역에 위치하다 보니 어른은 물론이고 아이들에게까지 유명인사가 돼 버렸다.
이 사장은 “치어스는 부부들이 자녀들과 함께 방문해 즐길 수 있는 가족 공간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며 “아이들 생일파티 등의 가족행사 장소로도 제격이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은 한쪽에서 치어스 슬림피자나 치킨나쵸, 치킨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시켜놓고 음료수에 생일파티를 하고 그 옆 테이블에는 엄마들이 모여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것도 매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생맥주 전문점이 저녁시간 때에 매출이 집중되다 보니 낮 시간 때에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생각해낸 아이디어인데 치어스 매장 분위기와 딱 맞아 떨어졌다.
투엔디 구로점 꿈을 이루는 과정
투엔디(www.2nd2.co.kr)구로점 정순태(31) 사장은 프랜차이즈사업을 운영하고 프랜차이즈 컨설팅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마르쉐에서 5년 동안 근무할 당시 조리사, 매니저 등등의 경험을 쌓았고, 이후 퓨전주점을 오픈해 운영하면서 홀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직접 배웠다.
퓨전주점을 운영하면서 ‘맛’이 좋은 곳으로 입소문도 탔다. 그 덕에 단골고객도 얻으면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모든 메뉴관리와 주방 운영 등을 직접 하다보니 접객 서비스 부분이 떨어지고 주위 프랜차이즈업체들과 가격경쟁력에서 열세를 보였다. 이에 정사장은 프랜차이즈를 구체적으로 탐색하던 중 독특한 분위기와 여성스러운 아이템 등에 매력은 느껴 투엔디 구로점을 오픈하게 됐다.
정 사장은 사업을 운영한다는 개념과 인생을 투자한다는 개념으로 투엔디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고객확보를 위해 포인트카드를 발급하면서 한 달여 만에 300여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또 본사와 합의해 구로점 만의 메뉴를 개발, 과일퐁듀 인도 커리 등으로 메뉴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는 주고객층인 여성을 위한 배려로 와인과 식품궁합도 잘 맞는다는 평가다.
인테리어는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원색적인 패브릭, 아라비안나이트 같은 하늘하늘한 천들과 촛불들이 분위기를 부드럽게 다독여 준다. 몽환적인 테마를 활용해 독창성을 살린 고급 목재로 마감했다. 이와 관련해 정 사장은 “젊은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독창적인 인테리어가 중요하다”며 “투엔
디는 감성어린 색감과 재료들로 인테리어를 마무리해 섬세한 관리가 지속되지 않으면 ‘청결’을 약속할 수 없다. 때문에 매장관리는 가장 중점을 두고 있
는 부분 중의 하나다”라고 전했다.
BTB 강남점 안정에서 모험으로
BTB(www.betterthanbeer.co.kr) 강남점 이준우(40)사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접고 새로운 모험의 세계로 발을 들여 놓은 다소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 사장은 10여 년간 화장품 회사에서 근무했다. 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하던 어느 날 반복되는 업무의 연속으로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가 밀려왔다. 이 사장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방안의 일환으로 창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아이템 물색 중 색다른 서비스 방식을 도입한 BTB를 접하면서 마케팅 업무에 종사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과감히 오픈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마케팅 담당자로 일하다보니 트렌드에대한 민감성은 남보다 예민했다. 새로운 사업구상을 하던 중 알게 된 BTB는 “우리의 정서상으로 볼 때 당시로서는 파격적이고 새로운 개념이어서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는 것이 이사장의 설명이다.
BTB는 미국의 유명 펍 레스토랑 후터스의 서버를 벤치마킹해 탱크톱과 미니스커트 등 의상을 입은 비어걸(Beer Girl)이라는 명칭의 서버를 내세운 신개념의 맥주전문점이다.
강남역 구 태극당 예식장 입구에 위치한 BTB 강남점은 국내에 비어걸 맥주 전문점이 도입될 당시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BTB 강남점은 주변이 사무실 밀집지역이어서 자연스럽게 회식이나 간단한 어울림 장소로 입소문을 타게 됐다. 더구나 446㎡(약 135평)의 넓은 공간과
독특한 서비스로 금세 유명업소로 각인됐다. 주 고객은 인근 사무실에 근무하는 샐러리맨들이며 여성고객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오피스가에 위치해 있다 보니 주5일 근무제의 시행과 함께 토요일과 일요일 영업은 본전치기도 안됐다. 어떻게 하면 주말에도 고객을 불러 모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차에 직장 내 동아리 활동을 유치하는 것과 점심시간에 식사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미치게 됐다. 자신도 직장인이었기 때문에 직장인의 필요를 잘 알고 있었던 것. 이처럼 기발하고 독특하면서 일상과 가까이 있는 아이디어로 각 종 이벤트를 늘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마찌마찌 하남점 모녀의 가족창업
요리주점 마찌마찌(www.mazz imazzi.com) 하남점을 운영하는 김경순(49) 이진희(28)는 모녀지간으로 지난해 9월 지난 2년 여간 어머니 김경순씨가 몸을 담았던 가게를 인수하며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당시 김경순 씨는 주방일을 보고 있던 터라 주방일은 자신 있었으며 딸 진희씨 또한 평소 외식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지라 제법 큰 규모의 직장이었음에도
과감하게 퇴사를 하고 창업을 한 것 이라고 한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지금은 현 상권에서 예전의 매출보다 1.5배 가까이 매출이 상승 하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러기까지에는 두 모녀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 하였다.
어머니 김경순씨는 주방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책임지었으며 딸 진희씨는 서비스와 홍보 업무를 책임지며 정성을 다하였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머니 김씨는 틈만 나면 새로운 메뉴 개발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본사에서 신메뉴 개발을 한다면 가장 먼저 찾아가 배웠으며 또 지역 상권에 맞는 메뉴를 개발
하였다고 한다. 딸 진희씨 또한 자신도 하남에서 태어나고,학교 다닌 터라 주변 인맥을 통한 홍보에 온 힘을 기울였다고 한다.
최근 인근에 유사한 컨셉트 매장이 후발 주자의 장점인 인테리어의 고급화 등을 내세우며 오픈했다. 하지만 워낙 두 모녀가 끈끈한 정으로 잡아 놓은 충
성고객들이 많은 터라 고개의 이탈이 거의 없다고 한다. 간혹 몇몇 고객들이 새로 생긴 매장을 호기심으로 한번은 갖다가도 다시 찾는다고 한다.
두 모녀는 이처럼 항상 끊임없이 사랑을 주는 고객들을 위해 서비스 차원에서 이벤트를 통해 안주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서인지 불경기 임에도 저녁시간대에는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손님이 있을 정도이다.
이처럼 가족형 창업은 주인 의식 공유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또한 종업원을 고용할 때보다 효율성이 훨씬 높아 안전적으로 매장 운영
이 수월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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