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행사로 성장한 BIO KOREA
글로벌 행사로 성장한 BIO KOREA
  • 전수영 기자
  • 입력 2011-09-20 11:39
  • 승인 2011.09.20 11:39
  • 호수 907
  • 4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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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 BIO KOREA 다리걸기?
2010년 제약 BIO 전문 파트너링 행사 비교

정부는 대구·경북과 충청북도 오송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두고 바이오산업의 거점으로 키우고 있다. 인천광역시도 송도에 바이오단지를 건설해 삼성그룹의 투자를 이끌어 냈고 박카스로 유명한 동아제약도 이곳에 입주할 예정이다.

이런 중앙·지방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오는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우리나라의 바이오산업을 대표하는 행사인 ‘BIO KOREA 2011’이 열린다. BIO KOREA에 대해 살펴본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바이오산업 관련 행사인 BIO KOREA가 부처들 간의 힘겨루기에 몸살을 앓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 충청북도, 한국무협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BIO KOREA 2011’(이하 BIO KOREA)은 올해로 6회째를 맞는다. BIO KOREA는 백신, 임상, 재생의학, 천연물 신약, 바이오 융합, 바이오 에너지, 기능성 식품, 기술사업화, 투자유치, 산업정책 및 제도 등 다양한 주제들에 관한 최신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의견을 교환하고 더 나아가 행사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파트너링을 통해 비즈니스 상담과 투자 그리고 공동연구협력의 기회를 마련할 목적을 기반으로 한다.

이 행사에는 국내·외 주요 정책 담당자, 공무원, 연구자, 바이오산업 경영진과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해마다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도 해외 30개 국, 국내외 약 500개 기업이 컨퍼런스, 전시회 및 비즈니스 포럼에 참여할 예정이다. 기조연설자와 패널도 170여 명이나 돼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바이오 관련 행사로 우뚝 설 전망이다.

하지만 BIO KOREA는 단순히 하나의 행사가 아니라 5월에 열린 ‘아시아 바이오 비즈니스 포럼’과 7월에 열렸던 ‘인터비즈 바이오 파트너링 & 투자 포럼’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다.

매년 5월에 열리는 ‘아시아 바이오 비즈니스 포럼’은 보건의료산업 분야 지식재산의 창출과 보호, 인큐베이팅, 기술이전과 사업화 지원 등 바이오기업에게 필요한 실질적인 기술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아시아 바이오 비즈니스 포럼’의 뒤를 이어 7월에 열리는 ‘인터비즈 바이오 파트너링 & 투자포럼’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대학기술이전협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SCH 의약바이오인재양성센터,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등이 공동 주관하는 행사로 올해로 9년째를 맞았다.

이 포럼은 국내 제약산업, 바이오산업분야 연구개발주체인 산·학·연의 상생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유도함으로써 글로벌 마켓에서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해 진행돼 오고 있다.

BIO KOREA 앞선 두 행사의 결과물 중에서 취사선택을 통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자기완성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BIO KOREA는 국내 바이오산업의 혁신적 기술에 대한 다양한 결과물을 국제시장에 선보이며 이를 통해 국제적인 기술로 업그레이드시키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조헌제 신약개발 연구조합 정책실장은 “BIO KOREA는 바이오산업에 대해 외국에 끌려가는 입장이 아닌 우리가 이끌어 가는 행사로 아시아권에서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가치를 알려줄 수 있는 행사”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BIO KOREA는 한국과 글로벌 기업의 협력을 유도하는 장으로 경쟁력 있는 글로벌기업의 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행사의 유용성을 설명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지경부를 비롯한 그 산하기관인 코트라(kotra)와 한국바이오협회가 유사한 행사를 경쟁적으로 진행하면서 소모적인 힘빼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바이오산업 장밋빛 미래 속 중복투자 지적도 있어

코트라와 한국바이오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지경부가 후원하는 ‘글로벌 바이오&메디컬 포럼’(이하 GBF)은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지난해 열린 GBF에는 국내·외에서 이미 등록된 564명이 행사장을 찾아와 설치된 27개 부스를 방문하고, 13개 컨퍼런스를 참여하면서 파트너링을 통해 기술이전과 투자를 논의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규모나 콘텐츠로 볼 때 ‘아시아 바이오 비즈니스 포럼’, ‘인터비즈 바이오 파트너링 & 투자 포럼’, BIO KOREA로 이어지는 연이은 행사에 비해 급조되고 ‘따라하기’ 한 흔적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전시 부스만 봐도 BIO KOREA의 397개에 비해 10분의 1도 채 안 되는 27개이며, 총 등록자 수는 BIO KOREA의 5010명에 9분의 1정도에 해당된다. 굳이 BIO KOREA가 아니더라도 바로 직전에 열린 ‘아시아 바이오 비즈니스 포럼’보다도 적은 수를 보였다.
[표 참조]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고 콘텐츠도 부족한 GBF를 지경부가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것은 현재까지 ‘바이오코리아’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있는 보건복지부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중복투자라는 지적을 계속해서 받고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GBF를 공동 주관하고 있는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파워게임이) 완전히 없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행사에 참여하는 기업들을 비즈니스로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각 부처별로 특징과 영역이 있다 보니 이런 오해가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부처 통합, 통일된 정책으로 가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산업 발전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산업은 그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아직까지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이런 행사가 많아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각자의 영역에서 특화되거나 통합되거나 하면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시각에 대해 바이오산업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바이오산업 발전 위해 한 목소리 내야할 때

지난해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BIO KOREA 행사에서 배제돼 왔다”며 “BIO KOREA는 보건복지부가 후원하는 행사다. 하지만 우리 협회는 지식경제부 쪽이다. 우리가 끼어들면 (보건복지부가)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 같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서 회장은 “바이오 저팬 등 국가 이름을 내건 바이오행사는 대부분 그 나라의 협회가 주관한다. 이제 와서 협회가 행사의 주도권을 갖겠다는 건 아니다. 주관기관 중 하나로 참여해 기획 단계에서 기여하고 싶은 거다”며 함께할 수 있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지난해 BIO KOREA 공식후원 협회에 분명 포함되어 있었으며 올해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왜 행사에서 배제된다고 했을까.

바이오협회 관계자는 “BIO KOREA에 우리도 참여하기는 한다. 하지만 후원 협회로만 참석하고 있다. 바이오 관련 전시회는 산업화 되는 분야가 넓기 때문에 BIO KOREA의 폭도 넓히면 좋겠다” 설명했다.

결국 제약 분야가 주가 되는 BIO KOREA 행사를 환경, 에너지, 식품, 화장품 등 분야를 넓혀 진행해 바이오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행사로 변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엄보영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기술사업화 센터장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 같다. 바이오란 단어가 들어간다고 해서 한국바이오협회가 전유물로 오해한 것 같다. 한국바이오협회는 현재도 BIO KOREA 후원 협회에도 들어가 있다. 주최를 누가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협회라는 것은 산업발전을 위한 단체인데 한국바이오협회가 주장하는 바는 명분이 약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BIO KOREA를 공동 주최하고 있는 보건산업진흥원 기술사업화센터의 박성준 연구원도 “GBF는 지경부가 직접 지원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BIO KOREA는 복지부나 지경부의 관여가 전혀 없다”며 행사의 성격을 규정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바이오협회가 공동 주관하고 있는 GBF에 대해 “협회의 본질은 회원사들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정부에 건의하고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에 있다. 따라서 한국바이오협회가 영역을 넓히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라고 전제하면서 BIO KOREA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한국바이오협회장의 발언을 두고는 “그건 한국바이오협회의 문제가 될 수는 있겠지만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국내 바이오산업이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결국 흔들림 없는 정책기조와 기업의 투자 그리고 거기에 지속적인 R&D투자가 수반되어야만 가능하다. 국내 산업이 내실화 되지 못한 상태에서 국가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다.

또한 바이오산업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도 선택과 집중을 정확히 해야만 한다. 부처 이기주의가 발생해 정책이 흔들릴 경우 그것은 곧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는 28일부터 열리는 BIO KOREA 행사가 멋지게 마무리를 짓고 그 토대 위에 내년에 더 나은 행사 개최와 함께 바이오산업 발전에 밑거름이 되기를 산업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전수영 기자] jun6182@ilyoseoul.co.kr


전수영 기자 jun618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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