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입수 SK건설 천안역 주상복합 펜타포트 소송 내막
소장입수 SK건설 천안역 주상복합 펜타포트 소송 내막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1-08-02 09:54
  • 승인 2011.08.02 09:54
  • 호수 900
  • 2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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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사기분양이었다”

[이범희 기자] SK건설(대표이사 부회장 윤석경)이 그동안 주장해온 품질경영이 논란에 휩싸였다. 천안 KTX역 인근 주상복합 펜타포트 주민으로부터 고소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300여 명에 이르는 입주예정자들은 지난달 11일 법무법인 한신을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접수했다. 일부 주민은 본사는 물론 SK그룹 계열사 앞에서 상경집회를 하기도 했다.

김성창 펜타포트 사기분양 비상대책위원장은 “SK건설은 분양 당시 주민편의 시설을 짓겠다고 말했지만, 실제 공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분개했다. 또한 그는 포털 사이트에 ‘SK 펜타포트 사기분양 비상대책위원회’ 카페를 만들어 소송 진행과정을 외부로 알리고 있다.

주상복합 펜타포트는 천안·아산권의 상징 건물이 될 복합단지로 지난 2007년 10월 모델하우스 오픈을 시작으로 분양에 들어갔다.

66층, 45층, 41층 주상복합아파트 3개동 793세대와 51층 업무용 빌딩 사이클론타워, 백화점, 쇼핑몰, 복합상영관이 건축될 예정이었다. 평균분양가도 3.3㎡(평)당 1199만 원으로 주변시세보다 1.5배가량 높았다.

당시 주공과 SK건설 컨소시엄(SK건설, 대림산업, 두산중공업, 계룡건설, 지방행정공제회, 신한은행, 농협중앙회, 대우증권, 재향군인회, 건원건축, 건원엔지니어링, RFC, 현대백화점 등 14개사)이 공동 투자해 시행사 (주)펜타포트를 설립했고, 건축 사업이 시작됐다.

천안 아산신도시 홍보 누리집에 따르면 SK건설 컨소시엄은 아산 배방 복합단지개발 민간사업자 선정 시 “1블록과 3블록에 주상복합 아파트를, 4블록에 사이클론 타워를, 8블록에 현대백화점을 짓겠다”는 사업계획을 제출했다. 특히 과학과 미학이 만난 세계적인 테크놀로지 빌딩 사이클론 타워를 비롯해 특별상업계획구역에 비즈니스, 주거, 쇼핑, 문화, 수변공원 등의 5가지 기능을 한곳에 모은 복합단지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주를 2달 앞둔 현재 주상복합 펜타포트의 주변 상황은 처음 홍보됐던 내용과 크게 다르다. 상징 건물이 아닌 공사부지 한가운데 우뚝 선 주상복합이 될 처지다.

주상복합 옆 빌딩 부지에는 30여 미터 깊이만큼 파낸 흙을 다시 메우는 작업이 한창이다. 현대백화점이 들어서기로 했던 부지 역시 나대지로 전락해 버렸다. 공사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백화점 건립 자체도 중단됐다. 현대백화점뿐만 아니라 주변의 수변공원도 터만 닦아놓았을 뿐 진척이 없다.


주민편의시설… 분양 위한 꼼수(?)

이 때문에 주상복합 펜타포토 입주민들의 성토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 11일에는 법무법인 한신과 함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소장은 서울중앙지법에 ‘분양계획취소 및 분양대금 반환 등 청구의 소’로 접수됐다.

소장에 따르면 “주상복합에 대하여만 건축을 착공하여 공사를 진행하고 있을 뿐, 나머지 시설들은 분양 시로부터 4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까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적혀 있다.

또한 “쇼핑시설로서 입점 예정이었던 현대백화점은 현재까지 공사가 시작되지 않아 해당 부지가 나대지로 방치되고 있고, 장기간 공사 미착수로 건축허가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함께 조성하기로 했던 사이클론타워와 무빙워크, 수변공원, 멜티플렉스 영화관 등 다른 시설들도 공사 자체가 중단됐다.

김 비상대책위원회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전형적인 사기 분양이다. SK건설 컨소시엄이 직접 짓겠다고 한 5가지 시설물 중 제대로 지어진 것이 없다”며 “처음부터 짓지 않으려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는 최근 들어 일부 공사구간이 터파기 공사만 진행했다가 다시 묻는 일이 빈번하고 있어, 결국 보이기식 준공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짙다.

결국 790여 세대 가운데 300여 세대가 계약을 취소하고 분양 대금 수 백억 원을 돌려달라며 집단소송을 내는가 하면, SK그룹 본사와 계열사를 방문해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지난 6월 14일에는 SK 종로 서린 사옥 앞에서 “1000억 손실 SK 최태원은 사기분양을 사죄하라”며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건설 측은 “주관사는 맞지만, 이 사업 일체는 (주)펜타포트가 관여하고 있다. 직접적인 해명은 펜타포트 측에 듣는 것이 맞다”며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주상복합 펜타포트는 SK건설이 20.1%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이기에 책임이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펜타포트 비상대책위원회의 주징이다.

김 위원장은 “SK건설이 분양 당시 홍보 동영상을 만들었고, 유포한 바 있다. 그런데 책임이 없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주) 펜타포트의 한 관계자는 “민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업진행 과정이 원만하지 못했던 점은 시인한다”며 “일반사례에 비춰 보상을 요구하면 수용할 용의가 있지만 계약해지는 사정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처지를 밝혔다.

또한, 그는 소송 진행과 관련 “현재 소장을 받지 못했지만, 앞으로 지켜보고 대처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skycros@dailypot,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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