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R&D로 일궈낸 CJ 온리원(Only One) 상품

[김나영 기자] CJ제일제당(총괄대표 김철하)이 적극적인 R&D(연구개발)투자를 통한 제품 개발과 이를 통한 신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식품, 바이오, 제약, 사료 등 4대 연구소에 총 550명의 연구 인력을 충원했고, R&D투자비용도 2009년 750억 원, 2010년 950억 원, 올해 약 1200억 원 등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R&D만이 시장을 선도하고 소비자에게 다양한 편익을 주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전사 차원의 믿음이며 새로 취임한 김 대표의 의지이기도 하다.
식품업계는 전통적으로 R&D투자가 저조한 산업분야로 손꼽힌다. 제품 단가가 낮아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고, 영업이익이 적다 보니 새로운 상품 개발을 위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기 쉽지 않다.
또한 어렵게 연구개발을 해서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개척하는 것 보다 히트상품을 그대로 따라 만드는 것이 훨씬 쉬운 것이 현실이다. 식품업계에 유독 ‘미투 상품’이 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J제일제당이 식품 R&D분야의 한 획을 긋고 있다.
그동안 CJ제일제당이 내놓은 ‘온리원’ 제품들 또한 독자적인 R&D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국내에 즉석밥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즉석밥의 대명사 ‘햇반’은 물론 숙취해소음료인 ‘컨디션’, 최근 육가공 햄 제품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프레시안 더(the) 건강한 햄’ 등이 그 결과물이다.
특히 최근 히트작인 ‘프레시안 더(the) 건강한 햄’은 햄에 많이 들어가는 대표적인 식품첨가물 6가지를 빼고 이를 샐러리에서 추출한 자연소재로 대체하면서 햄 고유의 맛과 색을 살린 획기적인 제품으로 평가 받는다.
출시 첫 달에만 식품업계 신제품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1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른바 식품업계의 ‘홈런’을 쳤으며, 출시 2년째를 맞는 올해는 연간 매출 3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첨가물을 빼면서도 햄 특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무려 3년간 R&D에 매달린 결과다.
뿐만 아니라 CJ제일제당의 R&D기술력은 소재식품의 지평도 넓히고 있다. 소재식품이란 가공식품의 소재가 되는 식품을 말한다.
CJ제일제당은 3년 여의 R&D 끝에 2008년 세계 최초로 쌀 미강에서 대량의 식품용 단백질을 추출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중국 하얼빈에서 쌀 단백질을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 약 1조7000억 원 규모인 식품용 단백질 시장을 쌀 단백질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혈당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 새로운 개념의 설탕 대체재 ‘타가토스’ 또한 CJ제일제당의 꾸준한 R&D의 성과다.
타가토스는 우유, 치즈, 카카오 등의 식품에 지극히 소량만 존재하는 천연 감미료로, 낮은 칼로리는 물론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항당뇨 효과를 갖고 있다.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말타아제’나 ‘수크라아제’ 같은 소화효소에 의해 포도당, 과당으로 전환이 되는데, 타가토스는 이 탄수화물 소화효소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혈액 내 당의 함량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단맛도 설탕 감미도의 92%에 달하며, 고감미료 특유의 쓴 맛을 완화시켜주는 기능도 보유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생물학적 효소 전환 공법을 이용하여 높은 수율로 타가토스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특허를 보유해 상업적 성공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nykim@dailypot.co.kr
김나영 기자 nykim@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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