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삼성’ 이미지 실추…非의료인 원장 취임
자신들이 만들면 세계 최고라고 자부했던 이른바 ‘1등 삼성’의 신화가 무참히 짓밟혔다.삼성의료원은 국내 6대 암 중 폐암을 제외한 다른 암에 대해서는 타 병원에 뒤떨어진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분석 결과에 따라 과감히 메스를 들었다.
삼성의료원은 국내 최고를 벗어나 아시아 최고를 목표로 개원했지만 국내 최고의 자리에도 못 올라 있다.
매출액에서도 1조2479억 원의 서울아산병원, 1조2793억 원의 가톨릭병원, 1조300억 원의 연세의료원의 뒤를 이어 8455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1조원의 문턱도 못 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삼성의료원 내부에서는 병상이 많은 서울아산병원에 비해 암 수술 건수가 적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며, 자본조달이 일반 기업과는 달라 그룹 차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측에서는 윤순봉 전 삼성석유화학 사장을 임명하며 과감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윤 사장은 의료사업일류화 추진단장까지 겸한다.
윤 사장은 현 최한용 삼성서울병원장과 같은 직급이어서 내부에서는 의료와 경영의 융합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사장은 ‘혁신 전도사’라는 별명답게 곧바로 삼성의료원의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상은 기획조정처, 의과학연구처, 사무처 등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업무가 중복되고, 효율성이 낮은 부서의 구조조정을 통해 ‘1등 삼성’을 의료원에도 접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에서는 과연 삼성그룹이 비(非)의료인 사장을 배치하면서 과연 매출액 4위에 머물고 있는 삼성의료원을 국내 최고, 아시아 최고의 병원으로 변모시킬지 주목하고 있다.
만약 윤 사장을 택한 삼성그룹의 선택이 성공을 거둔다면 다른 초대형 병원들도 잇따라 전문경영인을 배치해 병원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전수영 기자 jun618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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