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결산·2008년 전망
2007년 창업시장은 불황이 길어지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돌풍을 일으킨 아이템이나 업종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업종의 진화와 발전을 거듭하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이어졌다. 막걸리 전문점과 같이 한때 인기에 힘입은 ‘반짝 아이템’들은 무너졌고 웰빙이 보편화되면서 다양한 업종으로 업그레이드 됐다.2008년에는 제도적 기반위에 프랜차이즈가 질적으로 성장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휴(休)를 접목한 웰빙의 인기가 이어질 것이다. 다양한 서비스와 아이템을 접목한 멀티형 매장도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다.
더불어 투자대비 효율성이 높은 실속형 창업이 증가하고, 어린이·노인산업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 2007년 결산
올해 창업시장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창업실패율이 높다는 인식이 커져 신규 창업자 수가 급감했고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는 가운데 소비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전한 업종들이 있다.
① 녹색소비 바람
환경,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웰빙-자연주의’는 21세기 새로운 메가트랜드이자 소비문화가 됐다. 올해 그 추세는 더욱 강했다.
특히 관심을 모은 업종은 실내 환경정화사업이었다.
‘에코미스트’(www.ecomist.co.kr)는 자연의 향기를 집안으로 들여와 실내환경을 관리하는 친환경서비스업체다. 점포나 사무실, 관공서 등에 자동향기분사기를 설치하고 그 속에 장소에 적합한 천연향을 내장하여 달마다 채워준다. 에코미스트는 화학향 중심의 기존 시장에서 식물뿌리 등에서 추출한 향유(香油)로 만든 천연향을 선보여 시장판도를 바꿔놓았다.
2~3년간 시장 과열로 주춤하던 유기농전문점사업도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창업이 늘어났다. 1995년에 나온 ‘초록마을’(www.hanifood.co.kr)은 200여 매장이 활발히 영업 중이다.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진출도 눈에 띈다. 천연감미료 제조업체 ‘(주)조흥’은 2004년 뉴질랜드 유기농산물 브랜드 ‘허클베리팜스’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어 운영노하우를 쌓았다. 그리고 최근 자체 브랜드인 ‘힐그린’(www.healgreen.com)을 선보였다.
② 쇠고기 전문점 부상
한미 FTA타결로 쇠고기 전문점이 올해 창업시장을 주도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는 호주와 뉴질랜드 등 수입산은 물론 한우까지 전반적인 쇠고기 값 내림세를 불러왔다. 이런 추세는 잠자고 있던 쇠고기 수요를 깨우는 계기가 됐다.
‘오래드림’(www.oredream.com),‘우스’(www.woosdons.com)등 가격파괴 전문점이 시장을 선도했다. ‘소가미’(www.sogamiso.co.kr), ‘소뜨레’(www.sottle.co.kr) 등 차별화를 내세운 중가(中價) 쇠고기 전문점, 허브콘셉트 쇠고기 전문점 등도 등장했다. 또 농협 목우촌의 ‘웰빙마을’(www.moguchon.co.kr) 등 가격거품을 완전히 뺀 한우전문점이 생겨났다.
한우 정육과 식당을 겸한 매장도 늘어났다.
③ 분식업의 다양화
올 한해는 분식업계 세대교체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김밥, 떡볶이 등 한정된 메뉴에서 벗어나 메뉴의 전문성을 높이고 선진적인 가맹관리가 이뤄졌다. 또 신선한 인테리어를 앞세워 새로운 수요층을 창출해 세력을 키웠다. 한편 샌드위치전문점들도 웰빙을 접목해 바쁜 직장인들의 간단한 한끼 식사로 급부상했다.
④ ‘노-트랜스 지방 열풍’
2007년 상반기 창업시장을 강타한 트랜스지방. 언론에 보도되자마자 관련 업체들은 앞 다퉈 ‘노-트랜스 지방’ 을 선언했다.
숯불바비큐치킨 전문점 ‘훌랄라’(www.hoolala.co.kr)는 튀기지 않고 숯불을 이용해 두 번 굽는 방법으로 기름기를 잡았다. 멀티플렉스 치킨전문점 ‘리치리치’(www.irichrich.com)도 오븐과 그릴에서 두 번 구워 불필요한 기름기를 쫙 빼 좋은 반응을 얻었다.
▶ 2008년 전망
2008년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변화가 있는 시기다.
연말에 치러지는 대통령선거 뒤 각종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로 소비심리가 되살아 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창업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① 프랜차이즈의 질적 성장
새해엔 프랜차이즈시장이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은 2005년 말 기준으로 전국 가맹사업본부 2,200개, 가맹점 28만 5,000개, 연 매출 61조원의 괄목할만한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 2008년에는 질적 성장으로 전환할 시기를 맞이했다.
정부는 '가맹사업진흥에관한법률' 제정과 '가맹사업거래의공정화에관한법률' 개정을 통해 프랜차이즈산업의 양적ㆍ질적 성장을 꾀할 방침이다. 두 법안은 '규제'와 '육성'이라는 적절한 균형 아래 프랜차이즈산업 성장의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② 실속형 창업
자신의 조건보다 체면을 중시해 실속보다 모양에 치우쳐 창업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투자효율이 겉모습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창업자가 늘면서 실속창업이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창업자금에 맞게 창업하기, 리모델링 창업, 중고품 활용하기 등이 실속 창업의 방법이다. 창업은 성공보다 실패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
실속을 따지지 않으면 그만큼 성공과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한리필 구이주점 ‘도누가’(www.donuga.com)는 업종전환을 희망하는 점주에게 최대 3000만원까지 무이자로 대출해 준다.
1인당 6900원값에 소불고기, 돼지갈비 등 육류는 물론 오징어, 새우, 꼼장어 등 해산물 안주를 무제한 즐길 수 있는 신개념 콘
셉트를 앞세워 리모델링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또한 퓨전 팔도포차 ‘청출어람’(www.2007daebak.co.kr)은 3,000만원 한도에서 창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조건에 맞춰 본사를 선택해 실속을 챙기며 창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③ 카페형 점포 확대
기존 매장에 카페와 같은 휴식공간을 만들어 고객 방문을 늘리고 매출까지 잡은 카페형 점포들이 많아졌다. 젤라토아이스크림전문점 ‘카페띠아모’(www.ti-amo.co.kr)는 정통 이탈리아 핸드메이드 젤라토 아이스크림을 주 아이템으로 커피, 샌드위치, 샐러드, 케이크 등을 판매하는 카페형 아이스크림 매장이다.
주로 테이크아웃 형식으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매장에 휴식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서브 메뉴를 추가해 새 공간 개념을 도
입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의 경우 입지선정이 까다롭고 계절적 편차가 심하다는 약점이 있지만 띠아모는 카페형 매장을 통해 안정적 매출 구조를 이루어냈다.
‘아이비스PC방(www.ibiss.co.kr)’은 PC방이란 공간에 카페를 접목했다. 매장 한쪽에 카페를 마련하고 전문점 수준의 맛을 갖춘 커피와 베이글, 스파게티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세련된 인테리어와 편안한 휴식공간도 제공한다. 카페와 PC방의 결합은 새로운 문화공간을 창출했을 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더 오래 PC방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시너지효과까지 얻고 있다.
퓨전분식점 ‘미아띠’(www.hanudong.co.kr)는 신세대소비자들이 시각적 자극에 민감하다는 점을 간파해 볼거리를 강화한 인테리어로 눈길을 끌고 있다. 원색과 파스텔톤의 색채가 조화를 이루는 실내 인테리어는 이곳이 분식점임을 잊게 한다. 또 바(bar) 형태의 테이블, 안락하고 편안한 소파, 벽이나 천장에 내장된 조명 등 고급스런 인테리어로 기존 분식집의 이미지를 벗었다.
④ 키즈·실버시장 활기
저출산의 영향으로 영·유아 관련 아이템이 성장하고 있다. ‘하나뿐인 내 아이에겐 특별한 것을 주고 싶은’ 의식이 보편화 됐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영어교육 관련 아이템의 증가다. 또한 두뇌계발을 위한 사설교육기관들도 늘어나고 있다. 집중력, 사고력, 창의력 향상을 돕는다는 ‘브레인스쿨’(www.brainschool.co.kr)과 미술로 두뇌계발을 시켜준다는 '요미요미’(www.yomiyomi.com)등 여러 교육기관이 운영 중이다.
이 밖에도 어린이 전용 미용실이나 브랜드 아동복 전문점도 등장하고 있다. 더불어 어린이 전용 화장품 등 패션용품들의 수입도 늘고있다.
한편 고령화 사회로 들어서며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고령친화산업, 이른바 ‘실버산업’도 새로운 성장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노인 수발 서비스와 고령친화용품의 판매·대여도 함께하는 노인전문요양시설 프랜차이즈 ‘마추미’(www.machumi.co.k
r)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업종이 등장하고 있다.
⑤ 휴(休)아이템 주목
‘휴식’이라는 콘셉트를 접목해 바쁜 현대인들에게 주목받는 업종들도 눈여겨 볼만하다.
닥터피쉬 갤러리카페 ‘앤드(www.ndbookcafe.com)’는 커피와 샌드위치, 와인은 물론 서적 및 잡지, 인터넷, DVD를 갖추고 닥터피쉬 족욕탕까지 마련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포함한 복합문화카페다.
좌석 주위를 빙 둘러 마련된 서가에는 패션, 여행, 과학 등 전문잡지와 만화, 소설 등의 다양한 책이 꽂혀 있다. 고객들은 취향에 맞는 책을 마음껏 골라 읽을 수 있다.
책 읽기가 지루해지면 평소 보고 싶었던 DVD타이틀을 골라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블로그를 관리하거나 웹서핑을 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각질을 갉아먹어 피부질환을 낫게 하는 닥터피쉬를 이용한 족욕탕도 마련했다. 차 한 잔 마시는 비용으로 독서에서부터 영화관람, 닥터피쉬 족욕까지 즐길 수 있어 휴식과 함께 다양한 놀거리를 즐기고자 하는 신세대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산소웰빙카페 ‘오투스페이스’(www.otwospace.com)는 카페 안에 나무, 숯과 함께 산소 발생기를 설치해 매연과 스트레스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강병오 (주)FC창업코리아 소장 www.changup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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