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 자회사 지분 취득 구설수
네오위즈, 자회사 지분 취득 구설수
  • 김나영 기자
  • 입력 2011-08-02 09:55
  • 승인 2011.08.02 09:55
  • 호수 900
  • 2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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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돈’ 갖고 지분 사들였다”
[김나영 기자] 나성균 네오위즈 대표이사(이하 사장)가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웃돈 얹은 부동산 거래로 자회사 지분을 취득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네오위즈는 피망, 스페셜포스, 피파온라인 등의 게임서비스와 벅스뮤직, 세이클럽 등의 인터넷서비스로 알려진 유명 IT 기업이다. 특히 경영을 총괄하는 나 사장은 김향수 아남그룹 창업주의 외손자로 네오위즈의 창립자다. 이번 일로 나 사장이 이끄는 네오위즈는 도덕적 투명성을 잃었다는 비판과 함께 주가 급락을 감내해야만 했다. 지주회사가 자회사에게 ‘웃돈’을 얹어 부동산을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자회사 지분을 취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자회사인 네오위즈게임즈는 보유한 현금 808억 원을 이용해 지주회사인 네오위즈 분당 사옥과 토지 지분 80%를 취득했다는 공시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렸다. 네오위즈게임즈가 사들인 사옥은 지주회사 네오위즈가 보유하고 있던 사옥으로 2009년 취득가는 520억 원이지만 매각가는 808억 원이다. 이번 매각으로 네오위즈는 288억 원의 ‘웃돈’을 챙길 수 있었다.

이틀 후인 20일에는 지주회사인 네오위즈가 자회사인 네오위즈게임즈의 주식 70만 주를 주당 5만9900원인 419억3000만 원에 장외매수했다고 공시했다. 네오위즈가 양수한 네오위즈게임즈 주식 70만 주는 지분율 3.2%에 해당한다. 이번 주식 취득으로 네오위즈가 보유한 네오위즈게임즈 지분은 28%까지 늘어나게 됐다.

기존에 나 사장이 보유한 지분은 네오위즈 지분이 41.05%, 네오위즈게임즈 지분이 5.18%다. 결국 네오위즈가 네오위즈게임즈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나 사장이 네오위즈게임즈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부동산 매각, BW 발행… 역사는 반복되나

네오위즈와 네오위즈게임즈의 부동산 거래 및 주식 취득에 이상한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지난해 12월 네오위즈는 네오위즈게임즈에게 2007년 장부가 384억 원에 해당하는 판교 사옥과 토지를 584억 원에 매각했다. 사실상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의 부동산 거래가 200억 원의 ‘웃돈’을 얹어 이뤄진 것이다. 네오위즈는 해당 매각 대금을 다시 네오위즈게임즈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사용했다.

또한 지난 3월 네오위즈게임즈는 총 800억 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발행 대상은 네오위즈와 다음커뮤니케이션으로 금액은 각각 600억 원, 200억 원이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네오위즈게임즈의 영업이익은 1111억 원으로 다소 여유 있는 편이었다. 하지만 네오위즈게임즈는 의문의 BW 발행으로 현금보유율을 늘리는 데에 힘썼고 주주들의 질타를 받았다.

결국 네오위즈게임즈는 영업이익은 물론 BW 발행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네오위즈에게 웃돈을 얹어주며 네오위즈의 부동산을 사들였고, 네오위즈는 오너의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네오위즈게임즈의 주식을 사들이며 지분율을 늘리는 데 힘썼다는 것이다. 더구나 네오위즈게임즈는 이러한 부동산 매입으로 현금을 모두 쓰면서 보유 현금이 3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급락 후에는 무엇이 기다리나

이번 공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역시 싸늘했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같은날 기업 리포트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신뢰 상실 및 보유 현금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네오위즈의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췄다. 매수(buy)에서 보유(holding)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는 것은 사실상 매도(sell)와 다름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같은 시각, 네오위즈게임즈의 주가는 5만9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전일대비 8.33% 급락했으며, 네오위즈도 1만6550원에서 1만5350원으로 전일대비 7.25% 하락했다.

이날 이후 네오위즈와 네오위즈게임즈의 주가는 다시 회복 양상을 보였으나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모두 기관이 받아준 탓에 오르는 것뿐”이라며 “특정 금융사가 이 물량을 모두 받아주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동종업계의 한 관계자 역시 “그동안 네오위즈는 유명 게임을 언론에 적극 홍보하며 주가를 띄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네오위즈는 부동산 및 주식 거래에 대한 의혹으로 얼룩져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에 대해 네오위즈 관계자에게 의혹 해명을 부탁했으나 “지금은 출장으로 인해 모든 담당자들이 부재중이라 답변을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nykim@dailypot.co.kr

김나영 기자 nykim@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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