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버블인가? 조정인가?

부동산 관련 소식이 연일 떠들썩하다. 버블붕괴론을 맹신하는 분석가가 있는가 하면 후퇴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분석가들도 있다. 한 치 앞도 바라볼 수 없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분석들이 나오면서 투자가들 역시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최근 나오는 경제지들을 살펴보아도 마찬가지다. 여러 가지 혼합된 단어들을 사용하지만 내용을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그 내용들을 토대로 필자가 최근 상담한 분당에 사는 부부의 사례를 이야기해본다.
“현재 한국의 아파트가격은 추정한 적정가격 대비 높은 수준이어서 조정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임”
- 산업은행 산하 산은경제연구소 (2010. 3)
“2012년까지는 지방에서만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겠지만 2013~17년에는 수도권 대형평형도 하락세로 진입하면서 주택가격이 연 평균 2%떨어지고, 2018~20년에는 서울과 수도권가격도 떨어지면서 연 평균 4~5% 하락할 것”
- 신한금융지주 산하 신한 FSB연구소 (2010. 4.)
며칠 사이 일간지, 경제지를 비롯하여 부동산에 관련된 주요 테마 중에서도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신문지면에 나온 기사들을 살펴보면, 물론 일부 부동산 전문가 중 버블붕괴론을 맹신해서 서둘러서 후퇴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 하지만 예전처럼 ‘부동산이 급등해서 큰 수익을 내는’ 일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에는 대부분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는 것 같다.
과거처럼 연못의 물 가운데에 돌멩이를 던지면, 강남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큰 파장이 일고, 이 파장이 강북으로 서울전체로,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순차적으로 파장이 전달되어 전국에 영향을 미치는, 일률적인 가격상승은 기대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제는 국지적으로, 죽처럼 수저가 닿은 자리만 변동이 있는 특정지역의 개발이슈나 개별적인 호재에 따라 가격의 변동이 발생할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이러한 주택, 특히 아파트의 가격변동 추이는 현재 필자의 개인적인 재무플랜 조정 시에 중심화두이다.
필자는 현재 분당 시범단지에서 1993년 초에 입주하며 18년째 거주하고 있다. 분양 받은 아파트에서 이사 한번 없이 계속 거주하고 있는 분당신도시 원주민(?)이라 할 수 있다.
그 동안은 서울, 수도권의 아파트가격의 상승에 비례해 필자의 아파트도 결코 섭섭하지 않게 가격이 상승하여 다소 안심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2006년도 하반기를 고점으로 현재 약 30%이상 하락한 시세를 보면 이제는 마음 편하게만 생각할 수는 없는 처지가 되었다.
당장에야 주거용 자산이니 가격이 오르던지 내리던지 생활에 별 다른 영향이 없으리라 생각하며 자위해 보지만, 향후 추가적인 하락은 필자의 노후준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마냥 딴청을 피울 수는 없는 것이다.
실소유자 중심으로 변동
최근 분당 정자동에 거주하고 있는 젊은부부와 의정부에 거주하는 미혼여성의 상담이 있었다.
분당의 고객은 2005년도에 힘들게 아파트를 구입하였는데, 이 아파트는 2006년도부터 약 30% 상승했다. 또 한 사례는 2006년도에 의정부에 아파트를 구입하였는데 약 15% 시세 상승이 있었다.
필자의 아파트는 40평 중반이고 앞의 두 사례는 모두 20평대 아파트이다.
중대형 평수 아파트의 가격이 내려가는 동안 소형 평대의 아파트의 가격은 상승한 것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물론 이런 한두 가지의 경우를 가지고 일반화 할 수는 없겠지만, 80년대 이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변동 추이에 이러한 경향을 보인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을 “아파트 가격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변동한다”고 정리하고 싶다. 부동산 버블붕괴 견해에 부정적인 부동산전문가들의 주요의견중의 하나인 ‘1~2인 가구의 증가’라는 측면으로 볼 때에도 향후 주택시장은 소형 평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실수요자중심의 주택시장의 편제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주택구입을 고려한다면 본인의 현금흐름을 정확히 따져보고 대출상환 능력 등을 고려하여 내 집 마련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 주택은 보금자리주택이나 시프트처럼 장기임대주택이 중요한 주택마련의 중심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생활하는) 곳이다’ 는 광고처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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