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수원시, 2019년 수원연극축제 '숲속의 파티'...그 서막을 알리다
[특별기획] 수원시, 2019년 수원연극축제 '숲속의 파티'...그 서막을 알리다
  • 강의석 기자
  • 입력 2019-04-14 18:36
  • 승인 2019.04.15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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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 아주 특별한 '文化'를 선사하다"

문화와 인문학이 깊숙이 녹아있는 수원을 들여다 보다

[일요서울|수원 강의석 기자] 문화는 한 나라의 발달상을 보여주며, 높은 시민의식을 대변한다.

김구 선생은 ‘홍익인간 문화대국’을 소원했다. 그는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강조했다. 문화는 무지한 민을 깨어나게 하는 크나큰 구심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일찍이 수원은 정조의 얼을 담은 인문학을 중시해 왔다. 그러한 수원에 문화의 혁신이 일어나는 중이다. 문화의 습득으로 시민의식을 높이는 데 그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

수원시는 수원의 문화를 대변하는 2019년 수원연극축제 ‘숲속의 파티’를 개최한다. 이는 시민에게 아주 특별한 '文化'를 선사하게 될 것이다.

- 달의 약속(promise of the Moon)

우리는 살아가면서 잔혹하고 냉정한 삶과 반복적으로 마주친다. 포기할 것인가, 다시 도전할 것인가?

저 높이 말없는 달이 떠 있다. 사내는 달을 바라보며 격려와 위로를 받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반복되는 삶의 미궁 속에서 헤매는 사내의 분열된 모습이 흔들리는 배와 돛 등의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표현된다.

- 우리가 기념해야 하는 것들(Memorial)

우리나라에는 독립운동 관련 기념비와 추모시설 909 개와 국가수호활동에 관한 사실 또는 참전유공자의 공훈을 기리기 위한 설치물 1197개가 현충시설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는 이같은 기념비와 탑과 동상을 통해 특정한 날을 지정하고 국가영웅의 공로와 업적을 떠올린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에게는 망각된 기억과 삭제되어버린 시대가 있다.

'우리가 기념해야 하는 것들'은 정가악회 단원 개개인의 기념행위에서 시작한다. 이 속에서 단원 개개인은 환희의 순간을 다시 만끽하거나 아픔의 기억을 위로하기 위한 노래를 부르고, 이를 통해 사소한 일상의 기념일부터 사회적으로 기념해야 하는 순간들을 다시 불러내 그 의미를 묻는다.

- 고기, 돼지(Meat, Pig)

중량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는 고기는 무게가 있지만, 그 생명의 무게는 보이지 않는다. 지극히 자연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길러지는 동물을 먹는 것이 과연 자연스러운가?

이 공연은 돼지가 태어나 죽을 때까지 겪는, 그러나 우리는 알지 못하는 숨은 과정을 거리에 노출하면서 돼지의 삶과 죽음을 놓고 행해지는 인간 행위의 정당성에 대해 논쟁을 제기한다.

- 여우와 두루미(The Fox & The Stork)

이솝 우화에 등장하는 여우와 두루미는 상대방을 식사에 초대했지만, 서로의 다른 차이를 존중하지 못하고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갈등을 빚는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 2019년(현재), 서로의 오해를 풀기 위해 여우와 두루미가 다시 만난다.

 둘은 과연 식사에 성공할 수 있을까? 서로의 문화와 이념을 존중할 수 있을까? 지난 과오들을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고 오해를 풀 수 있을까? 둘은 공생할 수 있을까?

- 돌, 구르다(The Rolling Stone)

꽃길 위에서 넘어진 사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절정에서 추락하는 우리들의 이야기. 집, 직장, 사회, 국가, 어느새 우리를 공고히 가두고 있는 체제를 무너뜨리고, 옷, 장신구, 가방과 신발처럼 어느새 몸을 공고히 감싸고 있는 껍질을 벗어버리려 한다.

한 사내의 여리디 여린 꽃 한 송이로. 이처럼 허황되어 보이는 낭만으로. 그리고 체제가 그의 다리를 어떻게 꺾어 넘어뜨리는지 보려 한다. 한 송이 꽃이 꺾이듯이 몸이 공간, 사물들과 뒹굴며 환상과 환멸의 춤을 춘다.

- 갑옷을 입었어도 아프다(It hurts even if I wear armor)

자신을 나약함을 무장으로 해결하려는 기사(騎士)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더 무장을 한다.

처음엔 자신을 감추기 위해 투구를 쓰고, 다음엔 팔과 다리의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 보호대를 하고, 그 다음엔 몸통을 보호하기 위해 갑옷을 입는다.

그래도 여전히 약하다고 느낀 기사는 마지막으로 커다란 무기를 손에 든다. 이제 그는 자기에게 닥치는 문제들을 이겨낼 수 있을까?

- 시그널(Signal)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는 한 사내가 피리를 불자 그 소리를 따라 쥐들이 강으로 뛰어들고, 아이들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이 모습은 유행에 촉각을 세우고 그에 따라 고유한 정체성을 잃어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은 듯하다. 우리는 수많은 신호에 노출되어 있으며 선택적으로 때론 무의식적으로 신호를 따라간다.

우리는 무슨 신호를 따라가는가? 또 우리는 무슨 신호를 보내고 무슨 신호를 기다리는가?

- 도시소리동굴(Voice Caves in the City)

‘도시소리동굴’은 서로 인접한 세 개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세 개의 보이스 즉흥으로 이루어진다.

세 공간을 거치는 동안 관객은 마치 오랫동안 되풀이되어 온 어떤 제의에 참여하는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일상에서 감지하지 못했던 섬세한 소리들을 듣고(1장), 매일 들었던 도시의 소리들을 침묵 속에서 새롭게 듣고(2장), 저 아래 억눌려있던 소리들로 함께 노래하는(3장) 과정을 겪으면서 일상에 만연한 무감각한 상태를 잠시나마 벗어나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소리의 물리적 진동이 마치 제의가 벌어지던 원시의 동굴처럼 울리고 그 울림이 우리의 딱딱한 덮개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이다.

- 사운드 써커스(Sound Circus)

음악이 뭐 별 것인가? 우리가 흥겨우면 곧 그것이 음악이다. 악기도 마찬가지! 우리의 손길이 닿아 소리를 내면 그것이 악기다.

사운드 써커스는 이것의 실천! 이를 위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게다가 버려진 쓰레기들이 악기로 재활용된다.

그리고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는 신명나는 리듬이 울려퍼진다. 써커스는 ‘섞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목이다.

- 연결링크(Connecting Link)

보이지 않는 인간관계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당신과 나, 단절과 연결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가로지르며 관계가 가진 특징을 몸으로 표현한다.

나와 당신의 접촉은 다양한 연결고리로 이어지고, 나아가 우리의 관계로 확장된다. 확장된 관계 안에서 발생한 엇갈림과 마주침, 협력과 충돌, 단절과 연결 등 대조적인 상황들을 역동적이고 격정적인 움직임으로 시각화한다.

- 돌아가다(GO BACK)

'돌아가다'는 여행가방과 벤치소품을 이용한 거리신체극 공연으로 이 시대 청춘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현실 속 위태로운 감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항상 선택의 기로에서 망설이게 되는 청춘들의 흔들림과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그들의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낯선 도심 속 청춘이란 이름의 이방인, 선택의 기로에 놓인 자들의 그 치열한 몸짓이 돋보인다.

- 해외초청작 -

- 위대한 여정(The Great Voyage/독일)

3000개의 촛불, 300개의 여행 가방, 다양한 캐릭터들이 희망, 운명과 절망에 대한 이야기를 공연 내내 동시에 들려준다. 방문객들은 스스로가 여행자가 되고, 선수가 되어 중심으로 가는 길을 찾는다.

여행 가방을 골라 길을 찾아라! 시작점, 한 어릿광대가 축제의 부스를 차리고 있다. 그는 허공에서 이미지를 포착하고, 엉뚱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관객들을 놀려댄다.

그의 문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은 누구든지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그것은 바로 수천 개의 빛에 의해 만들어진 미로. 방문객들은 여행자가 되고, 선택되어 함께 이동하고픈 여행 가방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미로 안에서는 각자의 삶의 방식을 찾고 있는 캐릭터들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왕이 되고 싶지 않은 왕자, 비행의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새 여인, 마법처럼 빛나는 새로운 곳을 그리며 방문객들에게 그곳에 가는 길을 물어보는 손전등을 든 몽상가... 8명의 존재는 그들의 꿈, 희망과 실패 그리고 행복의 작은 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는 중심에 다다르기 위한 시적 게임이다.

3시간 동안 개방되는 미로에서, 이 장면들은 계속해서 반복되며 새로운 방문객을 맞이한다.

- 석화(石花)(Sokha/캄보디아)

실화를 바탕으로, 예술의 힘을 이야기하는 캄보디아 서커스이다. 즉 석화(Sokha)는 전쟁에 시달리는 아이다.

크메르 루주에 대한 그녀의 기억은 비현실적인 환상과 악몽을 결합해 일그러지고 어두운 현실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예술을 통해 그녀는 자신의 힘을 발견하고 자신과 지역사회를 치유할 수 있는 도구를 발견한다.

파레 폰레우 셀팍(Phare Ponleu Selpak) NGO학교 설립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석화는 드라마, 춤, 현대 서커스 기법, 라이브 페인팅, 오리지널 라이브 음악이 힘 있게 어우러진 작품이다.

전후 희생자들이 겪는 장기적인 영향과 예술이 나라를 치유하고 재건하는 강력한 힘이 되었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 위대한 카페(Le Grand Café/벨기에)

세상에서 가장 작고, 가장 멋진 카페! ‘사람 냄새’ 나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카페!...

보통 카페에 혼자 앉아 있는 것은 다소 우울하다. 하지만 만약 바 의자가 하나뿐이라면, 그것은 특권처럼 느껴질 것이다.

참여형 프로젝트 '위대한 카페'는 3명이 겨우 앉을만한 작은 공간에 갖출 것은 다 갖춘,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카페이다. 주인과 손님이 맥주 한 잔을 놓고 침이 튀길 정도로 가까이에서 대화를 나눈다.

소통이 단절되고 인간성이 상실된 현 시대에 경종을 울리면서, 인간적으로 따뜻한, 무엇보다 직접적인 접촉을 경험하게 한다.

- 야영(Bivouac/일본)

북극 한가운데, 눈보라에 휩싸인 두 사람의 생존 야영기이다.

마임을 넘어서는 실부플레의 넌버벌극. 시간을 초월한 두 캐릭터,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누구도 그것을 모른다.

긴 여정을 따라 그들은 눈보라 속에 갇힌 채, 침낭 안 고요 속에서 꿈을 꾼다. 이것은 꿈속의 이야기이다. 당신이 깨어나면, 이야기도 끝이 난다.

- 악동 음악대(Verdammte Spielerei/벨기에)

워킹 오케스트라가 몰아치는 한바탕 난장! 4명의 색소폰 연주자와, 1명의 드러머, 메가폰을 든 1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밴드는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 있는 이들에게 참신한 팡파르를 선사한다.

바흐, 모차르트 등의 클래식부터 팝송까지 이들이 공연에는 위대한 음악과 유머러스함이 함께 하며 관객과 함께 축제를 한바탕 난장으로 만들어 놓는다.

- 동행(Transports exceptionnels/프랑스)

굴삭기와 무용수가 펼치는 아름다운 듀오이다. 즉 강철과 살결의 듀오는 예기치 않은 만남이다.

기계가 무용수의 몸짓과 함께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역동적인 굴삭기의 팔은 밀치고 감싸 안는 인간의 팔이 된다.

기계의 움직임은 거대하고 스펙타클하지만 회전목마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긁어모으고, 구멍을 뚫고, 운반하고, 쏟아 버리는 굴삭기의 바가지는 시적인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나르고, 들어 올리고, 보호하는 손. 역동적이고, 우아하고, 아름다운 기계는 페르낭 레제가 묘사한 산업사회의 헤라클레스를 연상시킨다.

굴삭기와 무용수의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오페라의 서곡은 줄리엣을 향한 로미오의 사랑스런 서정시를 생각하게 한다. 

강의석 기자 kasa59@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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