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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박나리 기자]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28일 대한민국 전자관보를 통해 2019년도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을 발표했다. 많은 이들이 ‘최고액 보유자’에 집중했지만, 이 가운데 ‘이색 재산’을 소유한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 보유 재산 지난해 대비 1억3500만 원 ↑
‘2억 원 상당’ 골동품 보유한 자치단체장까지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이후 여러 언론 매체에서 ‘다주택자 논란’ 등 이들의 소유 재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일요서울은 이색 재산을 보유한 공직자들을 선별, 분석해 봤다.
도종환 ‘장관’ 아닌 ‘시인’
文 ‘한정판’ 책 최고액
고위공직자들 가운데 ‘저작재산권’을 가진 몇몇이 존재하지만, 가장 주목받은 사람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다. 도 장관은 2012년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회 위원으로 정치계에 발을 들여 19대·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후 2016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2019년 4월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재직 중이다.
당초 도 장관은 세간에 ‘시인’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쓴 시와 수필 등은 교과서에 실렸으며, ‘접시꽃 당신’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또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로 작품 활동을 필두로 올해 등단 35주년을 맞이한 문학계의 큰 인물이기도 하다.이러한 이력 때문인지 그의 재산고지서를 살펴보면 저작재산권란에 ‘시’라는 대목이 보인다. 그가 작품을 통해 얻은 수익은 2157만 원 상당이다. 하지만 전체 소득은 17억4912여만 원으로 지난해 대비 4297만 원가량이 감소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저작재산권을 소유한다. 문 대통령은 전자책을 포함 총 9권의 저작재산권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최고 소득금액을 보인 책은 올해 신규 등록된 ‘문재인의 운명(취임1주년기념 한정판)’이다. 지난해 5월 저작재산권이 등록된 이 책은 8647여만 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문 대통령의 저작재산권으로 새로 등록된 책은 ‘문재인의 운명(일본어판)’과 ‘문재인의 운명(중국어판)’이다. 이 두 권의 책은 각각 251만 원과 754만 원 규모의 소득을 나타냈다.
다만 지난해 문 대통령의 재산 소득고지서에 따르면 2011년 발간한 ‘문재인의 운명’과 2012년 발간한 ‘사람이 먼저다’, 배우자인 김정숙 여사가 쓴 ‘정숙씨, 세상과 바람나다’라는 책은 기간만료에 따라 저작권이 소멸됐다.
올해 문 대통령과 김 여사의 명의의 소유 재산은 20억1601만 원 상당으로, 지난해 18억8018여만 원에 비해 약 1억3500만 원 가까이 증가했다.
1년 사이 가지고 있던 펀드 가격이 내려갔고, 공시지가 변동으로 인한 토지 가격도 감소했으나 예금액이 오른 데 따른 수치다. 예금은 본인(8억6933만 원)과 김 여사(6억1278만 원), 어머니(2448만 원) 명의로 총 15억660만 원을 신고했다. 김 여사와 어머니 명의의 예금액은 줄어든 반면 문 대통령 명의의 예금액이 증가했다. 이는 지난 1년 대통령 연봉(2억2479만 원·인사혁신처 고시 기준) 가운데 지출분을 뺀 대부분을 저축하면서 예금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대지·임야·도로 등을 포함한 본인 명의 토지 가격은 지난해 대비 1억3672만 원 감소한 총 2억86만 원을 신고했다. 경남 양산 매곡동 대지 면적이 정정신고를 통해 기존 1721㎡에서 413㎡으로 줄면서 1억5779만 원이 줄어들었다.
골동품 35점…
목장용지도?
자치단체에서도 색다른 재산을 보유한 이들이 있었다. 김기덕 서울특별시의원은 ‘목장용지’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총 51개(약 1150㎡·약 350평)의 목장용지가 누락돼 재신고를 하면서 본인 명의로 등록돼 있다.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과 직계가족은 지난해에 비해 8000만 원 이상의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의장의 신고된 재산은 4억5533만1000원으로, 지난해(3억7185만8000만원)보다 8347만3000원 불어났다. 공시지가가 오르면서 신 의장 가족이 보유한 아파트 값이 상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시의회 부의장 2명은 모두 신 의장보다 더욱 많은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생환 부의장(더불어민주당·노원4)의 재산은 지난해 대비 1억4600여만 원 늘어난 17억6045만7000원을, 박기열 부의장(더불어민주당·동작3)의 재산은 6억5964만 원으로 지난해(6억4490만 원)과 비교해 1400여만 원 상승했다.
서울시의회 의원 가운데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사람은 자유한국당 성중기 의원(강남1)이다. 그는 129억여 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재산 공개 대상인 전체 시의원 110명의 평균 재산액(약11억6820만 원)보다 11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성 의원과 그의 직계가족들은 토지로는 총 65억 원대를, 주택로는 총 102억5200만 원을 신고했다.
이 밖에도 성 의원과 부인은 각각 현금 3000만 원, 1억 원을 갖고 있다. 예금은 본인이 2억3508만 원, 부인이 3억1764만 원을 신고했다. 성 의원과 배우자는 약 1억8000만 원의 귀금속도 보유하고 있다.
2위는 82억8363만 원을 신고한 김용연 의원(더불어민주당·강서4)이다. 김 의원과 그의 직계 가족은 아파트 등으로 36억3694만 원을 신고했다. 예금은 본인 명의로 13억3606만 원과 배우자 명의 2499만 원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남과 차남도 각각 3억958만 원, 3527만 원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반면 가장 재산이 적은 시의원은 여명 의원(자유한국당·비례)으로 617만 원을 신고했다. 여 의원은 예금으로만 617만 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치단체장 가운데 이색 재산을 보유한 이는 유천호 강화군수다. 그는 총35여 점의 골동품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3층 석탑’와 ‘석좌불’ 등도 재산으로 신고돼 관심을 끌었다. 그가 소유한 골동품 가운데 최고액을 기록한 것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청자음각모란문장’이다. 2억 원 상당의 작품이다.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3층 석탑’과 삼국시대·백제 시대에 제작된 ‘갑주 및 환두태도 및 기타 일괄품’이 1억 원으로 나타나 그 뒤를 이었다.
유 군수는 운보 김기창의 청록산수 전지 1점과 박생광 화백의 그림도 2점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운보 김기창은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작품 활동을 한 작가다. 청록산수 연작은 1970년대 그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로 평가된다. 박 화백은 일본에서 미술 수업을 받은 영향으로 일본풍의 채색기법이 두드러진 작품을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나리 기자 pnr@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