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이재용’ 부자의 발 빠른 행보
‘이건희·이재용’ 부자의 발 빠른 행보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1-08-16 16:55
  • 승인 2011.08.16 16:55
  • 호수 902
  • 2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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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침체 속 ‘그 둘’이 있다

[이범희 기자] ‘이건희·이재용’ 부자의 위기 대처 능력이 또다시 주목받는다. 이 회장은 미국 주가 하락에 따라 국내 반도체 가격이 연일 폭락하자 긴급점검에 돌입했다. 계열사 사장들을 모두 불러 사업 전반을 점검토록 하는 등 무너진 경제를 다시 되짚어보는 경제 조력가다운 면모를 보인 것이다. 한편 아들인 이 사장은 친서민 챙기기에 나서 MRO 사업에 대한 중소인들의 반발을 잠재우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10일 수원시장을 방문해 50분 간 현장을 둘러보며, 시장 상인들의 고충을 들었다. 재벌가문의 황태자 이미지를 벗고 서민 속으로 적극 뛰어들었다. 다시 말해 아버지가 경제를 챙기고 아들이 민심을 챙김으로써 앞으로 있을 후계구도에서도 입지를 단단히 했다는 평이다. 삼성 주변에서도 이번 행보가 두 사람에게 좋은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전망을 한다. 그동안의 불미스러운 행동과는 확연히 거리가 먼 행보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행보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다른 경제전문가보다 이 회장 경제론에 힘을 싣는 사람들이 꽤 많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더욱 그렇다. 그래서 이 회장의 발언과 행보는 연일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기도 하고, 신문 <속보>를 통해 알려지기도 한다.

일례로 “그의 출근 시간이 앞당겨졌다”는 기사는 “한국경제의 급박함을 예시한다”는 논조의 글로 변경되어 봇물을 이룬다. 그만큼 그의 행보가 우리나라 경제를 측정하는 척도가 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 보도되고 있는 일부 기사형태에서도 이와 유사한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미국증시로 반도체 값이 하락하자 이 회장이 사장단을 모았다는 보도는 그의 위기대처 능력과 함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1일 미국증시로 반도체값이 폭락하자 계열사 사장들을 불러 모아 ‘긴급 현안 챙기기’ 회의를 했다. 실제 반도체 D램 가격이 미국증시 폭락으로 20% 하락을 기록했기에 국내경제에 미칠 영향을 무시할 수 없었다.

만약 미국과 유럽의 경제상황이 악화돼 반도체나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우리 주력 수출품들의 수요가 줄게 된다면 기업들의 실적에도 악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수출이 둔화되면서 실적 부진이 나타나고, 주가 하락에 성장률 둔화로 이어져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회장이 연일 서초동 사옥에 출근하면서 위기의식을 강조했고, 급기야 이날 사장단을 모아 사업점검에 나설 것을 종용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 회장은 반도체 분야의 실적이 D램 가격에 따라 울고 웃는 일이 없도록 비메모리 사업 비중을 이른 시일 안에 늘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반도체 사업의 부재가 국가 경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흔들리지 않는 위기대처 능력을 보여준 셈이다.


아버지는 경제, 아들은 민심

반면 아들 이 사장은 경제현안보다는 민심 챙기기에 나서는 모습을 통해 삼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잠재웠다. 이 사장은 11일 수원시장을 방문해 ‘삼성미소재단’을 홍보했다.

거리에서 음식을 사서 먹기도 하고, 시장상인을 환한 모습으로 응대하기도 했다. 이날만큼은 총수의 아들 모습보다는 일반인의 모습에 더 가까웠다.

시장상인 A 씨는 “TV에서 보던 분이 나타나 깜짝 놀랐다. 그도 도넛을 사 먹더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함께 동석했던 김순택 삼성미래전략실장은 “서민을 위해 탄생한 미소금융은 서민의 눈높이에 맞춰 상품과 서비스를 점검해 보고, 부족한 점이나 개선할 점은 없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미소금융의 활성화를 위한 그룹차원의 지원도 약속했다.

이를 두고 세간에선 그동안 MRO와 경영승계 논란으로 문제의 중심에 섰던 이 사장이 새로운 행보를 통해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다시 말해 아버지인 이 회장이 경제를 챙기고, 아들인 이 사장이 민심을 챙기는 모습을 통해 새로이 변화되는 삼성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냐는 것.

실제 이 두 사람의 행보에 대해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실보다 득이 많은 행동이라고 평가한다. 한 재계 전문가는 “그동안 삼성은 독선의 이미지로 그려졌다면, 이번만큼은 상생의 이미지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이 사장의 이번 행보에 대해 본격적인 가업 승계를 앞두고 친서민적인 이미지 만들기 작업을 가속하는 이른바 ‘이미지 메이킹’론도 고개 들고 있다.

skycros@dailypot.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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