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보다 수수료 더 나가는 펀드 100여개

최근 펀드가 심상치 않다. 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의 수익률이 바닥을 쳐 원금은커녕 손해를 보는 일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수익보다 수수료가 더 나가는 펀드가 무려 100여개가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폭풍처럼 몰아쳤던 펀드 열풍으로 과대과장광고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추락하는 펀드, 무엇이 문제일까.
펀드는 광풍이었다. 누구나 투자하면 많게는 2~3배, 적게는 20~30%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익보다 수수료가 더 나가는 펀드가 즐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펀드에서 수수료조차 못 건진 펀드가 100개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펀드는 각종 수수료와 보수 등을 감안한 연간 수익률이 주식형 펀드의 수수료 등 평균 운용비용(연 2.1%)에도 미치지 못했다.
투자자들을 울린 펀드는 대부분 해외 주식형 펀드였다.
펀드 수익률 2%미만으로 각종 펀드 비용(수수료와 운용 보수 등)을 제하면 남는 것이 없다. 베트남 펀드, 해외리츠(부동산)펀드, 럭셔리 펀드, 헬스케어펀드, 글로벌주식펀드 등도 본전도 찾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펀드 손실 가장 손해
증시 회복기 펀드별 전략은?
이들 펀드 가운데 일본펀드가 35%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본펀드 중에서 ‘우리CS일본스몰캡주식’이 마이너스 39.66%로 지난 1년간 가장 큰 손실을 냈다.
총비용이 연 2.774%인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적립식혼합1’은 마이너스 32.36%로 큰 손실을 냈다.
관계자들은 경기 부양책을 써왔던 베트남 정부가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긴축정책으로 선회해 개인 투자자들의 매물이 쏟아져 지수가 급락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한국월드와이드럭셔리종류형P-1(C), 우리CS글로벌럭셔리주식1클래스C1, 기은SG링크럭셔리라이프스타일주식자C1 등 럭셔리펀드도 손해를 보았다.
글로벌 펀드도 악재를 피해가지 못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시장 투자 비중이 절반 이상이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악재에 휘말렸
다.
이에 전문가들은 긴 안목으로 투자해야하는 펀드에 대해 펀드별 전략을 조언하고 나섰다.
하반기(7~12월) 세계 증시의 회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펀드별로 전략을 달리 짜야하며 시장 상황이 바뀌었으면 펀드 갈아타기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 유럽 등 선진국 펀드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악화는 없지만 앞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할 것으로 수익률의 회복을 기다렸다 고성장이 기대되는 어머징 마켓인 동유럽, 러시아 쪽으로 갈아타는 현명한 투자를 권하고 있다.
또 요즘처럼 증시 격변기에는 환매를 하더라도 한꺼번에 하지 말고 적립식펀드처럼 3~4회로 나눠서 분할 매도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또한 펀드에 대한 과대과장광고도 문제가 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익이 보장되는 양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펀드광고가 지난해 보다 53.9%(2633건)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협회 측의 자체 사전심사 결과 광고물로 적합하다 평가받은 것은 전체 43.3%인 1139건에 불과했으며 수정조건이 붙은 조건부 적격이 1461건(55.5%)로 가장 많았다.
또한 도저히 광고로는 쓰일 수 없을 만큼 부적격 판단이 내려진 경우도 무려 9(0.3%)에 달했다.
조건부 적격 판정을 받은 광고는 00%의 수익을 확보해준다는 식의 단정적 표현이 1757건(20.6%), 투자경고를 하지 않은 경우 1308건
(15.3%), 환매방법이나 수수료 등 보수표시를 위반한 경우 1081건(12.7%)나 됐다.
이처럼 불량펀드와 과장광고 등으로 인해 펀드에 대한 신뢰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서 전문가들은 펀드에 대한 투자를 할 경우 충분한 검토와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백은영 기자 about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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