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지암리·늑현리의 땅 매입 ‘아리송’
곤지암리·늑현리의 땅 매입 ‘아리송’
  • 김영민 
  • 입력 2005-01-05 09:00
  • 승인 2005.01.0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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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시 아파트 인·허가와 관련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박혁규 의원이 이 지역의 스키레저타운 개발 사업에도 깊이 관여하고 개발지역 주변 임야 등을 대량으로 매입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광주시가 지난 94년 민간사업인 스키레저타운 개발을 포함한 지역숙원사업을 추진한 직후 박 의원이 개발지역 부근의 임야 등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 재계와 정계 일각에서는 “박 의원이 경기도 광주시의 지역숙원사업에 스키레저타운을 건설하는 민간사업이 포함된 것을 미리 알고 개발지역 주변의 임야를 매입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최근 경기도 광주시 아파트 인·허가와 관련해 김용규 광주시장을 구속기소했고 이어 박혁규 의원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벌이고 있다.검찰은 박 의원이 1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기 전에 광주시의원을 지냈고, 김 시장과 같은 광주시 오포지역 출신으로 그동안 두 사람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광주시 일대의 건설사업 인·허가에 박 의원이 깊숙이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박 의원이 올초 착공 예정인 곤지암리조트 개발지역 주변의 임야 등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광주시의 개발 계획을 미리 알고 부동산을 매입한 것이 투기의 목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검찰도 이번 아파트 인·허가와 관련 뇌물수수건과 함께 지난해 10월 국감에서 제기됐던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스키레저타운)에 대한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하면서 박 의원에 대한 부동산 투기 의혹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곤지암리조트 개발 사업은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에 위치한 곤지암컨트리클럽 옆에 스키레저타운을 건설하는 민간사업으로 광주시가 지난 94년 지역숙원사업에 포함시켰고, 오염총량제 도입을 계기로 올해 환경부의 승인을 받아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곤지암리조트의 스키레저타운 개발이 정부의 승인을 받음에 따라 스키용품 매장, 음식점, 숙박시설 등이 들어설 것으로 보여 개발지역 주변의 지가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인근 부동산에 확인한 결과 90년대에는 평당 30만~40만원이던 지가가 오염총량관리제 도입과 사업 승인이 난 이후 현재 평균 5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장 입구의 경우 평당 200만~3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박 의원이 이 일대 토지를 매입한 것은 광주시가 지역숙원사업을 추진하던 94년 직후였다.

이 지역 출신인 박 의원은 광주시가 지난 94년 스키장 건설 등을 포함한 국토이용계획변경을 신청한지 1년만인 95년에 광주시 실촌면 곤지암리와 초월읍 늑현리 등의 땅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특히 박 의원은 김용규 광주시장과 함께 광주 오포지역 출신으로 두 사람이 어린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였고 16대 국회 당시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였다는 점에서 광주시의 개발 계획에 대한 정부 승인을 받도록 물밑지원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정재계 일각에서 일고 있다.이에 대해 박 의원은 “늑현리의 땅은 작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선산 땅이고 곤지암리 땅도 하천이라 쓸모없는 곳인데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김용규 시장과는 친분이 있지만 광주시와 관련된 것에는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았는데 정치권에서 음해성 루머를 유포한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또 “내가 이 지역 출신인데도 불구하고 광주시에서는 그동안 어떠한 특별대우도 없었고 심지어는 시 관련 행사에도 초청하지 않는 상황인데 내가 광주시 개발사업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느냐”며 반박했다.

박 의원의 한 보좌관도 “광주시가 지역숙원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오염총량제 도입을 검토하면서 광주시 실무자가 박 의원 비서관을 찾아온 적은 있지만 박 의원이 곤지암리조트와 관련, 김 시장이나 업체 사장 등을 만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박 의원이 갖고 있는 땅은 현재 1만평도 되지 않고 개발지역과 떨어져 있는 부동산 투기하고는 거리가 먼 지역”이라고 말했다.곤지암리조트의 스키레저타운 건설이 올초 착공될 예정인 가운데 현재 박 의원 이외에 개발업체 관계자와 김 시장 및 광주시 공무원들도 친인척을 동원해 개발지역 인근에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지난해 말에는 곤지암리조트 개발과 관련해 이 지역 일대에 특혜 의혹과 부동산 투기에 대한 내용을 담은 ‘삐라’까지 뿌려졌던 것으로 알려졌다.이 지역 부동산 개발업체 한 관계자는 “지자체, 기업, 정치인이 유착해 상수도보호구역에서 민간기업의 대규모 사업을 승인받도록 협력했고, 결과적으로 개발지역을 미리 알고 있었던 지자체장과 정치인, 기업 관계자 등은 이를 부동산 투기에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영민  mosteve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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