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복합기능을 강조한 멀티형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기능 화장품, 물걸레 겸용 청소기, 디카 겸용 휴대전화 등 한가지 기능만으로 소비자를 만족 시킬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멀티화 영향은 창업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기존에 단순한 메뉴, 획일화된 상품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좀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창업 시장.
‘멀티형 복합매장’의 등장은 개성이 강한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고, 여러 업종의 장점을 한데 묶어 더 높은 안정성과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겹살 전문점에 꼬치구이를 플러스한 새로운 구이전문점 참이슬본가(www.chamisulbonga.co.kr) 고깃집과 주점을 합쳐 놓은 형태의 이곳은 대나무 숯으로 초벌구이한 육류와 꼬치류, 해물 안주 등 단골 안주를 한 곳에서 맛 볼 수 있다.
“단순한 주점이 아닌 복합화를 통해 참이슬의 깔끔하고 상큼한 분위기와 외식, 음주문화가 건전하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매장 외관부터, 화장실, 식자재까지 대나무를 사용한 인테리어 컨셉도 이집의 특색.
PC방 사업은 사양 산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창업자들에게 비인기 아이템이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PC방은 복합 디지털 문화공간으로 ‘5세대 PC방’이라 불리며 고객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단순히 게임을 위한 공간이 아닌 영화나 음악 사이트 등과 제휴해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하고 있는 것. 또한 친환경적인 인테리어를 선보여 세련됨과 쾌적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하루애 PC방(www.haruePC.com)은 온라인 영화 1위 사이트인 씨네웰컴과 제휴해 고객에게 씨네웰컴이 소유한 콘텐츠의 70%를 무료로 이용하도록 하고, 음악의 경우 우선 무료 사이트와 제휴해 뮤프리를 통해 매장 내에서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렌탈방식으로 매장마다 최신형 PC를 설치하고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와 제휴해 PC방용 V3 프로그램을 설치해 해킹과 바이러스 감염에도 대비하고 있다. 또한 메이플과 프로방스라는 두 가지의 신개념 인테리어를 적용해 즐겁고 편안한 쉼터 제공으로 고객만족을 극대화하고 있다.
브랜드 복합화 추세
카페도 멀티형이 뜬다. 커피문화가 활성화 되면서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에 커피전문점 창업도 이미 레드오션. 최근에는 ‘웰빙’이 강조되면서 커피 전문점 뿐만 아니라 녹차 전문점 같은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매장도 등장하고 있다. 커피와 녹차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매장의 등장도 눈에 띈다. 보성 녹차, 단호박, 고구마 등 건강 지향 재료를 사용한 음료와 커피 메뉴를 함께 판매하는 티하임(www.teaheim.co.kr). 이곳은 ‘도심 속의 쉼터’라는 컨셉으로 파라핀 핸드 테라피 등 서비스를 제공, 다양한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편의점이 멀티형 편의점으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처럼 팬시문구매장도 복합적인 생활편의 시설을 갖춘 팬시문구 복합매장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문구점이 팬시문구매장으로 변화를 꾀한지 벌써 10년이 되어가는 만큼 다기능적이고 복합적인 원스톱쇼핑을 추구하는 팬시문구 복합매장으로 업그레이드 되어 가고 있다.
일반적인 횟집에 활어구이 메뉴를 도입, 이미 성숙기 사업으로 접어든 씨푸드 매장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한 통바리 활어 숯불구이(www.tongbari.co.kr). 근해통발수협과 제휴, 싱싱한 국산 바다장어를 공급 받아 판매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조에서 막 꺼낸 우럭, 오징어 등을 고객이 숯불에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는 재미를 제공한다. 활어 구이류, 회류, 탕류는 물론, 회덮밥, 물회냉면 등 회를 싫어하는 고객들도 싱싱한 활어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메뉴를 선보
이고 있다.
색연필(www.coloredpencil.co.kr)은 문구팬시에 도서대여점, 비디오대여점, 잉크충전방의 장점만을 점목하여 안전성을 더욱 높이고 꾸준한 수익을 발생하는 아이템이다. 이미 일부 팬시문구점에서는 일반 복사기가 아닌 팩스형 디지털복사기나 트레이형 디지털복사기, 컴퓨터와 복합기를 기본사양으로 갖추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일반사무서비스를 관공서나 회사와 공유하는 복합형 팬시문구점의 탄생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한편, 브랜드를 복합화한 매장도 등장했다. 가맹점 수익 증대와 매장 활성화가 그 이유. (주)태창가족은 생맥주 전문점 쪼끼쪼끼(www.jjokki.com)에 자매브랜드인 오므라이스 전문점 오므스위트(www.omusweet.com)를 접목한 ‘쪼끼오므라이스’, 군다리 치킨(www.koondari.com)을 접목 시킨 ‘쪼끼군다리치킨’으로 리뉴얼했다. 업체 관계자는 “리뉴얼 후 매출이 30%정도 상승했다”며 “다양화된 고객 취향에 따라 매장도 복합화 되는 추세”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일반적으로 목표시장과 타겟고객이 명확한 전문점 형태가 유리하나 소비가 위축되는 경기 침체기에는 상호 보완적인 메뉴와 제품를 통해 목표시장과 타깃 고객층을 폭 넓게 수용하는 것이 매출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복합형 씨푸드 전문점
개장 석달 만에 매출 2500만원
일본에서 공부를 하며 2년간 일본식 선술집 ‘이자카야’를 운영했던 ‘통바리 활어 숯불구이’ 역삼점 이행건(36) 점주. 월 300만원의 매출을 올리던 이씨는 공부를 마치고 입국하면서 일본에서 하던 주점사업을 정리했다. 입국 후, 공인중개소에서 근무도 해봤지만 일본에서 주점을 운영하던 때가 늘 그리웠다.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활어구이 전문점에서 술을 마시던 이씨는 직접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특한 매장 인테리어와 싱싱한 활어를 기본 재료로 사용한 메뉴가 맘에 들었기 때문.
장사할 입지를 정하던 이씨는 자신이 사는 곳과 가까운 강남 근처에 점포를 오픈하고 싶었다. 하지만 땅 값 만큼 임대료도 비싼 강남에서 역세권에 있는 A급 입지에 점포를 오픈 하는 것은 무리수였다.
결국, 다리품을 팔며 골목 안을 헤매던 이씨는 지인에게 빌린 2억여원을 투자해 B급 입지에 40평 매장을 오픈했다.
전면을 나무 상자로 둘러싼 외부와 밖에서도 훤히 보이는 매장 내부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어항에 있는 싱싱한 장어와 오징어, 우럭 등을 즉석에서 구워먹을 수 있는 메뉴와, 탕류는 한 번 매장을 찾은 손님을 다시 매장으로 불러들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활어구이는 직장인들이 점심 메뉴로 즐기기에는 조금 무거운 아이템이었다. 그래서 이씨는 매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낙지 덮밥, 고등어조림 등 식사 메뉴를 추천하며 ‘저녁고객’에서 ‘점심고객’도 되기를 유도했다.
또한, 역삼동 뒷골목에 자리 잡은 이곳은 어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경매 이벤트와 ‘통발’을 사용한 인테리어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인근 역에서도 먼 위치에, 골목 안에 위치해서 주차 시설도 불편한 이곳은 퇴근 시간이 되면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씨의 노력은 성공을 거뒀다. 오픈 석달만에 월 매출 2500만원을 올리며 승승장구 했다.
“저를 포함해서 8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어요. 그래도 바쁠 때는 눈 코 뜰새 없고, 밖에서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늘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B급 입지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씨의 활어구이 전문점. 손님이 많은 주말에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공급할 수 있
도록 경매 이벤트도 하고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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