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무비판적인 군중심리를 일컫는 “거름지고 장에 간다”는 속담처럼 뚜렷한 주관이나 기준 없이 마치 충동구매 하듯이 대중들이 획일적인 행동을 할 때가 있다. 그러나 대중들이 몰려가는 그 길은 언뜻 보아서는 마치 꽃길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마침내 그 길이 꽃길이 아닌 진흙탕 길이었음이 밝혀지기에는 그다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진흙탕 길을 꽃길로 착각하고 그 길로 무리지어 나아간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것이 바로 현실에서의 투자의 냉혹한 모습이다.
이러한 예는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07년 11월 M자산운용사에서 설정했던 I펀드를 기억하는가? 투자자들이 번호표까지 받아가며 줄을 설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단기간에 수 조원의 설정액을 끌어 모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아쉬운 성적에 그치고 있다. 당시 중국 상해증시가 사상 최고점을 기록했고, 아이러니컬하게도 I펀드는 당시 펀드자산 중 중국 관련 주식들을 비중 있게 편입한 바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현시점에서도 그 펀드는 -10% 이상의 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투자의 시기, 투자의 대상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여러 가지 예기치 못한 결과가 발생하는 투자의 세계이지만, 결과적으로 I펀드는 기대에 벗어난 투자라는 것이 시장의 판단으로 보인다. 설정 당시만 하더라도 글로벌자산배분펀드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의 상품으로 어떤 펀드보다도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었음을 상기해볼 때 아쉬움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서 작년부터 하반기 이후부터 상승 시마다 항상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기사가 바로 이른바 펀드 런의 가능성이었다. 즉 펀드의 대량 환매로 말미암아 주가의 지속적이고 추가적인 상승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의 기사들이었다.
하지만 펀드 런의 가능성에 대한 기사는 종합주가지수 1400대부터 꾸준히 나왔던 뉴스였고, 그로 인해 펀드가입자들은 원금 전후의 0%의 투자수익률로도 금융위기의 마음고생을 보상받았다는 생각으로 신규가입이나 유지보다는 오히려 환매에 더욱 치중하였고 그 결과 뉴스처럼 끊임없이 펀드 환매가 이루어졌다. 미국의 모기지 사태가 불러온 당시의 불확실한 환경에서 서둘러 환매에 나선 투자자들의 심정을 십분 이해하지만, 현재의 지수를 보면 그 환매가 적절한 타이밍의 환매였는지, 대중의 또 다른 쏠림이었는지 판단해보면 당연히 후자인 것이다.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1900을 훨쩍 넘어선 상태이고 결국 대중은 마음고생만 하고 억울하게도 수익은 다른 투자 주체들이 가져가는 그런 악순환을 반복해버린 것이다.
몇 년 전 코스피지수가 2085라는 역사적인 고점을 기록하고 하락할 때, 오히려 수많은 일반 투자자들이 분할매수라는 미명 하에 신규 자금이 유입되어 외국인들의 무차별한 매도 물량을 소화해주었던 것과는 완전히 반대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독자 여러분들도 현시점에서 냉정하게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 지금이 환매해야 할 때인지, 오히려 과감히 내년을 겨냥해서 신규 매수해야 할 때인지를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의 조언을 귀 기울이는 한편 과연 대중이 어느 쪽에 서 있는지 한번 판단해보시길 권한다. 대중은 꽃길을 가지 않으며, 대중이 피해가는 뒤안길이 바로 꽃길이기 때문이다.
SK증권 해운대지점
굿세이닷컴 지점장 최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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