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조명 MK리더십 2탄
집중조명 MK리더십 2탄
  • 이진우 기자
  • 입력 2011-10-31 16:35
  • 승인 2011.10.31 16:35
  • 호수 913
  • 2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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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하는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 리더십’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00년 현대그룹에서 독립한 이래 11년 만에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수를 7배로 늘렸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계, 철강, 부품, 금융, 물류 등에 이르기까지 주로 자동차산업과 연관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 동시에 수직계열화도 완성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오랜 숙원이었던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를 건립해 철강에서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자원순환형 사업구조를 이룩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명가 재건’의 상징으로 주목받은 현대건설을 인수해 또 다른 성장동력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자동차, 철강, 건설 부문이 현대차그룹의 사업 가운데서도 가장 핵심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일요서울]이 지난 912호에 이어 세계가 주목하는 정 회장 리더십에 대해 집중 조명해본다.

현대차가 해외시장 판매 증가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양재동 본사에서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3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 18조9540억 원, 영업이익 1조9948억 원, 당기순이익 1조9183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에 비해 14.5%, 영업이익은 18.9%, 당기순익은 20.7% 각각 증가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3분기까지 매출 57조2789억 원, 영업이익 5조9490억 원, 당기순이익 6조1024억 원, 판매 294만9914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특히 해외시장 판매의 경우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출시된 엑센트, 그랜저, 벨로스터, i40 등 다양한 신차를 토대로 전 지역에서 판매가 증가했다”며 “특히 유럽에서 ix20와 i40 등 전략 차종의 판매 호조로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증가했으며, 미국에서는 엘란트라, 쏘나타의 판매 호조로 3분기 누계 시장점유율 5.2%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성과의 바탕에는 정 회장 특유의 ‘품질경영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스티브 켈러 현대차 캐나다법인(HAC) 사장은 “정 회장의 리더십과 품질향상이 현대차의 성공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986년 3월 HAC에서 부품 분야 책임자로 일을 시작해서 2002년부터는 10년째 HAC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켈러 사장은 “정 회장이 품질을 강조하고 난 후 차량의 품질이 좋아졌다. 품질경영은 더 필요하다. 성공하기까지 회장의 리더십이 많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아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정 회장의 ‘품질우선 경영’에 대해서 “이는 ‘현대차의 도전정신’이다”라고 강조하면서 “창업주인 故 정주영 명예회장으로부터 전해진 현대家의 기업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형적인 정 회장식 인사 행태 보여

정 회장은 때때로 특유의 ‘럭비공 인사’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다.

KIA타이거즈 구단이 지난달 18일 조범현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당시 발표된 내용으로는 조 감독이 먼저 자진사퇴 의사를 밝혀 곧바로 구단이 선 감독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구단이 철저히 배제된 채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모 언론에 의하면 익명을 요구한 KIA 관계자는 “그룹 고위층 인사가 먼저 선 감독과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 KIA의 문제점 등에 대한 조언을 듣기도 하면서 처음에는 농담처럼 영입을 제의했다”며 “시즌 성적이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자 구단을 통해 선 감독을 영입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조호 KIA 단장도 “그룹에서 지시가 내려와 직접 만났다. 선 감독 역시 고향팀에 봉사한다는 심정으로 어렵게 결정을 내렸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야구계에서는 전형적인 정 회장식 인사 행태를 보여준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선 이러한 인사가 즉흥적이라고 지적하지만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인사들은 직감과 통찰력, 그리고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평가한다.

현대차그룹의 고위 임원을 지냈던 한 퇴직자는 “대개의 인사가 몇 주 또는 몇 달 전부터 고심한 끝에 이뤄진다”며 “처음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라 여겨져도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정 회장이 옳은 선택을 내렸음을 알게 된다”고 귀띔했다.

정 회장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며 소탈하고 연민의 정도 깊다. 김승년 전 구매총괄사장이 지난해 7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자 하루에 두 번이나 유족을 찾아 위로했다. 새벽 출근길에 빈소를 찾아 조문한데 이어 퇴근길에 다시 들러 영정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충직한 부하 직원을 잃은 안타까움을 굳이 숨기지 않았으며, 그의 인간적인 면면이 드러난 일화로 유명하다

또한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의 투박한 말투에는 종종 유머가 녹아 있다”며 그의 절제된 감정 속에 숨어있는 해학을 강조했다.

정 회장의 이 같은 모습은 합리적 사고에 기초한 서구식 리더십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일각에서는 정신이나 교감을 중시하며 소통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보면, 전형적인 동양적 리더십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한구 수원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정 회장은 선친인 정주영 명예회장의 ‘뚝심경영’을 그대로 이어 받은 듯하다”면서 “한-미FTA 영향으로 자동차 시장이 완전 개방되면 내수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과 중국, 인도 등 신흥국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아 향후 ‘품질경영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그룹의 성장세와 함께 정 회장의 ‘뚝심 리더십’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진우 기자] voreolee@ilyoseoul.co.kr

이진우 기자 voreole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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