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지역 해제 보류에 얼어붙은 강남
투기지역 해제 보류에 얼어붙은 강남
  • 스피드뱅크 김충범 연구원
  • 입력 2009-06-16 11:38
  • 승인 2009.06.16 11:38
  • 호수 790
  • 3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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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망 심해진 강남 재건축 수요층 발길 돌리나

서울 재건축아파트 시장이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뚜렷해진 가운데 지난 달에 비해 오름폭이 크게 둔화됐다. 이는 지난 4월 말 투기지역 양도세 가산세율 적용 소식이 악재로 작용한데다 재건축 호가도 너무 올라 있어 수요층의 부담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용적률 상향조정, 한강변 초고층 허용 등의 호재가 여전해 매도자들은 여전히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가 5월 서울 및 경기지역 재건축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해보니 서울은 0.14%로 오름폭이 지난 달(1.66%)의 1/1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경기(0.49%)도 전 달(1.32%)보다 절반 이상 오름폭이 꺾였다.


투기지역 해제 보류 역풍

지난 달 매수자들의 기대심리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2년 5개월여 만에 최고치 월간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호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서울 재건축아파트 시장은 이달 들어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며 오름폭이 크게 꺾이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 4월 말 양도세 중과폐지 및 투기지역 해제 보류방침의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강남 3구에 집중됐던 투자수요의 발길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강남권 재건축 호가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부담감이 높아진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점도 주요 요인.

다만 기본적으로 용적률 상향조정, 제2롯데월드 건립 등의 굵직한 호재가 있다 보니 매수세가 쉽사리 꺾이지는 않고 있다. 게다가 매도자들도 좀처럼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어 오름세가 미미하게나마 이어지고 있는 모습. 하지만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워낙 큰데다 현재 경기도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다 보니 거래시장은 지난 달보다 크게 한산해진 분위기다.

서울 지역별 변동률을 살펴보면 △강남구(0.45%), △서초구(0.44%), △강서구(0.33%), △송파구(0.23%) 순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한편 올 들어 높은 오름세를 구가했던 강동구(-0.11%)는 유일한 내림세를 기록했다.

강남구는 대기 매수자들이 여전히 존재하나 그 수가 많지 않다. 각종 규제완화 유보소식에 투자자의 발걸음이 크게 줄어든 모습. 개포동 주공1단지 42㎡(13평형)가 7억3000만~7억5000만원 선으로 지난 달보다 3000만원 올랐다.

서초구는 지난 달 호가가 크게 오르면서 매수자들의 부담감이 커져 거래가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매도자들이 좀처럼 호가를 낮추지는 않는 모습. 잠원동 반포우성 112㎡(34평형)의 경우 1500만원 오른 8억5000만~9억8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송파구도 미약한 상승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양도세 혜택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졌지만 용적률 상향조정, 제2롯데월드 건립 등 기본적으로 굵직한 호재가 있다 보니 쉽게 매수세가 꺾이지는 않는 편. 신천동 미성 62㎡(19평형)가 5억3000만~5억5000만원 선으로 2500만원 상승했다.

한편 강동구는 둔촌동 둔촌주공을 중심으로 거래가 전반적으로 끊기면서 올 들어 처음으로 내림세를 기록했다. 둔촌주공1단지 82㎡(25평형)가 1000만원 내린 8억8000만~9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경기지역도 서울 강남권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이에 영향을 받아 매수세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경기는 △의정부시(2.44%), △성남시(1.48%), △과천시(0.86%), △안산시(0.49%) 순으로 올랐다. 의정부시는 용현동 주공이 재건축 사업 진행속도가 더뎌 매수세의 유입이 많지는 않았지만 급매물이 빠지면서 오름세를 나타냈다. 46㎡(14평형)의 경우 1억5000만~1억6000만원 선으로 1250만원 올랐다.

성남시는 신흥동 주공에 투자수요의 관심이 꾸준히 몰리고 있어 상승세다. 다만 거래는 좀처럼 형성되지 않는 모습. 92㎡(28평형)가 2000만원 오른 4억9000만~5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과천시는 강남권 상승에 제동이 걸리자 이에 영향을 받아 거래는 거의 멈춘 상태다. 하지만 매물이 매우 부족하고 매도자들의 재건축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 보니 오름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원문동 주공2단지 26㎡(8평형)의 경우 4억2500만~4억6000만원 선으로 2000만원 상승했다.


재건축 찬바람 이어질듯

올 초부터 지난 4월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서울 재건축아파트 시장은 강남권 일대의 양도세 혜택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된 모습이다.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워낙 커진데다 단기간 호가 급등에 따른 부담감도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거래시장은 현재와 같은 한산한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남권은 용적률 상향조정, 한강변 초고층 허용 등의 호재가 여전하고 가락시영, 개포주공, 고덕주공을 비롯한 저층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등 국지적인 매수세가 계속 형성될 것으로 보여 매도자들이 호가를 쉽게 낮추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피드뱅크 김충범 연구원 www.spee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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