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에 투자하는 당신은 투자자 or 투기꾼?

주가지수가 1700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이 때 문득 의문이 든다.
주식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이끌고 있을까.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건전한 투자자로써의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고 있을 수도 있고, 도박과 다름없는 투기꾼의 모습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나몰라 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단타 매매나 데이 트레이딩(day trading, 초단타기법)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다. 또 이들이 시장에서 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이 방법이 옳다, 그르다의 판단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할 수도 없다. 문제는 아무런 판단기준 없이 주식시장에 휩쓸리고 있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투자 객관적 평가해야
우리가 투자하는 시장은 흔히 살아있는 생물 같다는 이야기나 전쟁터와 같다는 표현을 종종 듣게 된다. 그만큼 시장에서 성공해서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다. 그 사실을 모르는 것도 아닐진대 오늘 우리는 수많은 주식을 지켜보고 매도 주문과 매수 주문을 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투자와 투기. 어디까지나 투자이고 어디까지가 투기일까. 누가됐건 명확히 선을 그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시장 내에는 투자자와 투기자가 공존한다는 것이다.
투자와 투기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자신이 선택한 투자가 무엇인지는 알아야 한다. 똥인지 된장인 구분 할 수 있어야 최악의 경우를 피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투자와 투기의 경계가 모호하다 했지만 굳이 구분하자면 자신이 알고 있는 물건이나 기업에 자산을 던지는 것을 투자, 모호한 의식만 가지고 주변에서 흘러가는 대로 하는 것을 투기라고 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투자라고 믿고 있는 사람이 실상이 투기였을 경우다. 스스로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가지고 있는 주식의 매수가가 얼마고 얼마쯤에 매도 주문을 던져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주식시장에 처음 뛰어든 초보도 할 수 있는 이야기다. 그리고 진짜 초보일 때만 해야 하는 행동이기도 하다.
지금 자신이 투자하고 있는 주식을 발행한 기업의 분기 순이익이 얼마인지, 향후 전략은 어떠하며 최고경영자는 어떤 생각과 철학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지 생각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회사의 시가총액은 얼마이며 스스로 생각하기에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고찰하고 현재의 발행주식수와 주가를 비교하여 매수나 매도해야 한다. 만약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면 당신은 투기자다.
좀 더 나아가서 스스로도 그런 사실을 알고 변동성에서 나오는 수익만을 노리고 달려들기로 작정했다면, 투기자여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스스로는 현명한 투자자라고 생각하면서 오늘의 경제신문만을 믿고 주식차트를 바라보고 있다면 이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주식을 사는 과정은 기업인수의 과정과 같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 있다. 맞는 이야기다. 기업 전체를 구매하지 않을 뿐 그 기업의 지분을 갖게 되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현명한 투자자라고 생각한다면 기업을 인수하겠다는 생각으로 투자하자. 내가 최고경영자라면 이 기업을 인수했을 때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려하는 폭넓은 시각으로 주식을 구입해야만 한다.
시간이 없어서 저런 과정을 밟기가 어렵고 투자는 해야겠는데 그렇기 때문에 부족한 정보를 가지고 상사 몰래 인터넷으로 혹은 PDA등으로 매도와 매수 주문을 체결하겠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미 그렇다면 투자에 임하는 태도부터가 틀린 것이기 때문이다.
지식 없으면 전문가에 맡겨야
만약 시공간의 제약이 자신의 투자 행로를 막고 있다고 생각된다면 주식투자를 버려두고 간접투자자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약간의 수수료를 물고 투자가 성공할 수 있게 펀드매니저를 고용해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점에 나가면 주식으로 대박 내는 법이라는 주제로 수많은 책들이 있다.
그런데 돈을 벌 수 있는 비법을 알면서 왜 책을 쓰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그 책의 저자들이 득도한 성인군자도 아닐 텐데 왜 좋은 방법을 공유하려고 할까. 결국엔 주식을 계속해서 성공 하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정찬웅 재무상담사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