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수익의 비밀은 ‘착시 효과’

최근 부동산 시세가 심상치 않다. 장시간의 침체를 깨고 부동산 시장이 다시 한 번 약동하려는 모양세다. 전세금은 경제상황이 어려운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연일 오른다는 이야기만 들려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테크로 부동산 투자를 눈여겨보는 사람도 늘고 있다. 문제는 부동산 투자가 늘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부동산 투자는 다른 재테크에 비해 주의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부동산 재테크에 대해 짚어봤다.
자산의 가치 상승과 인플레이션(이하 인플레)를 묶어서 생각해보면 부동산 재테크의 본질에 보다 접근 할 수 있다. 주식의 경우 과거 미국에서 70년간 인플레를 상회한 이익을 가져다줬다. 이 기간을 100년으로 기간을 늘릴 경우 인플레와 비슷한 수준의 이익을 투자자에게 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통계는 망해버린 기업의 자산 가치까지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주식의 기업이 망하지 않고 있다면 그 투자의 소유주는 분명 인플레를 훨씬 뛰어넘는 이익을 낼 수 있었을 것이다.
부동산 사기만 하면 장땡(?)
부동산의 경우는 다르다. 부동산은 주식과는 달리 추가로 생산되거나 소멸되지 않는 자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의 장기 수익률은 실거래가 그 자체로 대개 인플레를 넘어서기 힘들다. 부동산 투자는 시장 상황에 투자하는 주식과는 달리 단지 시간에 따른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뿐이다.
투자가 성공하려면 투자를 했을 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떨어지는 화폐가치를 반영하고도 이익이 나야 한다. 전세계의 전체 자산 가치를 생각해보면 지난 수천년간 수만 배의 자산증가를 이루어냈음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토지의 가치는 얼마나 상승했을까. 물론 장소에 따라 다양한 변수는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평균적으로 1000년 전에 땅 100평을 소유해서 지금도 여전히 그 땅을 가지고 있다면 그 가치는 평균적 자산증가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 가치로 차라리 현금에 투자해 복리 이자로 키웠다면 수익 현황은 큰 차이를 보였을 것이다.
이같은 차이는 부동산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부동산은 다른 재화와는 달리 추가적으로 생산이 불가능한 자산이다. 때문에 그 자체가 능동적인 가치를 가질 수는 없다.
가장 큰 이유로 부동산은 필연적으로 금리 이상의 효율을 가지기 어렵다. 금리란 유동성, 즉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의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다. 금리가 위험을 부담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할 때, 부동산은 유동성을 완충해주는 역할만 할 수 있을 뿐 그 자체가 능동적으로 재화를 생산해내거나 유동성을 만들어 낼 수는 없는 자산이다.
투자라는 말을 살펴보면 그 근간은 인류의 문명기술 발달에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고 하는 행동을 의미하는 것이다. 같은 관점에서, 부동산에 투자를 할 경우 유동성을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에 절대 평균 이상의 가치를 얻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부동산의 장기투자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다.
‘부동산은 쌀 때 사서 10년만 묻어두면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명제는 처음부터 틀렸다. 부동산이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주식도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앞뒤가 안 맞는다. 사람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보다 부동산 시장에서 이익을 더 많이 본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부동산 거래의 특성상 본의 아니게 장기 투자를 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장기 부동산 투자에 대한 착시효과를 만들어 주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투자는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할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가장 기초적인 것은 인플레가 부동산 가격 상승폭을 앞서 나가면 지켜보고 있다가 그 차이가 커질 때 부동산을 매수하는 것이다. 이후 부동산 가격이 인플레를 따라잡고 넘어설 때까지 투자한 후 그 시점에서 이익을 실현하고 부동산에 눈길도 주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자산가치 관점에서의 가장 현명한 부동산 투자법이다.
기회비용 고려해 수익 내야
다만 주의할 것은 아파트와 같은 보유 부동산을 구입했다면 아파트의 가치가 인플레만큼 상승해서는 도리어 손해라는 점이다. 우리는 재테크를 하면서 보이지 않는 기회비용을 항상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시가 2억의 아파트를 구입해서 10년간의 인플레 수준의 상승을 기록했다면 2억 아파트의 보유 비용 대신 2억을 금리 자산에 투자했을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부동산 가격이 얼마 올랐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당신이 그 부동산에 투자한 비용대비 어느 정도의 수익을 얻었는지 살펴봐야 한다. 강남 부동산이 1년에 5000만원 상승했다고 배 아파할 것만은 아니다. 15억 짜리 아파트가 1년에 5000만원 상승했다면 인플레, 물가상승률 4%만큼도 이익을 내지 못한 것이 된다. 게다가 강남 부동산은 양도 소득세, 고가주택 중과세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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