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과 지옥이 따로 없었다

2007년이 저문다. 하루에도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주식시장처럼 증권가 CEO들도 명암이 엇갈렸다. 올해 국내 증권사 CEO중 가장 먼저 옷을 벗은 인물은 최명주 전 교보증권 사장이다. 최 사장은 임기를 1년 이상 남기고 중도 퇴진, 2002년 이후 이어진 교보증권 사장들의 중도하차 징크스를 이어갔다. 특히 최 사장은 교보증권 사장실 밑으로 수맥이 흐른다는 설을 의식, 사무실 배치를 다시 했음에도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홍성일 전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5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2월 증권업협회 회장 선거에 나섰다 고배를 마셨다. 한국투자증권은 홍 전 사장의 출마를 앞두고 유상호 부사장을 1월 일찌감치 새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했다.
대우증권을 다시 업계 1위로 올려놓으며 연임을 자신했던 손복조 사장도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낙점을 받지 못했다. 그동안 실적과 사내 조직 장악 등을 배경으로 연임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지만 공모 결과 김성태 사장에게 자리를 내줬다.
연임 성공 -
증권업협회장 황건호 회장
박종수 우리투자증권 사장
반면 김성태 사장은 대우증권에 입성하면서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 사장에서 물러난지 2년여만에 증권사 사장으로 금의환향했다.
김 사장은 LG투자증권에서 물러난 후 흥국생명 사장을 거친 후 고문으로 권토중래를 기다렸다.
메리츠증권은 김 한 부회장이 물러나고 메리츠 종금을 맡던 김기범 사장이 새 대표이사로 등장했다. 김 사장이 메리츠 증권 사장에 선임되면서 증권가에는 옛 대우증권 국제라인 출신들이 주목받기도 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대우증권 런던현지법인 부사장 등을 거친 구 대우증권 국제라인의 핵심 멤버로 꼽힌다.
증권업협회장 연임에 성공한 황건호 회장도 80년대 후반 뉴욕사무소장과 국제금융부장을 지내면서 뉴욕증시에 코리아펀드를 상장시키는데 기여를 한 대우증권 국제통 출신이다.
임기를 채우기도 쉽지 않은 증권판에서 연임에 성공한 장수 CEO들도 있었다.
6월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데 이어 2007년 12월부로 임기가 끝나는 박종수 우리투자증권 사장도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었다.
99년12월부터 미래에셋증권 맡고 있는 최현만 대표는 최근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경사를 누리기도 했다.
한편 내년 상반기에는 남영우 NH투자증권 사장(2월)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 김정태 하나대투증권 사장(이상 5월) 등이 임기가 만료돼 재신임 여부를 묻는다.
최근 승진한 최현만 부사장도 올 5월 3번째 임기가 만료된다.
한국증권신문 김노향 기자 nhkim@k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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