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무조건 든다고 돈 되는 게 아니다
TV에 나오는 CF중에 “어떤 꽃은 행복을 위해 피고, 어떤 꽃은 축하를 위해 피는데, 보험의 꽃은 가족이 어려울 때 핀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보험의 꽃은 어려울 때 피는 것이 맞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보험을 가지고 어려울 때 향기나는 예쁜 꽃을 피울 수 있는지 아니면 향기가 없는 조화를 피울 것인지 점검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보험 다음을 살펴보자. 첫 번째 꽃봉오리, 보험료
보험은 불의의 사고를 당하더라도 내가, 우리 가정이 세운 재무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그런데 보험료가 원래 내야하는 적정기준보다 비싸다면 내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야만 내 재무목표를 달성하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질 수도 있다. 불의의 사고를 대처하는 자세도 중요하지만 적정한 보험료를 내고 나머지는 재무목표를 위해 저축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적정한 보장성 보험료는 4인 가족 기준으로 월 소득의 12% 정도가 적정하다고 알려져 있다.
두 번째 꽃봉오리, 보장기간
보험을 설명하다보면 “저는 나이가 어려서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간혹 있다. 하지만 보험은 어릴 때 가입하면 여러모로 이익이다. 우선 나이가 들수록 질병에 걸리거나 사고가 날 확률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에 보험료가 비싸진다. 특히 60대 이후에 가입할라치면 보험료는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그리고 한 번이라도 큰 병을 앓고 나면 절대 가입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빠른 시기에 가입을 권유하는 것이다. 여기서도 놓치면 안 될 부분이 한 가지 있다. 바로 보장기간이다. 방금 전에 60세 이후는 가입도 어렵다고 했다. 그렇다면 한 번 가입할 때 내가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기간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 꽃봉오리, 보장의 크기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렸을 경우 내가 치료할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은 나와 줘야 한다. 조금의 여유가 있다면, 내가 입원해 있는 동안에 못 버는 돈의 약간 정도는 보험금에서 보충해주면 내 재무목표 달성에도 도움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가 있다. 너무 과도하면 안 된다. 보험은 로또가 아니다. 일반적인 암을 치료하는데 평균 3000만원이면 된다고 한다. 그런데 6000만원, 7000만원 보험금을 탈 수 있도록 가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물론 미래 화폐가치 하락을 고려한 것이라면 예외가 될 수 있다.) 적정한 보장의 크기를 선택하기 어렵다면 물론 보험 전문가를 찾아가는 것도 괜찮다. 초회보험료를 대신 내주겠다고 하는 보험설계사나 가입특약 하나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보험설계사는 피해야할 1순위다.
네 번째 꽃봉오리, 보장의 순서
자녀를 갖게 되면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사랑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10만원 정도 하는 자녀 보험을 당연하게 가입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잘못된 방법이다. 보장에도 순서가 있다. 가장 소득을 많이 버는 사람이 가장 많은 보장을 챙겨야 한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버는 사람이 보장을 적정수준으로 가져가야 한다. 자녀를 위한 보험은 실손의료비가 지급되는 보험 정도가 적당하다. 간단히 말해서, 아이가 아프면 부모가 적금을 깨든 돈을 빌리든 해서 어떻게든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부모가 아프면 아이가 부모 대신 돈을 벌 수 없다. 보장의 순서는 소득 크기의 순서와 일치시키자.
다섯 번째 꽃봉오리, 교차 가입
보험에도 종류가 있다. 약관에 정해져 있는 사고가 발생하거나 병에 걸릴 경우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정액보상과 약관에 적혀있는 제외 경우만 빼면 언제든 들어간 병원비를 지급하는 실손보상이 바로 그것이다. 정액보상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실손보상이 훨씬 더 중요하다.
만약 보험이 없다면 실손의료비 보험부터 가입하는 것이 여러모로 이익이다. 그렇지만 항상 두 가지를 다 챙겨가야 그나마 어려울 때 보험의 꽃을 제대로 피울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생명보험사의 실손 특약은 실제 부담한 의료비의 80%를, 손해보험사의 실손 특약은 실제 부담한 의료비의 90%를 지급하게 되어 있다(2009년 10월 기준). 그러니 정액보상을 해주는 특약은 생명보험사에서, 그리고 실손보상을 해주는 실손특약은 손해보험사에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 밖에도 보험을 선택할 때 유의할 점은 순수보장형으로 설계되어야 유리한 점과 저축성 보험과 보장성 보험을 함께 섞어놓은 통합보험은 여러 케이스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있으나 사례마다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이 다르고 유리점도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보험에 대해 잘 모르겠다면 신뢰할 만한 전문가에게 자신의 보험 증권 검토를 의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점검을 거친 보험이라면 당신이 어려울 때 향기로운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기자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