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권 필승론엔 곳곳에 암초 도사려
한나라당 대권 필승론엔 곳곳에 암초 도사려
  • 홍준철 
  • 입력 2006-10-12 10:14
  • 승인 2006.10.12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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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권 지형 대예측


2007년 대선구도가 안개속인 것은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이명박 두 주자가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손학규 전경기지사가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박근혜 진영에서는 이 전서울시장의 행보가 문제다. 버릴 수도 끌어안을 수도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전서울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 경선구도로써는 필패한다는 사고속에 경선 참여 여부를 놓고 고심중이다. 손 지사는 뜨지 않는 지지율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지지율이 10%이상만 된다면 다양한 그림을 그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이명박 ‘내쳐? 말어?’
박 전대표가 그리는 대권 그림의 한 가운데 이명박 전시장이 위치해 있다. 박근혜 필승론을 위해서는 이 전시장이 현행 경선구도(당원 50:일반국민 50)에 참여해서 경선결과에 승복하는 것이다. 박 전대표는 이 전시장에 비해 당원들의 지지를 높게 받고 있다. 이는 과거 7·11전당대회에서 박 전대표가 지지한 강재섭 후보가 당선되면서 명확하게 나타났다. 여론조사도 오차범위내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현행 경선룰에 커다란 변수가 없는 이상 내년 경선에서 승리는 무난하다는 평이다. 여기에 확고한 국가안보관에 따른 보수층의 광범위한 결집, 영남지역의 압도적 지지, 서민의 표까지 흡수하는 능력도 가졌다.
그러나 안심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 관건은 이 전시장의 행보다. 이명박 측근들은 현행 경선룰을 바꾸자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안은 오픈프라이머리다.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이 전시장으로서 만질 수 있는 카드다. 하지만 박 전대표는 당장은 받을 생각이 없다. 오히려 친박진영에서는 현행 경선룰을 만든 것은 이 전시장측이라며 역공을 펼치고 있다.
박근혜 진영에서는 박근혜 필승론차원에서 이 전시장을 경선전에 내치는 방안도 모색됐다는 말도 나왔다.
이명박-안희정 회동설에 노무현-이명박 연대설이 나오던 시점이었다. 친박진영에서는 이 전시장이 당을 뛰쳐나가 여당과 제휴를 한다고 해도 결국 박근혜와 이명박 대결이 아닌 박근혜와 노무현 대결로 몰고 가면 필승이라는 전략이다. 특히 한나라당 밖의 이명박의 지지율은 거품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친다. 여기에 DJ(김대중)의 지지, 한-민 공조 등 영호남 연대를 통해 호남표 5%만 가져온다면 박 전대표에게 더 할나위 없는 필승 시나리오인 셈이다.

MB ‘오픈프라이머리’ 계속 주장
이명박 전시장에게 있어서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느냐를 질문하기전 경선참여 여부가 더 관심사다. 이 전시장은 자신을 음해하는 세력이 경선불참 가능성과 노무현-이명박 연대론을 주장하고 있다며 경선에 반드시 참여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사실 이 전시장에게 있어 2007년 대선에서 최상의 시나리오 역시 박 전대표와 경선에 참여해 정정당당히 이기는 것이다.
현재 각종 여론 조사에서도 오차범위내부터 10%까지 박 전대표를 따돌리는 등 호응을 받고 있다. 청계천 바람에 경부운하 건설까지 경제 지도자 이미지에서 타 후보에 비해 선점도 하고 있다.
하지만 현 경선룰에서 이 전시장의 승리를 장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난 전당대회결과를 차치하고라도 당내 인맥에 있어서도 박 전대표에게 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당원투표에서 뒤지고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내 이긴다고 할지라도 경선 승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MB(이명박)진영에서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참여제)를 꺼내들었다. 박 전대표보다 높게 나오는 여론조사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오픈프라이머리에서 박 전대표에 이길 공산도 높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어차피 일반국민으로 투표를 한다고해도 전례상 동원된 사람들이 다수일 경우 조직에서 앞선 박 전대표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결국 탈당-신당창당의 제3의 선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독자 신당을 구축하고 이어 대선직전 타 정치세력과 연대해 극적인 후보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시나리오다.
2007년 대선국면에 가장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인제 학습효과를 알고 있는 이 전시장이 이처럼 단호한 결행을 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손, 대국민 지지도 제고 설계는 나중
손학규 전지사하면 도지사 시절 외자 유치와 민주화운동 경력을 떠올린다. 파주 영어마을 사업도 업적으로 남을 전망이다. 여기에 보수 정당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지만 앞선 두 주자에 비해 개혁성과 도덕성이 우월하다는 평도 받고 있다. 박 전대표의 ‘미래비전’ 부족과 이 전시장의 도덕적 측면이 의심을 받고 있는데 반해 손 전지사는 두 가지 면에서 무난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10월7일자로 끝마친 100일 민심대장정 역시 국민들에게 ‘신선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래서 손학규식 대중성이 확보된다면 그의 폭발력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손 전지사가 대권 시나리오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그것은 뜨지 않는 지지율이다. 국민적 지지율이 두 자릿수로 진입해야 손학규 대망론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나라당에서 유력한 후보지만 한나라당 후보처럼 인식되지 않는 무색무취한 정체성도 그가 넘어야 할 산이다. 당내에서 의심받으면서 당밖에선 인정받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도가 상승하지 않는 또 다른 원인이다.
손 전지사가 우여곡절끝에 박근혜-이명박과 함께 3자구도를 형성하게 된다면 카드는 누구보다 많다.
당장 여당과도 함께할 수 있다.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참여방식)를 도입한 여당으로선 손 전지사도 구애 대상이다. 당내에서도 박근혜나 이명박과 손을 잡을 수 있다. 정부통령제 개헌이건 이원집정부제건 실세 총리를 담보로 ‘빅딜’을 할 수 있다. 손 전지사와 연대하는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소한 킹메이커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손 전지사측에서는 킹메이커보다 ‘킹’이 되길 원하고 있다. 지난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나타났듯이 맹형규-홍준표 후보 양강 구도속에 오세훈 후보가 극적으로 경선에서 당선됐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오세훈 열풍이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현행 경선방식은 그에게 탐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여당에서 추진하는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바라는 이유다. 손학규 지사측에서도 공공연히 하는 말이 있다. “손 전지사는 2007년 대선전에 (대권을 거머질) 한 번의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다. 그 기회를 잡느냐 놓치느냐에 따라 손 전지사의 운명이 갈릴 것”이라고 말이다.



# 한나라당발 정계개편 ‘무성’

반한나라당 연대 맞서 여 ‘역포위론’ 주장

최근 한·민연대, 보수대연합론 등 한나라당발 정계개편 논의가 무성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연대는 양당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수면 아래로 잦아드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계개편 논의는 물밑에서 활발히 개진되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소장파 대표주자인 원희룡 의원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연대론을 주장하며 양당이 해체해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했다.
한편 본지가 입수한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내부 문건에는 한나라당+민주당+국민중심당+우파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정계개편을 그리고 있다. 3자 연대를 통해 열린우리당을 고사시킨 상태에서 대선을 치른 다음 총선 이전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우리당 의원들을 흡수하는 ‘보수-개혁’ 구도의 정계개편 주장이다.
이처럼 한나라당발 정계개편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여당이 정계개편을 추동할 구심점이 없다는 점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정계개편은 ‘정치권의 몫’이라고 한정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세 명의 후보 중 어느 한명이라도 자신에게 기회가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 때 계속 남으려고 할 것이냐는 의구심이다. 이에 손학규+열린우리당, 박근혜-이명박 연대설이 거론되는 이유다. <준>

홍준철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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