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유럽지역 은행들의 부실 문제가 꾸준하게 제기돼 왔기 때문에 증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유럽은행감독청(EBA)은 15일(현지시간) 유럽 91개 은행에 대한 2차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유로존 재정위기의 중심에 놓인 국가들은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 소위 PIIGS 국가들이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이들의 운명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주부터 국가 채무 문제가 이슈가 된 이탈리아는 채권 상환액이 가장 많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이탈리아는 이달부터 9월까지 모두 1168억 유로를 상환해야한다. 이는 나머지 국가들의 채무 합계인 729억 유로보다 439억 유로 높은 수준이다. 결과에 따라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또 다시 확대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재정위기 문제가 이미 오래 전부터 불거졌다는 점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이성권 연구원은 "이미 시장은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스트레스 테스트 자체에 신뢰감이 낮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의 목적이 채무국들을 구제하는 데 있는 만큼 시장에 위협적인 내용을 담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EBA는 앞서 실시한 1차 스트레스테스트에서 유럽의 모든 은행에 적격 판정을 내렸지만 아일랜드의 앵글로 아이리시 은행, 얼라이드 아이리시 은행 등이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서 비난을 받았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연구원은 "스트레스 테스트의 목적은 문제 있는 은행들을 가려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전체 금융 시스템에 영향을 줄기 전에 해결 방도를 찾는 것"이라며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으면 아예 발표를 늦추거나 윤색해 내놓는 경향이 강하다"라고 설명했다.
신영증권 김재홍 연구원도 "유럽이 괜찮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 이번 2차 스트레스 테스트의 목적"이라며 "결과가 기대했던 것보다 나쁘지만 않다면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는 지표는 아니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인준 기자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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