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왼팔’ 큰일 한번 낼까
‘노대통령 왼팔’ 큰일 한번 낼까
  • 이인철 
  • 입력 2005-01-05 09:00
  • 승인 2005.01.0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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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 안희정씨가 정치무대에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출소 후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부부만찬을 가졌고, 이광재, 서갑원, 백원우 의원 등 친노직계 옛동지들과도 만남을 가졌다. 안씨의 이같은 행보는 벌써부터 정치권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노 대통령의 측근중의 측근으로 불리는 안희정씨는 지난해 12월10일 만기출소했다. 불법대선자금 관련 혐의로 구속됐던 안씨는 노 대통령이 직접 나 때문에 그곳에서 고생하고 있다는 말로 위로했을 만큼 참여정부탄생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출소한 안씨가 여권 내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출소 후 안씨의 행보는 정치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노 대통령은 직접 그를 청와대로 불러 위로해 안씨에 대한 신뢰를 여전히 확인시켜줬다.

또 참여정부 탄생의 주역들이자 친노직계그룹인 이광재, 백원우, 서갑원, 염동연 의원과 이강철 전 특보, 이호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난해 12월20일 한 자리에서 만났다. 염 의원이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 마련한 친노직계그룹의 안씨 위로모임에서는 안씨의 향후 행보에 대한 논의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는 출소 후 유학을 갈 것이란 말이 정치권에서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 안씨가 수감생활을 하고 있을 당시, 면회를 갔던 열린우리당 386출신의 한 의원은 “안씨가 ‘자신의 역할은 노 대통령을 당선시킨 것으로 이미 소임을 다했고 출소하면 미국에서 공부를 하면서 현실정치와는 상당한 거리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안씨는 자신이 마치 권력의 오른팔처럼 비쳐지는 모습과 자신으로 인해 386세대와 동료들이 덩달아 부도덕하게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고 있다”며 “수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고 한편으로 홀가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안씨는 이같은 유학설과는 거리가 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희정이 형이 요즘 옛 동지나 지인들을 만나는 등 당내 인사들과 활발한 접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 유학보다는 국내에 남아서 참여정부와 당을 위해 역할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선 사실상 안씨가 정치일선에 복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위기에 빠진 당과 지지도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노 대통령을 위해 안씨가 출소전 나름의 카드를 준비해 나왔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씨는 수감생활을 하는 중에 열린우리당의 전당대회와 보궐선거 필승을 위한 전략을 구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전당대회를 오는 4월로 예정된 재보선과 연계시켜 2002년 대선후보 확정 때처럼 국민들의 열띤 관심 속에 치르고 이 열기를 재보선까지 이어가 화려하게 부활시킨다는 내용이라고 알려졌다”고 전했다.

안씨는 각 계파간 합종연횡이 예상되는 전당대회와 과반이 무너질 위기 속에 치러질 4월 재보선을 계기로 당내 확실한 전략가로 자리를 굳혀 화려한 컴백을 준비중이라는 전언이다. 당내에선 안씨의 컴백을 환영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국가보안법 폐지문제로 촉발된 당내 진보세력과 중도보수세력의 노선 갈등이 잠재돼 있고, 386출신들 역시 17대 국회에 대거 입성했지만 주도세력이 없어 혼란을 겪고 있다”며 “노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안씨가 당내 교통정리와 함께 ‘노심’이 당에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창구역할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해 안씨의 당내 역할을 강조했다. 실제 당안팎의 친노그룹 내에선 안씨에게 역할을 주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의 정치활동 재개에 반대하는 당내기류도 있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안씨가 1년간 구치소 생활을 하면서 정치감각이 떨어진데다 당내 386 의원들의 성향이 다양하고 안씨를 모르는 의원들도 많아 그가 나선다면 거부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86출신의 한 당직자도 “개인적으로 희정이 형이 유학길에 오르길 바란다”며 “당분간 현실정치를 떠나 공백기를 가진 뒤 컴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안씨는 아직까지 유학이나 정치재개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고 있진 않다. 그러나 안씨가 국내에 있는 한 그의 행보 하나하나가 관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인철  chle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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