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길라잡이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누구나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갖게 마련이다. 지수가 오르면 조금 더 사둘걸 하는 아쉬움 마음이 생겨나고, 또 내리기라도 하면 조금 더 일찍 매도에 나설 걸 하는 후회를 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주식시장이 출렁거리며 변동할 때마다 투자자들의 마음 또한 격랑 위를 위태롭게 떠다니는 조각배 마냥 갖가지 이유로 덩달아 출렁이게 된다. 그 출렁임은 때로는 기대감에 들뜬 붉은빛일 수도 있고 또 때로는 푸른 후회의 빛깔을 띠기도 하는데 그 빛깔이 무엇이든 투자자들은 좌불안석이기 마련이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우리가 한번도 가보지 못한 길로 접어들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에서 촉발된 전 세계적인 금융공황으로 892P선까지 밀렸던 2008년과 비교해 볼 때 2136P이라는 숫자는 그간 그 상승추세를 곁에서 지켜보면서도 스스로 믿기지 않을 만큼 뿌듯하다.
오르락내리락 하면서도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는 종합주가지수의 차트를 바라보니 흡사 태산준령 능선에 올라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다시 가야할 길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역시 오르내림이 심한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향후 우리의 주가가 2500P선을 넘고 다시 3000P으로 약진하기 위해 염두에 두어야할 리스크는 무엇이 있을까. 주식투자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흔히 간과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리스크 관리이다.
주식투자는 99%가 리스크 관리라고 말하는 투자자도 있다. 그만큼 리스크를 파악하고 미리미리 대비를 해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세계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남유럽 국가(PIGS)들의 상황도 며칠 전 포르투갈의 구제금융신청으로 인하여 그 해법이 조금씩 해결 기미를 보이는 느낌이다.
PIGS 중 유일하게 구제 금융을 신청하지 않은 국가는 스페인이다. 경제규모가 큰 까닭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우려 대상이지만, 의외로 국채 금리가 낮고 CDS프리미엄도 낮아지며 안정화되는 추세여서 점차 안정을 되찾게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ECB(유럽중앙은행)의 전격적인 금리인상 역시 긍정적 전망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대지진 이후 자신만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도 버거운 상태로 헤매는 느낌인데, 대지진이후 원전사태와 무신경한 방사능 유출로 전 세계인으로부터 우려와 원망의 시선을 받고 있다.
가뜩이나 이십여 년 이상 진행된 디플레이션과 초고령화로 훼손된 일본의 경제 활력이 더욱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다.
앞서 살펴본 리스크들보다 더욱 관심을 갖고 중요하게 지켜보아야 할 것은 국제적인 유동성의 증감과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증시를 비롯한 이머징 마켓의 약진 뒤에는 고환율과 더불어 국내외의 유동성 공급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1950P선에서 답보상태를 보이던 지수가 순식간에 사상최고점을 돌파한 것은 사실상 외국인들의 힘이고 이제 그들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며칠 전 중국과 유럽도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과잉유동성에 의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고 이를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출구전략의 시작인 셈이다. 이에 따라 우리 역시 우리시장에 들어와 있는 유동성의 향배와 유출 규모를 미리 예상하며 다소 보수적인 투자패턴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주가지수 3000P을 넘어서기 위하여 꼭 극복해야 할 위험요소들인 셈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까지 잘해온 것처럼 미래에도 또 잘해나갈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한 호흡 쉬며 지나온 길 그리고 가야할 길을 다시 한 번 가늠해보아야 할 때라는 생각이다.
HMC투자증권
분당지점 김헌률 지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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